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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치킨값 3만원? 치킨 공화국 권력자와 맞서 싸워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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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소상공인 입장에서 치킨 1마리 판매 가격이 3만원이 돼야 한다고 발언한 프랜차이즈 치킨 BBQ의 윤홍근 회장을 ‘치킨 권력자’라고 부르며 저격했다.

황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홍근 회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자다.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사업자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라며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이 아니라 가능하다면 10만원이라도 받고 싶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치킨 사업자들은 2000년대 들어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치킨을 ‘국민 음식’으로 등극시켰다. 점점 작아지는 닭의 크기와 치킨의 자극적인 양념 맛, 가격 문제를 지적하면 매국노로 몰아버리는 언론 플레이를 벌였다”며 “그렇게 거대한 치킨 공화국이 탄생했고 마침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자는 권력자가 돼 국민을 향해 치킨 한 마리가 2만원도 싸니까 감사히 먹으라고 한다”고 윤 회장을 비판했다.

그는 “나도 치킨을 먹는다. 만만한 게 치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치킨의 닭 크기, 양념법, 가격 등의 문제를 지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치킨 공화국의 권력자에 맞서서 소비자의 권리를 찾으려면 더욱 치열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황씨는 윤 회장이 생계 가격과 삼겹살 가격을 비교한 부분도 꼬집었다.

그는 “치킨은 어느 나라에서나 값싼 고기”라며 “닭은 소나 돼지에 비해 고기 무게당 사육비가 매우 적게 들기 때문에 닭고기를 돼지고기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비난했다.

황씨는 “치킨을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닭을 더 크게 키워 고기 무게당 생산비를 떨어뜨리고 치킨 프랜차이즈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는 그런 치킨을 찾아서 먹는 것으로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은 돼야 한다’는 치킨 공화국 권력자와 맞서 싸워야 한다”며 “그런 치킨이 없으면 정부에다 내놓으라고 압박을 해야 한다. 정치 수준이 국민 수준을 반영하듯이, 음식 역시 국민 수준에 맞춰진다”고 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연합뉴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연합뉴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24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소비자들이 1닭 2만원’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하자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치킨 가격이 한 마리당 3만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우리가 삼겹살을 먹을 때 150g이 1만5000원에서 1kg 정도를 먹으려면 한 10만 원에서 10만5000원 정도 들어간다. 1인분이 150g밖에 안 되는데, 닭고기는 1㎏ 아니냐”면서 단순 무게로 비교했을 때 닭고기가 훨씬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회장은 “도계비가 1000원 정도 든다. 현재 시세로 생계 1kg이 2600원이다. 이걸 1.6kg으로 계산하면 약 4160원. 도계비 1000원을 보태면 5120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BBQ는 파우더 등이 한 마리에 2000원 들어가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써서 한 마리에 3000~4000원이 들어간다”며 “이런 가격으로 따지면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고 소상공인들이 서비스까지 다 하는데 고객들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질적으로 인건비, 임차료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런 부분을 대변해 줄 사람이 없다”며 “소상공인이 사업을 한다면 본인들 노력의 대가는 받아야 하는데 최저임금 수준도 못 받는 사업을 하는 그런 수준이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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