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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치 외교' 올브라이트의 유산…장신구 메시지 사은품 퀴즈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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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2000년 10월 긴한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시점을 볼 때,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과 맞물려 있는만큼, 한반도 관련 보고가 아니었을지 짐작해봅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명복을 빕니다. AP=연합뉴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2000년 10월 긴한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시점을 볼 때,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과 맞물려 있는만큼, 한반도 관련 보고가 아니었을지 짐작해봅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명복을 빕니다. AP=연합뉴스

“64대 미국 국무장관, 난민, 여성 사업가, 교수, 브로치 수집가, 때론 드러머. 미국인이어서 감사한 사람.”  

지난 23일(현지시간) 유명을 달리한 고(故)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트위터 자기소개입니다. 85세를 일기로 암으로 사망한 올브라이트는 사상 첫 여성 국무장관으로도 유명합니다. 여성 장관에게 붙이는 존칭인 ‘마담 세크레터리(Madam Secretary)’라고 불린 첫 인물이죠. 그가 2013년 펴낸 회고록이 『마담 세크레터리』이기도 합니다.

백악관도 지난 24일 올브라이트 장관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를 게양했습니다. AP=연합뉴스

백악관도 지난 24일 올브라이트 장관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를 게양했습니다. AP=연합뉴스

올브라이트가 유리천장을 깨뜨린 뒤, 진보와 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콘돌리자 라이스(공화당),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의 여성 후배 장관들이 배출됐죠. 국무부는 물론, 백악관도 조기(弔旗)를 게양했습니다. 위의 자기소개를 보면 올브라이트의 취미가 드럼이었으며, 패션 아이템으론 브로치를 좋아했음이 드러나는데요. 사실 브로치는 올브라이트에게 장신구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기념할만한 순간, 또는 중요한 협상 때마다 올브라이트는 브로치에 의미를 담아 자신의 심경과 메시지를 전하곤 했죠.

올브라이트 장관의 브로치 관련 온라인 전시. 국무부 관련 사이트를 캡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브로치 관련 온라인 전시. 국무부 관련 사이트를 캡쳐했습니다.

올브라이트를 추모하기 위해 국무부가 마련한 전시 이름이 “내 브로치(에 담긴 의미)를 읽어라(Read My Pins)”인 이유입니다. 실제로 그가 즐겨 했던 말이기도 하죠. 그의 브로치 사진들을 보고 가실까요. 사진들은 모두 전시 웹사이트(https://readmypins.state.gov)에서 데려왔습니다. 기사 말미엔 사은품도 드리는 퀴즈도 있다고 미리, 속삭여드립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이 달았던 평화의 비둘기 모양 브로치. [미 국무부 웹사이트]

최초 여성 국무장관으로 취임할 때 달았던 독수리 문양 브로치. [미 국무부 웹사이트]
유리 천장을 깬 올브라이트 장관. 이 깨진 유리 브로치를 여성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자주 달았습니다. [미 국무부 웹사이트]
화려한 성조기 모양의 브로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2000년 만날 때 달았습니다. [미 국무부 웹사이트]

위의 브로치 중, 올브라이트가 취임식 때 달았던 건 뭘까요. 독수리 문양입니다. 국무부는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라고 이름을 붙였네요. 독수리는 미국의 상징이죠. 그가 취임하던 1997년만 해도 미국은 의심할 바 없는 세계 최고 강대국이었고, 최고의 무기는 외교였죠. 그 외교를 관장하는 수장으로서 올브라이트는 날아오르는 독수리 모양의 브로치를 달아 자신의 각오를 드러낸 셈입니다.

이 밖에도 성조기 모양이나, 그 국기의 구성요소인 별과 줄무늬(stars and stripe)를 모티프로 삼은 브로치도 여럿 달았다고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브라이트 장관을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성조기 모양 브로치, 보이시나요? AP=연합뉴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브라이트 장관을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성조기 모양 브로치, 보이시나요? AP=연합뉴스

성조기 모양 브로치는 한반도에도 익숙하죠. 올브라이트가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달았던 브로치가 성조기 모양이었습니다. 아래의 브로치입니다. 올브라이트의 방북은 2000년 10월 이뤄졌고, 클린턴의 방북 조율이 목적이었으나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바로 다음 달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당선하면서죠.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이란과 함께 ‘악의 축(the axis of evil)’으로 명명했고, 북ㆍ미 화해 분위기는 얼어붙었습니다.

