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니콘 차이나](27) 브랜드 출범부터 차량 인도까지 겨우 7개월? 전기차 신화 이룬 ‘지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일반적인 자동차 한 대를 출시하기까지는 기술력 확보부터 투자, 연구·개발, 신(新) 브랜드 출범, 모델 양산, 마지막 인도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스마트 전기차 시대에는 그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길게는 1년, 적게는 반년이 소요된다. 전기차와 관련된 체계적 역량을 갖춘 새로운 브랜드가 늘어나며 이들은 단기간에 고품질의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성장 속도를 볼 때, 유독 한 기업의 화려한 독주가 눈에 띈다. 바로 지커(ZEEKR·極氪)가 그 주인공이다.

[사진 ZEEKR]

[사진 ZEEKR]

지리자동차 산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極氪)의 성장 속도가 매섭다. 중국 후룬(胡润) 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글로벌 유니콘》에 따르면 중국 유니콘 기업 301개사가 이름을 올렸고, 그중 지커는 18위를 차지했다.

지커는 2021년 3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지리자동차(Geely, 吉利汽车)와 모회사 지리홀딩스가 합작해 만든 고급 전기차 브랜드다. 해당 합작은 신규 브랜드 지커(Zeeker)를 포함한 전기차 관련 연구·개발 및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리자동차와 지리홀딩스는 지커 지분의 각각 51%, 49%를 보유하며 스마트 전기차 관련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 밝혔다.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첫 스마트카 ‘지커 001(제로 제로 원)’ [사진 ZEEKR]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첫 스마트카 ‘지커 001(제로 제로 원)’ [사진 ZEEKR]

전기차 신화 이룬 지커… 차량 인도까지 겨우 7개월? 

브랜드 설립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 상하이 모토쇼에서 지커 브랜드의 첫 모델인 ‘지커 001(제로 제로 원)’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8월 말엔 첫 외부 투자로 5억 달러(약 585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인텔 캐피탈(Intel Capital), CATL,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嗶哩嗶哩), 케세이 포춘 그룹(Cathay Fortune Corp), 보위 캐피탈(BoYu Capital) 등의 기업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협의를 체결해 모두 5억 달러 투자금을 조달했다.

10월 19일, 지커001은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으며 그로부터 나흘 뒤 생산 라인에서 첫 스마트카가 출고됐다. 지난해 12월까지 지커 001의 누적 출고 대수는 6007대, 2022년 1월 해당 모델의 생산량은 1만 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첫 스마트카 ‘지커 001(제로 제로 원)’ [사진 ZEEKR]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첫 스마트카 ‘지커 001(제로 제로 원)’ [사진 ZEEKR]

회사 설립 후 신차 인도까지 약 7개월이 걸린 셈이다. 테슬라는 첫차 인도까지 무려 9년이 소요됐으며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蔚来)는 3년 반, 샤오펑(Xiaopeng·小鹏)은 신차 인도까지 4년이 걸렸다. 지커의 생산능력 과 인도량 증가 속도 모두 순수 전기차 업계에서 신기록을 세운 셈이다.

지커는 2022년 생산대수 ‘7만 대’를 목표로 설정했으며 2025년까지 7종의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전기차 65만 대 판매와 더불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점유율 세계 TOP3를 목표로 삼았다.

[사진 로이터]

[사진 로이터]

매섭게 성장하는 지커, 경쟁력의 원천이 뭘까

지커의 쾌속 성장 배후에는 강력한 시스템 경쟁력이 깔렸다. 이 같은 시스템 경쟁력은 지리그룹에서 나온다.

지리자동차는 앞서 2015년 신에너지 분야 진출을 선언하고 향후 5년 안에 신에너지차 판매량 비중을 전체의 90%까지 늘린다는 내용의 ‘블루 지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지리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와 순전기차 판매 비중을 각각 65%, 35%로 설정했다. 주력 상품은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마일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저배기량 에너지 절약형 자동차 등이었다.

