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예지, 장애인에 무릎꿇고 사과...이준석은 "불법 시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한 장애인 단체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조건 없이 이 시위를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각종 단체가 집회와 시위를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그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이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해당 단체의 요구사항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예산과 탈시설 예산 6224억 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3, 4호선은 서울의 여러 서민 주거 지역을 관통해 도심과 잇는 지하철 노선”이라며 “조건을 걸지 말고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시위를 중단하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있을 땐 말하지 않던 것들을 지난 대선 기간을 기점으로 윤석열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관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특정 집단의 요구사항이 100% 꼭 관철되는 것은 어렵다”며 “그렇다고 해서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단 방식은 문명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용납되면 사회는 모든 사안에 대해 합리적 논의와 대화가 아닌 가장 큰 공포와 불편을 야기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6일에도 “전장연은 조건을 달지 말고 당장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를 중단하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제가 전장연이 불법시위하는 현장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제지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당장 민주당은 이 대표가 약자에 대한 혐오에 앞서고 있다며 거센 비판에 나섰고, 당내에서도 이 대표 의견에 대한 이견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최고위 발언에 앞서 같은 당의 시각장애인 비례대표인 김예지 의원은 이날 오전 경복궁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전장연의 ‘지하철 타기 운동’ 현장에 참여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릎을 꿇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