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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눈물 흘린 그곳으로…푸홀스, 11년 만에 STL 복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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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다저스 소속으로 부시스타디움을 방문한 앨버트 푸홀스가 기립박수로 환영하는 세인트루이스 팬들에게 헬멧을 벗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다저스 소속으로 부시스타디움을 방문한 앨버트 푸홀스가 기립박수로 환영하는 세인트루이스 팬들에게 헬멧을 벗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6월 23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앨버트 푸홀스(42)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홈 구장 부시스타디움 타석으로 천천히 들어섰다. 붉은 색 옷을 입고 관중석을 꽉 메운 세인트루이스 팬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식간에 그라운드가 환영의 박수와 환호로 뒤덮였다.

그 모습을 지켜 보던 푸홀스의 눈가가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그는 간신히 눈물을 참으며 헬멧을 벗고 야구장 곳곳의 관중에게 인사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수 야시엘 몰리나는 그런 옛 동료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마치 어제 만난 친구처럼 친근한 인사를 건넸다. 세인트루이스의 '전설' 푸홀스가 8년 만에 부시스타디움을 찾았던 날의 풍경이다.

빅리그 전체를 뭉클하게 한 그 명장면이 올 시즌 부시스타디움에서 재현될 것 같다. MLB닷컴과 ESPN 등 미국 언론은 28일(한국시간) 푸홀스가 세인트루이스와 연봉 250만 달러에 1년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가 2012년 세인트루이스를 떠난 뒤 11년 만의 복귀다.

푸홀스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간 MLB에서 뛴 베테랑 내야수다. MLB 역대 홈런 5위(679개), 타점 3위(2150점), 안타 12위(3301개)에 올라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은퇴 후 명예의 전당 한 자리를 예약한 전설적 강타자다.

그가 전성기를 보낸 팀이 바로 세인트루이스다. 데뷔 첫 해부터 2011년까지 11년간 세인트루이스에 몸 담으면서 홈런 445개를 치고 1329타점을 올렸다. 그 사이 그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수상했고,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의 화려한 역사를 함께한 푸홀스는 2012년 에인절스와 10년 2억5400만 달러에 계약해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그래도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푸홀스와의 추억을 잊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에인절스에서 방출된 푸홀스가 LA 다저스 소속으로 다시 부시스타디움을 방문하자 또 한 번 따뜻한 기립 박수로 맞이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쳐 건재를 과시하자 상대 팀 선수인 그에게 축하의 박수도 보냈다. 푸홀스는 경기 뒤 "세인트루이스 팬은 전 세계 최고의 야구팬"이라며 감격했다.

그런 세인트루이스에 올 시즌 푸홀스의 복귀는 의미 있는 선물이다. 세인트루이스를 명문 구단 반열에 올려 놓은 푸홀스와 포수 몰리나(40),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41) 삼총사가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세 선수가 나란히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인트루이스 역사상 최고의 타자가 감동의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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