올브라이트가 암 투병을 하면서도 마지막 힘을 쥐어짜 써낸 글이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인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이 글은 유심히 읽지 않았을까요. 푸틴이 권력의 정점에 오른 직후, 처음으로 만났던 미국 국무장관이 올브라이트였습니다.

푸틴과 올브라이트는 악연도 많습니다. 1999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올브라이트를 푸틴은 전화 통화만 하며 푸대접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올브라이트가 가져갔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러시아 측에 “이란에 미사일 개발 정보를 전수하는 거 다 알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요지였습니다. 푸틴의 푸대접에 기가 꺾일 올브라이트가 아니죠. 그는 곧 푸틴의 외교장관이었던 이고르 이바노프를 워싱턴DC에서 만나는 자리에서 작은 브로치를 앞섶에 달았습니다. 미사일 모양이었죠. 이바노프 장관이 “미사일 모양 브로치인가요”라고 물었답니다. 올브라이트의 답은 이랬다고 국무부는 전합니다.

“맞아요. 요격 미사일(interceptor missile)이죠. 우리가 이렇게까지 작게 요격 미사일을 만들 수 있으니, 허튼 생각은 하지 마세요.”  

바로 이 브로치입니다. [미 국무부 웹사이트 캡처]

바로 이 브로치입니다. [미 국무부 웹사이트 캡처]

올브라이트는 퇴임 후에도 브로치로 계속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자신의 후임이자, 정치적 지원군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열심히 뛰었죠. 깨진 유리 조각 모양의 브로치를 달아 유리 천장을 깨뜨리는 여성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힐러리의 이름을 함께 달았던 게 대표적입니다. 올브라이트 그 자신이 여성으로서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기도 했죠. 체코 공산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 온 뒤 명문 웰슬리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그가 정계에 본격 진출한 건 이혼 뒤입니다.

첫 여성 국무장관으로 취임하던 날의 올브라이트. 사진 왼쪽엔 클린턴, 오른쪽엔 앨 고어 부통령이 서있군요. [중앙포토]

첫 여성 국무장관으로 취임하던 날의 올브라이트. 사진 왼쪽엔 클린턴, 오른쪽엔 앨 고어 부통령이 서있군요. [중앙포토]

콜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저명한 국제관계학 석학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의 지도를 받으며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실 참모를 거쳐 클린턴 행정부 1기에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맡았습니다. 일명 ‘커리어 외교관’으로 불리는,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관료는 아닌 셈입니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그는 커리어 외교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NYT에 한 외교관은 “실력뿐 아니라 외교관이 가져야 할 스타성도 갖추고 있었다”고 그를 추모했죠. 비단 여성이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실력과 아우라를 두루 갖춘 인물이 어쩌다 보니 여성이었던 셈입니다.

한국도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은 배출했습니다. 그러나 갈 길은 멉니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길 바래봅니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과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2017년 9월 미 CSIS 세미나에서 조우했을 당시입니다. AP=연합뉴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과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2017년 9월 미 CSIS 세미나에서 조우했을 당시입니다. AP=연합뉴스

※아래 퀴즈를 풀어보세요. 로그인 인증샷과 퀴즈 풀이 인증샷을 4월3일 정오까지 chun.sujin@joongang.co.kr 로 보내주세요. 세 분을 뽑아 제가 2017년 국무부 프로그램 일환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구매했던 소정의 기념품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SNS에 공유하신 인증샷도 첨부해주시면 보너스 점수 드립니다. 이메일 제목에 [올브라이트 퀴즈 응모] 제목을 달아 보내주시면 됩니다. 선정되신 분께는 회신 드려 선물 발송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

피플

미국 역사상 첫 국무장관을 역임한 여성, 매들린 올브라이트. 그는 여성의 장신구, 브로치를 외교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N

Q1 : 고(故)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 당시 달았던 브로치는 어떤 모양이었을까요?

정답 : 2번 2. 보석으로 장식된 성조기( 답은 2번입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반짝이는 성조기 모양의 브로치를 가슴에 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습니다. )

Q2 :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영어 이름 스펠링 중 맞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 : 3번 3. Madeleine Albright()

문제 중 문제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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