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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엔 헬기장, 정원 최고"…靑 옮긴단 尹에, 靑가이드 한 文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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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만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용산으로의 집무실 이전을 추진 중인 윤 당선인에게 청와대 내부를 면밀히 설명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만찬 시작에 앞서 하차 장소까지 직접 나가 윤 당선인을 기다렸다. 윤 당선인이 도착하자 문 대통령은 함께 잔디밭인 녹지원을 가로질러 만찬 장소인 상춘재로 향하면서 청와대 곳곳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풀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19일 만인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19일 만인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동 도중 먼 곳을 가리키며 "헬기장이 (있다)"고 소개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지하 벙커나 헬기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한층 관심을 모았다.

나아가 녹지원을 걷는 도중 문 대통령은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고 극찬을 하셨던 (곳)" 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집무실 이전 계획을 직접 대국민 브리핑을 하면서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이 이때 윤 당선인의 언급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꺼낸 것이다.

더이상 청와대의 시설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윤 당선인에게 문 대통령이 청와대 시설을 친절하게 '가이드'해주는 아이러니한 모습은 만찬 장소에 도착해서도 계속해서 연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문 대통령, 윤 당선인,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문 대통령, 윤 당선인,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문 대통령은 상춘재를 가리켜 "여러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 청와대에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常春齋(상춘재)'라고 적혀있는 현판을 보여주며 "아마 항상 봄과 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라고 뜻풀이를 전했다.

또 상춘재 옆에 피어있는 매화를 가리키며 "저기 매화꽃이 피었습니다"라면서 상춘재를 둘러싼 식물들에 대한 소개도 이어갔다. 윤 당선인이 옆의 나무를 보며 "저건 무슨 꽃인지 몰라"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산수유 나무입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찬 회동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얘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 생각하고,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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