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공직인사 시스템 개혁, 새 정부 성패 가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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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5년만의 정권 교체로 들어서는 새 정부는 부동산·북핵은 물론 저출산과 고령화 등 어느 것 하나 급하지 않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공무원 인사 기능의 정상화는 간과하기 쉽지만 매우 시급한 과제다. 지난 20년 간 국내총생산(GDP)은 3배가 증가했고 정부 예산은 6배가 증가했지만, 공무원 인사 운영은 1980년대 모델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삼성·현대차·LG 등 대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인사 기능을 혁신하고 발버둥치는 동안 공공영역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일류 기업에서는 역사속 유물이 된 연공서열과 순환보직 관행이 공무원 조직에는 여전히 살아 있다. 공공영역에서 인사 역량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성공하는 정부가 될 수 있다. 이는 시대적 과제이자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연공서열·순환보직 방치할 건가
충원 동결하고 성과급 확대해야

첫째, 공무원 충원은 동결하고 생산성 향상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대국민 서비스 향상이라는 명분으로  공무원 정원을 10만명이나 늘렸다. 그러나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는 결국 돌고돌아 국민에게 부담이 될 뿐 일자리 효과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한번 뽑으면 30년 이상 자리를 유지하고 연금까지 보장하는 공무원 증원은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부족하다. 정밀한 조직진단을 통해 꼭 필요한 직위는 강화하고 시대 변화에 따라 불필요해진 자리는 줄여가야 한다.

둘째, 공무원 재교육도 중요하다. 유능한 공무원을 제대로 길러내야 대한민국 정부도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다. 시대 변화와 글로벌 정부로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국가 도약을 위한 첫걸음이다. 국민은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 있게 일 잘하는 공무원을 원한다.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과 무사안일 행태를 타파해야 한다.

먼저 국가 인사시스템 재정비가 중요하다. 지금의 시스템은 생산성을 독려하고 성과를 담보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튀지 않고 사고치지 않는 것에만 신경쓰게 하는 낡은 기득권이다. 공무원이 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부 전체의 일하는 능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공영역이 지출하는 예산을 줄여 청년일자리 등 국가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올해 예산이 600조원이니 연간 10%만 절약해도 60조원이 넘는다.

전 정부적 인사혁신처 기능의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 각 부처별로 산재한 인사 기능을 모으고 선발·육성·충원의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최고인사책임자(CHO)처럼 국가 전체 총인적자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

인사혁신처가 국가 인사(조직·교육·프로세스관리)의 총괄 컨트롤타워로 중심을 잡도록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의 생산성과 경쟁력, 급여 체계, 포상 및 징계, 각 부처 전문화, 공무원노조 문제 등을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

급여체계는 성과급 시스템을 확대하고 세밀하게 조정해 생산성 높고 일 잘하는 공무원에겐 확실하게 경제적 동기와 승진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공직기강과 부정부패 문제는 철저한 사전예방이 열 번의 사후 감사보다 효과적이다. 청와대인사수석실과 합쳐 조직, 정원, 포상, 지방공무원, 노조, 공직윤리, 기강 등 흩어진 공직사회의 운영과 예방시스템을 통합하고 집중해야 한다.

총리실 산하인 인사혁신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무원의 역량은 곧 국가의 역량이나 다름없다. 오래된 시스템과 관행을 즉시 바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공직사회를 구축하려면 시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공직사회의 기득권을 타파하려면 선출된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빠르고 강하게 풀어야 한다. 어느 조직이든 조직의 수장이 사람과 돈을 직접 관장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은 인사와 효율에 성패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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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