러시아 침공 후 한 달간 집중 포격을 받아온 우크라이나 남부 전략 요충 마리우폴이 사실상 러시아군 손에 넘어갔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마리우폴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군 통제 아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행하게도 오늘 우리는 점령군 손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허가 된 도시에 아직 남아있는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피 차량 접근 등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 지도자는 지난 27일 매일 1700명가량의 마리우폴 주민이 대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현재 도시에는 16만명가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한다"며 "이들은 물과 전기, 난방 등이 끊겨 생활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명을 구하는 것이며 버스 운전기사들이 주민을 데리러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러시아는 우리를 가지고 놀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주)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지난달 24일 침공한 러시아군은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도시를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며 항복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도시의 주거용 건물 90%가량이 손상됐고, 40%는 완전히 파괴됐다. 140여 곳에 이르는 병원, 학교, 유치원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장, 항구 등도 러시아군 폭격으로 피해를 봤다.
러시아군 침공 전 마리우폴에는 40만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했지만,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9만명가량이 삶의 터전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우크라이나 측은 주민 3만 명이 러시아로 강제 이주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