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장애인 시위 비판’으로 논란…인수위, 현장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2.03.28 19:26

업데이트 2022.03.29 00:57

28일 오전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무릎을 꿇고 장애인 단체에 사죄하는 모습이 정치권에 화제를 뿌렸다. 2년 전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 뒤 안내견 ‘조이’가 동물이란 이유로 국회의사당 출입이 금지되자 장애인으로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가진 김 의원이었기에 주목도가 높았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24차례 벌여왔다. 뉴스1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24차례 벌여왔다. 뉴스1

무릎 꿇은 김 의원 주변에는 항상 그의 곁을 지키는 조이뿐 아니라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패널을 목에 건 채 시민들 앞에 섰다. 지난해 말부터 출근길에 휠체어를 타고 기습 승하차하는 선전전을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회차 시위였다.

전장연의 시위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안 중 장애인 콜택시와 같은 특별교통수단과 관련 예산 지원 조항이 의무가 아닌 임의조항에 그치면서 시작됐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시위를 하는 이들을 주고 “시민 불편을 초래한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조차 이들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자 김 의원이 이날 이들의 시위에 동참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장애인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고 공감하지 못해서, (정치인들이) 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소통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었다.

비슷한 시각 전장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국회에서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는 “전장연이 출퇴근 시간을 볼모 잡아 지하철 문에 휠체어 넣는 식으로 운행을 막아세웠다”며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선량한 시민에게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다는 것은 문명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러한 공개 발언은 정치권에선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이동권 관련 시위에 주류 정치인이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었던 까닭이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이 문제는 곧바로 논쟁의 대상이 됐다.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왜 하필 선거 기간에 장애인 단체를 상대로 이슈파이팅이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걸고 있지 않느냐”며 이 대표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이에대해 이 대표는 “시위 자체보다는 시민의 발목을 잡는 것이 문제”라고 항변했다. 또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전장연 시위의 불법성을 비판하는 글을 쓰거나 관련 기사를 공유하는 일을 10차례 했다. “지하철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왜 여러분의 투쟁 대상이 되어야 하냐”, “문재인 정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한 장애인 이동권에 관한 약속을 지금까지 요구하느냐”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러한 이 대표에게 전장연은 “객관적 사실도 무시하고 갈라치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반박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논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까지 번졌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임이자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29일 서울 광화문역에서 열리는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기로 한 것이다. 전장연은 지난 22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임 간사는  브리핑에서 ‘시위 자제 요청 차 시위 현장을 찾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진솔하게 (장애인) 정책과 관련된 예산을 어떻게 수반해서 장애인들의 권리를 찾아줄 건지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장연의 시위는) 너무나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며 “전장연이 요구하는 사안을 잘 경청해서 정책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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