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김진일의 이코노믹스

Fed “2024년까지 인플레…미 금리 내년말 2.1~3.6%”

중앙일보

입력 2022.03.2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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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경제 전망 요약’에 담긴 제로금리 탈출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정책금리인 연방 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0.25%에서 0.25~0.50%로 0.25% 포인트 인상하며 본격적인 통화 긴축 사이클을 시작했다. 2020년 3월 예정되지 않았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긴급하게 열어 사실상 제로금리인 0~0.25%로 정책금리의 목표를 설정한 지 2년 만의 제로금리 탈출이다.

지난 2년을 뒤돌아보면 제로금리를 시작한 이유도, 제로금리 탈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도 당연히 코로나19를 꼽을 수 있다. 2020년 4월 FOMC 성명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하고, 같은 해 9월에는 ‘코로나19팬데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의 FOMC 성명서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로에 대한 언급과 이 진로가 경제의 전망을 어떻게 변경시키는지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었다. 이번 3월 FOMC 성명서에서는 ‘팬데믹’을 한 번만 언급했다.

1%대 물가상승률 7.9%까지 뛰어
성장률·실업률 전망은 양호 유지
파월, 인플레 맞서 물가안정 초점
미 정책금리도 지속 상승 불가피

정책금리 수준의 결정 못지않게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내용은 통화정책 결정문과 동시에 발표되는 ‘경제전망요약(SEP,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부터 시작된 SEP에는 거시경제 판단에 가장 중요한 변수인 성장률과 실업률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관한 전망이 포함된다. 2012년에는 SEP에 정책금리에 대한 전망이 추가되고 이에 대한 정보가 점도표로 제공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증가했다. 최근처럼 제로금리 탈출의 속도와 금리 상승 사이클의 종착역은 어디인지에 관한 관심이 지대한 경우에는 SEP가 제공하는 정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21년부터 인플레 압력 높아져

이코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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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면에서 전망이 가장 급격히 변한 거시경제 변수로 인플레이션을 꼽는데 이견이 많지 않을 것이다. 2020년 제로금리로 접어들고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가 시작되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0년 12월에는 1.4%였다. 그런데 2021년 3월에 2.6%로 상승했고, 6월에는 5.4%로 올라가면서 여러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계속 상승해 12월에는 7.0%를 기록했으며, 올해 2월에는 7.9%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도 직전 버전인 지난해 12월에 비해 상당히 바뀌었다. 지난해 말에는 개인소비지출(PCE)을 기준으로 측정한 2022년 인플레이션 전망의 중앙값이 2.6% 수준을, 즉 목표치인 2%보다는 높으나 지나치지는 않다고 보았다. 그런데 2022년 인플레이션에 대한 최근 SEP의 중앙값은 4.3%로 급격히 상승했다. 더욱 중요한 차이점은 2023년과 2024년의 물가상승률 전망도 12월 전망보다는 상당히 상승했다는 점이다.

올해 여섯 번 추가 금리 인상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12월보다 낮아졌다. 2022년 경제성장률은 4.0%에서 2.8%로 내려갔는데, 2023년과 2024년의 성장률은 지난해 12월 전망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실업률에 대한 전망은 2023년과 2024년뿐만 아니라 올해인 2022년의 전망도 12월 전망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상승이 고용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가정한 셈이다.

2022~2024년 말 적정 정책 금리 평가 수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022~2024년 말 적정 정책 금리 평가 수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인플레이션의 상승 압력이 상당한 데 비해 실물 부분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고, 이는 금리 인상과 연결된다. 그리고, 점도표를 통해 올해 남은 여섯 번의 FOMC에서 평균적으로 매번 0.25% 포인트의 인상이 가능하다고 시장과 소통했다.

언론이나 금융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언급하는 SEP 전망은 FOMC 참가자들이 각자 제공하는 전망치의 중앙값(median)을 이용한다. 그런데 SEP에서는 중앙값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견해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에 관한 정보도 두 방식으로 제공한다. ‘범위(range)’는 전망치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보여주며, ‘중심경향(central tendency)’은 모든 전망치에서 아래와 위에서 각각 극단적인 세 개의 값을 제외한 집합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보여준다. 참가자들의 견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과 연결되어 있다.

경제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코로나19 초기에는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이 매우 불확실했다. 2020년 SEP에 나타난 성장률 전망에 대한 범위와 중심경향은 코로나19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어졌다. 이는 코로나19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이에 대한 인류의 대응이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을지에 대한 지식의 부족에 기인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률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2021년에 대폭 줄어들었으며, 이번 3월 전망에서는 거의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인플레이션 전망의 불확실성은 이와는 반대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겠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에 낮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면서 불확실성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런데 2021년에는 당해 연도 인플레이션의 전망치가 2.5%를 못 미치던 수준에서 거의 5.5% 수준까지 증가했으며, 이는 미래 연도 중앙값의 증가뿐만 아니라 범위와 중심경향이 넓어지면서 불확실성의 증가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번 3월 SEP에서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의 중앙값이 직전의 2.6%에서 4.3%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FOMC 참가자들 전망치의 최솟값은 3.7%, 최댓값은 5.5%를 기록함으로써 견해의 차이를 극심하게 보여준다.

최근에 증가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당장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연내 추가 인상 속도를 증가시켰다. 지난해 12월 SEP에 전망된 2022년 연말 정책금리의 중간값은 0.9%였는데, 이번 SEP에서는 1.9%로 1% 포인트 상승했다. 즉 0.25% 포인트씩 네 번의 금리 인상을 추가로 전망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승은 2023년과 2024년 전망치에도 일부 반영되었다.

연준 내부에서도 견해 다양해

중간값의 상승과 더불어 전망치의 범위도 위로 움직이면서 더욱 넓어졌다. 내년인 2023년 연말의 정책금리를 예로 들면, 지난해 12월의 전망 범위는 1.1~2.1%였는데 이번 SEP에서는 2.1~3.6%이다. 이전 전망의 최댓값이 이번 전망에서 최솟값이 될 정도로 범위가 전반적으로 위로 올라갔다. 범위의 넓이도 1.0% 포인트에서 1.5% 포인트로 넓어졌다.

이와 같은 최근의 불확실성은 2019년 6월 이후 연준 내부 견해의 다양성을 떠올리게 한다. 견해의 다양성은 금융시장에서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며, 이는 국가 경제의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연준의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이 곧 본격화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다. 이에 대한 대비는 FOMC 발표문이나 의사록을 통해 연준의 행보를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며, 이러한 분석에 바탕을 둔 유연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양적완화에서 양적긴축으로
미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 이후에 정책금리를 제로까지 내린 이후에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펼쳤는데,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양적완화(QE)다. 양적완화란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가 힘들 때, 중앙은행이 국채 등 유가증권의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금융시장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장기금리의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악화하는 거시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국공채 등 안전자산을 매입하면서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안전자산의 가격 증가와 장단기 금리 차 축소 효과를 끌어낸다. 양적완화의 후반부에는 매입의 속도를 점차 늦추는데 이를 테이퍼링(tapering)이라고 부른다.

경제 회복이 계속되면서, 중앙은행은 대차대조표의 절대적 규모를 줄이게 되고 이를 양적긴축(QT)이라고 부른다. 미 연준은 대차대조표 규모가 2018년에 4조~5조 달러일 때 잠시 양적긴축을 진행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의 대폭적인 양적완화로 이제 대차대조표의 규모는 약 9조 달러 수준이다. 두 배가 커진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줄여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의 다양성과 이의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며,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FOMC 참가자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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