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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도사' 이재성, 이란전 아픔 씻었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축구대표팀 이재성(오른쪽)이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 선수으 태클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축구대표팀 이재성(오른쪽)이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 선수으 태클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축구대표팀 이재성(30·마인츠05)은 작년 10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 A조 4차전에서 아픔이 있었다. 당시 이재성은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지만,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도 넘은 악플을 받았다. 이재성은 “살면서 그렇게 많은 욕을 먹은 건 처음”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5개월 만에 홈에서 열린 이란과 리턴매치에서 이재성은 자신이 왜 ‘축구 도사’라 불리는지 증명했다. 이재성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최종예선 9차전에서 2-0 승리에 기여했다.

이란전을 앞두고 대표팀 ‘중원사령관’ 황인범(루빈 카잔)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대체자였던 김진규, 백승호(이상 전북)마저 코로나19 여파로 합류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재성과 권창훈(김천)을 기용했다.

이재성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2선과 3선을 종횡무진 누볐다. 권창훈과 원터치 패스를 주고 받으며 빌드업을 이끌고 찬스메이킹을 했다. 수비에도 헌신적으로 가담했다. 이재성의 히트맵(지역별 활동량을 온도로 표시한 지도)은 중앙과 왼쪽 측면에서 뜨거웠다.

24일 이란전 이재성의 히트맵. [사진 AFC]

24일 이란전 이재성의 히트맵. [사진 AFC]

특히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황희찬(울버햄튼)의 컷백을 이재성이 논스톱 왼발 패스로 연결해 김영권(울산)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앞서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중거리슛 선제골 직전에, 중원에서 이재성의 다리에 맞고 공이 손흥민에게 연결되기도 했다.

이재성은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투톱 공격수 아래의 역삼각형에 서서 공격과 수비를 왔다 갔다 한다. 공격할 때는 컴팩트하게 하고, 최대한 페널티 박스에 공을 넣는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독일 키커지가 선정한 2021년 겨울 ‘랑리스트’ 내셔널 클래스 공격형 미드필더에 선정됐다. 이재성은 대표팀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벤투호 빌드업의 구심점이었던 황인범이 빠졌지만, 이재성의 몸놀림이 상당히 가벼웠다. 이재성의 탈압박과 시야가 왼쪽 하프 스페이스 활용을 가능하게 했다”고 칭찬했다.

이란을 상대로 공수에서 활약한 이재성(가운데). [뉴스1]

이란을 상대로 공수에서 활약한 이재성(가운데). [뉴스1]

이재성은 경기 후 “벤투 감독님은 소집 때마다 동일한 철학을 가져가서 누가 뛰든 다들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권)창훈이와 오래 전부터 발을 맞추고 함께해 어려움은 없었다. 둘 다 공격적이라 수비적인 부분도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재성은 승리의 원동력으로 팬들 응원을 꼽았다. 이재성은 “솔직히 많이 힘들었지만, 6만명 팬들이 있어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오랜 만에 꽉 찬 스타디움에서 뛸 수 있어 행복했다. 11년 동안 이란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게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6만4375명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한국(승점23)은 이란(승점22)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다음달 2일에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추첨이 있다. 이재성은 “아랍에미리트전(29일 최종예선 10차전)이 남아있다. 월드컵에서 우리는 약한 팀이고 강한 팀과 붙게 될텐데, 이란전 같은 경기들이 쌓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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