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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수어, 윌 스미스는 뺨 때리고 욕…아카데미 이 장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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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8일(현지시간 27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지난해에는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해진 아카데미 시상식이지만, 올해 후보작 리스트에 한국 영화가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다만, 윤여정이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고, 방탄소년단(BTS)이 영상으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022 아카데미 이모저모

28일(현지시간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윤여정이 검정 드레스 차림에, 왼쪽 가슴에 ‘#With Refugees’(난민과 함께)라고 적힌 파란색 리본을 달고 레드카펫을 밝았다.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윤여정이 검정 드레스 차림에, 왼쪽 가슴에 ‘#With Refugees’(난민과 함께)라고 적힌 파란색 리본을 달고 레드카펫을 밝았다. AP=연합뉴스

윤여정부터 BTS까지…아카데미서 눈길

지난해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연기상(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전년도 수상자가 시상하는 관례에 따라 올해는 시상자로 2년 연속 아카데미에 참석했다. 검정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밟은 윤여정은 자신의 왼쪽 가슴에 ‘#With Refugees’(난민과 함께)라고 적힌 파란색 리본을 달았다. 이 리본은 유엔난민기구(UNHCR)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생긴 난민에 대한 연대를 확산하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의 상징물로, 윤여정 외에도 제이미 리 커티스, 사무엘 L. 잭슨 등이 리본을 달고 등장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배우 윤여정(오른쪽)이 수상자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수상소감을 하는 동안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배우 윤여정(오른쪽)이 수상자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수상소감을 하는 동안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인상적인 매너로 또 한 번 무대를 빛냈다. “지난해 내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것에 대해 불평했었는데, 오늘 후보들의 이름을 보니 발음이 쉽지 않다”며 재치 있게 양해를 구한 그는 청각 장애인인 배우 트로이 코처의 이름을 수어로도 호명해 환호를 자아냈다. 또 코처가 수어로 소감을 발표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트로피를 들어주는 배려를 보였다. 코처가 참여한 영화 ‘코다’는 청각 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날 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BTS)이 음악 영화를 추천하는 VCR을 통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트위터 캡처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BTS)이 음악 영화를 추천하는 VCR을 통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트위터 캡처

BTS의 ‘깜짝’ 등장도 화제가 됐다. 음악 영화를 추천하는 VCR에 등장한 BTS는 “‘코코’를 세 번 봤다. 너무 많이 울었다”(RM), “전반적으로 디즈니 영화를 좋아한다. ‘알라딘’을 너무 좋아한다”(제이홉)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RM은 또 ‘알라딘’에 출연한 배우 윌 스미스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밖에 이날 시상식에는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에 출연한 한국 배우 박유림·진대연·안휘태도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내 아내 입에 올리지 마”…무대 난입 방송사고도 

28일(현지시간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가 장편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에 대한 농담을 하자 무대에 난입해 뺨을 내리쳤다.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가 장편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에 대한 농담을 하자 무대에 난입해 뺨을 내리쳤다. AFP=연합뉴스

한편 배우 윌 스미스가 시상자의 농담에 분노해 무대에 난입, 폭행을 행사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타는 사고도 있었다. 발단은 장편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배우 크리스 록이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향해 “‘지 아이 제인2’에 출연하면 되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지 아이 제인’에는 스스로 삭발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이를 탈모증으로 인해 삭발할 수밖에 없었던 핀켓 스미스와 연관 지어 농담을 던진 셈이다. 이에 윌 스미스는 무대에 뛰어올라 록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는 “내 아내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욕설을 섞어 소리쳤다.

이후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미스는 다시 무대에 올라 조금 전 폭력에 대해 “아카데미와 모든 동료 후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리차드는 자신의 가족을 맹렬하게 보호하는 인물이다. 저는 제 사람들을 사랑하고 보호하도록 소명을 부여받다고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영화 '킹 리차드'의 주제곡 'Be Alive'를 부른 비욘세가 28일(현지시간 27일)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AFP=연합뉴스

영화 '킹 리차드'의 주제곡 'Be Alive'를 부른 비욘세가 28일(현지시간 27일)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AFP=연합뉴스

‘킹 리차드’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자매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윌 스미스는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를 연기했다. ‘킹 리차드’는 올해 시상식에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주제곡 ‘Be Alive’를 부른 비욘세는 이 노래로 이날 오프닝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그런 한편,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리아나 드보스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퀴어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드보스는 수상소감에서 “우리가 사는 이 고단한 세상에서도 꿈이 실현되긴 한다”며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우리를 위한 자리가 있다고 약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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