2015년 지리자동차의 ‘블루 지리 프로젝트’ 설명회. [사진 봉황망]

2015년 지리자동차의 ‘블루 지리 프로젝트’ 설명회. [사진 봉황망]

‘블루 지리 프로젝트’는 지리자동차가 스마트 순수 전기차 시장 경쟁에 정면으로 뛰어들 수 있게 했고,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지커다. 탄탄한 기술력과 자본을 등에 업고 지커는 질 높은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다.

특히 지리그룹이 약 4조 원을 들여 5년에 걸쳐 연구개발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은 지커의 제품 설계, 생산에 있어서 가장 큰 일조를 했다. SEA 플랫폼은 지리자동차가 다양한 신차를 효율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선보인 첫 번째 전기자동차 플랫폼이다.

고급 전기차 첫 모델 ‘지커 001(极氪 001)’는 SEA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며 앞뒤 차축에 전기 모터가 탑재되어 있다. 각각 400kW의 최대출력을 발휘한다.

또 SEA 기술을 활용한 무선 업그레이드(Over The Air Upgrade)를 통해 모든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고 수준의 연결성(커넥티비티), 인텔리전스, 품질 및 안전성을 제공한다.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사진 ZEEKR]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사진 ZEEKR]

한편 지커는 기존 가솔린차 생산라인을 개조하거나 OEM을 맡기는 대신 2년여에 걸쳐 전용 공장을 세웠다. 닝보 항저우 만 신구에 있는 ‘지커 지능형 공장(ZEEKR Intelligent Factory)’은 연간 최대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다른 자동차 공장보다 스마트하고 민첩하며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공장이 특징이다.

지커 지능형 공장(ZEEKR Intelligent Factory)는 5G+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진보된 차량 시설 중 하나다.

용접 섹션과 같은 영역은 산업 등급 5G+ 지능형 인터넷 시스템을 사용한다. 그덕에 인력 개입이 크게 줄며 작업을 수행하는 300개 이상의 로봇으로 자동화됐다. 또 민첩하고 투명한 생산 관리가 가능하며, 이는 납품 속도를 보장하는 기반이 된다.

닝보 항저우 만 신구의 지커 공장. [사진 车家号]

닝보 항저우 만 신구의 지커 공장. [사진 车家号]

지커 001만이 가진 매력은?

지커 001은 운전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실내에 탑승하면 자동으로 닫히는 스마트 센서 자동문을 설치했다. 또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차량 시동을 걸고 설정을 불러올 수 있는 페이스 ID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의 탑승 편의성과 편안함을 향상시켰다.

프레임리스 도어와 풀 오토 에어 서스펜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기본으로 넣어 기존 중국차에 대한 편견을 떨쳐냈다. 실내는 테슬라와 비슷한 15.4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대형 모니터를 넣었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감성 품질에 초점을 맞춰 상품성을 키웠다.

[사진 ZEEKR]

[사진 ZEEKR]

지커 001은 1회 충전 시 최장 712km를 주행할 수 있다. 고성능 전기모터와 110㎾h 배터리 팩이 조화를 이루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 시간은 단 4초면 충분하다. 100-0km/h 제동거리는 34.5m다. 전기차지만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해 117mm에서 205mm까지 지상고 변화가 가능하며 트랙, 오프로드, 스노, 샌드 등 다양한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현재 지커의 자가 충전소는 중국 내 19개 도시에 설치됐고, 추가 충전소가 동시에 건설되고 있다. 지속해서 전국 주요 사업자에 충전소가 설치되고 있으며, 제3자 충전 네트워크는 이미 충당되었다. 전국 326개 도시 중 30만 개에 가까운 충전 단말기가 있다.

지커는 신에너지차에 대한 지리자동차의 새로운 목표를 담고 있다. 지커는 모기업 지리로부터 제품, 기술 핵심 자산을 물려받으면서도 조직, 관리, 협업 스타일에선 낡은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을 세우며 풍속을 바꾸고 있다.

[사진 ZEEKR]

[사진 ZEEKR]

한편 지커가 내년 유럽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중국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올해부터 지커가 본격적으로 지리자동차와 별도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커 측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