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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ㆍ한 상호존중 견지해야”...北 미사일ㆍ사드 언급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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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CCTV는 25일 오후 시진핑 주석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CCTV 캡쳐]

중국 관영 CCTV는 25일 오후 시진핑 주석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CCTV 캡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오후 윤석열 당선인과의 첫 통화에서 “대통령 당선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제 사회의 중대한 도전에 양국이 역내 평화를 지키고 세계 공급망 안정을 위해 노력하자”며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국은 움직일 수 없는 영원한 이웃이자 분리할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중국은 일관되게 중ㆍ한 관계를 중시해왔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공동의 노력하에 중ㆍ한 관계는 전면적이고 빠른 발전을 이뤄냈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며 “이같은 발전은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평화를 촉진했다”고 말했다. 양국 협력 관계가 동북아 국제 질서의 평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재의 안정적 관계를 유지해 나가자는 입장을 부각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 주석은 또 “올해 중ㆍ한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은 상호존중을 견지하고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며 민간 우호 증진과 중ㆍ한 관계의 안정을 지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어 “현재 국제사회는 여러 가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중ㆍ한 양국이 지역 평화를 수호하고 세계 번영을 촉진할 책임이 있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지역사회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과 원활한 흐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ㆍ중 갈등의 심화와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ICBM 발사 등으로 국제 사회가 불안정한 가운데 중국이 우리나라와 적극적인 협력에 나설 뜻임을 내비친 것과 동시에 미국과의 사이에 중립적인 태도 견지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윤 당선인과 25분간 통화를 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의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심각한 도발로 인해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이 급격히 고조돼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지만 이에 대한 시 주석의 답변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나온 중국의 발표문은 309자에 그쳤다.

앞서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해 “현 국면에서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는 어떠한 행위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로부터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축전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로부터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축전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시 주석의 통화에서 사드(THAAD) 문제에 대한 언급도 빠졌다. 지난 11일 시 주석이 윤 당선인에 보낸 축전에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켜야 한다”고 언급해 사드(THAAD) 추가 배치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선인과의 첫 통화에서 양국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함으로써 불필요한 긴장 관계를 유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은 5년 전인 2017년 5월 11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첫 통화에선 “새 정부는 중국의 중대한 관심과 정당한 이익을 존중하고 구동화이(求同化異ㆍ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되 다름을 존중한다)해나가야 한다”고 말해 사드 배치가 중국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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