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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용산 이전에 "안보는 공기와 같다"…국방부 대변인 뼈있는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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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안보는 공기와도 같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국방부가 집무실 이전에 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지 관련 전쟁기념관이 국방부 영내보다 낫다’는 취지의 일부 보도에 대한 질의에 “의견이 있을 수가 없을 것 같다”며 “국방부는 집행부서로서 지시가 있으면 그에 따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 대변인은 그러면서 “다만 ‘안보는 공기와도 같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 [사진 이브리핑 화면 캡처]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 [사진 이브리핑 화면 캡처]

국방부 대변인이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 과정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을 드러낸거라고 하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말 그대로다. 우리가 숨을 쉬고 있지만 공기의 소중함을 모른다”며 “국방이나 이런 쪽은 정쟁에 휩싸이지 않고 일관되고 국가안보를 위해 외길만 간다.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그런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들어와서 보니까 불철주야 고생하는 것, 전체 공동체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99.9%가 그렇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이들이 흘리는 피와 땀이 제대로 평가받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발언이) 집무실 이전과 관련이 있을지 모르지만 평소에는 소중함을 모른다는 아쉬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부 대변인은 공군사관학교 43기로 임관해 10여년 군 생활 뒤 전역한 예비역 소령이다. 정경두 전 국방장관 정책보좌관을 거쳐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을 하다가 2020년 12월 국방부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한때 최재천·김종대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다.

한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큰 이변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청와대가 예비비 편성을 거부해 5월10일 집무 시작과 동시에 이전은 불가능해졌지만 윤 당선인이 취임한 후에는 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 국방부는 정부에서 예비비가 집행되면 본관의 장ㆍ차관실 등 핵심 부서를 합참 청사로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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