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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사라졌다" 음악감독 방준석 별세...이준익 "안타깝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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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석 음악감독이 2015년 영화 잡지 '매거진M'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한 모습이다. [중앙포토]

방준석 음악감독이 2015년 영화 잡지 '매거진M'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한 모습이다. [중앙포토]

‘라디오스타’ ‘모가디슈’ ‘신과함께’ 시리즈 등 유명 영화 음악을 만든 방준석 음악감독이 26일 위암으로 별세했다. 52세.

1970년생인 고인은 초등학교 4학년에 가족과 함께 칠레로 이민을 갔다. 10대 시절 밴드를 만들어 칠레 곳곳을 누비며 공연한 경험이 음악적 뿌리가 됐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경영학과에 다니던 시절 만난 이승열과 1994년 모던록 밴드 ‘유앤미 블루’를 결성하며 음악경력을 시작해 1997년부터 어어부밴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고인은 한국 대표 음악감독으로 꼽혔다. 1997년 황인뢰 감독의 ‘꽃을 든 남자’(1997) 주제곡에 참여하며 충무로에 입성해 지난해 개봉한 ‘모가디슈’까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

이준익 감독 영화 '라디오스타'. [사진 시네마서비스]

이준익 감독 영화 '라디오스타'. [사진 시네마서비스]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박찬욱, ‘후아유’(2002), ‘고고70’(2008)의 최호, ‘오! 브라더스’(2003), ‘신과함께’ 1·2편(2017)의 김용화, ‘베테랑’(2015), ‘군함도’(2017), ‘모가디슈’의 류승완 등 굵직한 감독들의 대표작을 함께했다. 특히 이준익 감독과는 영화 음악의 저변을 넓힌 영화적 동지였다. 록음악을 접목한 ‘라디오스타’(2006)부터 ‘즐거운 인생’(2007), ‘님은 먼곳에’(2008), ‘자산어보’(2021) 등 8편을 작업했다. 이 감독의 ‘사도’(2015)에선 처음 사극에 도전해 우리 전통악기 소리를 새롭게 해석했고 ‘변산’(2018)에선 랩과 뮤지컬 음악에 도전했다.

고(故) 방준석 음악감독. [중앙포토]

고(故) 방준석 음악감독. [중앙포토]

고인은 공포 ‘알포인트’(2004)부터 멜로 ‘너는 내 운명’(2005), 코미디 ‘달마야, 서울가자’(2004), 뮤지컬 영화 ‘구미호 가족’(2006) 등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김태용 감독(‘만추’)과 손잡은 국립국악원 공연 ‘꼭두’(2017)에선 영화와 국악의 신선한 결합을 꾀하고, 화가 겸 배우로도 활동 중인 뮤지션 백현진과 프로젝트 밴드 ‘방백’을 결성하는 등 음악적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주먹이 운다’(2005)로 춘사국제영화제, ‘라디오스타’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음악상을 받은 걸 시작으로 주요 영화상 음악 부문 트로피를 받아왔다. 지난해엔 ‘모가디슈’로 부일영화상‧영평상, ‘자산어보’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청룡영화상 음악상을 받았다. 고인은 영화 ‘삼진그룹영어토익반’(2020) 과수원 주인 등 ‘즐거운 인생’ ‘여기보다 어딘가에’(2008), ‘변산’ 등에 크고 작은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영화계에 따르면 고인은 1년여 전 위암이 재발해 최근까지 투병해오고 있었다. 그는 2018년 한 시사지와 인터뷰에서 “6년 전쯤 좀 고약한 형태의 위암에 걸렸다”면서 “수술과 항암 치료 등을 거부하고 자연치유법을 택했다. 지금은 다행히 암세포가 모두 사라졌다”고 말한 바 있다.
이준익 감독은 그의 별세 소식을 듣고 “음악인, 예술인, 영화인으로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 없다. 정말 안타깝다”고 본지에 전했다.
방준석 음악감독의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8일 오후 3시 30분이다. 장지는 미국 뉴욕주 켄시코에 있는 가족공원묘다.

방준석 음악감독이 참여한 사극 영화 '사도'. [사진 쇼박스]

방준석 음악감독이 참여한 사극 영화 '사도'.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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