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정당학회, 2050 표심 분석
대선 후 11~15일 남녀 1661명 조사
지난 3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단일화 직후 나온 예측은 두 갈래였다.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따돌릴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안 후보의 지지표가 윤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갈 거라고 보지 않는다. 윤 후보로 갈 거면 벌써 갔을 것이다.”
적어도 2050만 보면 후자가 맞았다고 볼 수 있다. 단일화 발표 이후 안 후보의 지지표가 윤 당선인에게 더 간 건 아니었다. 중앙일보와 한국정당학회(회장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가 여론조사기관인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1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59세 이하 남녀 1661명이 참여한 3차 패널 조사 결과다. 1월 19~25일 실시된 1차 조사에 응한 21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2차 조사(2월 17~24일, 1752명)에 응한 1562명, 1차 조사에만 참가한 99명이 3차 설문에 답했다.
2차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이들 가운데 38.3%가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고 답한 데 비해 윤석열 당선인에게 투표했다고 답한 비율은 37.7%였다. 강신구 아주대 교수는 “60대 이상에서 안 후보에 대한 지지가 그리 높지 않다고 추정한다면 역시 막판 단일화 발표가 윤 후보의 당선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세대별, 성별 차이는 있었다. 가장 대조적인 건 20대로 20대 남성들은 41% 대 23.7%로 윤 당선인에게 쏠렸으나 20대 여성들은 52.7% 대 33.3%로 이 후보가 많았다. 유사한 현상은 40대에서도 일어나 40대 남성은 윤 당선인 쪽으로(49.3% 대 29.2%), 40대 여성은 이 후보 쪽으로(38.1% 대 33.5%) 기울었다. 이에 비해 30대와 50대에선 남녀 사이 정도 차는 있지만 모두 이 후보에 쏠렸다. 30대 남녀에선 0.5%포인트, 0.6%포인트, 50대 남녀에선 10.5%포인트, 4%포인트 차였다.
“이제 양당 사이엔 심상정 하나 남았다”던 심 후보의 호소에 호응한 안철수 지지자들은 8.2%에 그쳤다. 하지만 4050에선 그 비율이 높아서 10.1(50대 남성)~18.9%(50대 여성)이었다. 안 후보 지지자들 중 아예 기권한 비율(11.4%)도 윤석열(5.6%)·심상정(5.1%)·이재명(3.9%) 후보 측 보다 높았다.
다만 1월 하순의 1차 조사 때와 비교하면 당시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 중 46.1%가 윤 당선인에게, 33.1%가 이 후보에게 표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화 발표 이전에 사실상 윤 당선인으로 이동이 있었다는 의미다.
한편 2차 조사에서 심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의 절반(53.1%)이 이 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심 후보를 고수한 이들은 26.6%에 그쳤다. 사실상 ‘단일화 효과’였다. 반면 윤 당선인과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의 결집도는 대단히 높았다. 2차 조사에서 윤 당선인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 중 90.3%가 윤 당선인에게,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 88%가 이 후보에게 투표했다. 1차 조사 기준으로 봐도 각각 87%, 82.6%였다.
막판까지 투표를 고심한 계층은 2030 여성으로 사전투표 이후 결정했다는 답변이 19.2%로 2030 남성(13.4%)을 상회했다. 단일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답변 비율도 이들에서 높아, 2030여성은 45.1%, 2030남성은 43.2%였다. 반면 4050 남녀에선 각각 32.4%, 34.1%에 그쳤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한국정당학회 연구진=강신구(아주대)·구본상(충북대)·김준석(동국대)·최준영(인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