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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선글라스 낀 김정은이…마블 뺨친 北 ICBM '파격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드라마나 뮤직비디오, 영화에서 사용하는 편집 기법을 동원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홍보하고 있다.

조선중앙TV가 25일 공개한 영상에서는 긴박한 배경음악과 함께 격납고가 열리면 세 남자가 걸어 나온다. 가운데 있는 남자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이다. 느린 화면과 빠른 편집을 섞어 쓰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김 국방위원장이 시계를 보는 듯한 모습 등이 빠르게 지나간 뒤에는 초대형미사일이 서서히 격납고 밖으로 빠져나온다. 마치 ‘마블’ 영화의 주인공처럼 영상 속에서 김 국방위원장을 강조했다.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할 데 대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할 데 대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연합뉴스

전체적인 편집 수준이나 영상의 퀄리티는 떨어진다. 그러나 아나운서가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큰 목소리로 낭독하는 가운데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얼굴을 정적으로 크게 보여주던 과거와는 다른 파격적 시도다.

초침 소리를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발사 명령을 내리는 모습과 버튼을 누르는 손, 깃발을 이용한 수신호가 연달아 잡힌 뒤 ICBM이 발사되는 모습이 다각도로 공개됐다. 2020년 10월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은 길이 22∼24m로 추정된다. 세계 최장 '괴물 ICBM'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상 속 자동차의 바퀴 개수 등을 보면 미사일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중앙TV가 북한 주민들이 모두 보는 대내용 매체인 만큼 화면의 속도를 조절하고 교차 편집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고양해 김정은 집권 10년 차에 이뤄진 ICBM의 성공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신형 ICBM 화성-17형을 두고 주체적 힘의 응결체로, 자력갱생의 창조물로, 공화국 전략 무력의 핵심 타격 수단으로, 믿음직한 핵전쟁 억제 수단으로 완성시켰다”고 표현한 대목에서 보듯 북한은 이번 발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영상이 지난 16일 공중에서 폭파돼 실패한 화성-17형 발사와 전날 화성-15형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ICBM 발사 영상을 교차 편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24일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사진은 화성-17형을 발사했을 때의 모습을 공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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