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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으로 두바이서 100만명 홀린 韓…2030 부산박람회 속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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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021년 12월 4일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내 북항재개발 홍보관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으로부터 북항재개발과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진행 상황을 설명받고 있다.

2021년 12월 4일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내 북항재개발 홍보관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으로부터 북항재개발과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진행 상황을 설명받고 있다.

“두바이에 한국 아이돌이 떴다”

지난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각) ‘2020 두바이세계박람회’에 마련된 한국관. 화려한 의상을 입은 국악단이 방탄소년단(BTS) 음악에 맞춰 등장했다. 관객들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상모를 돌리며 춤을 추는 국악단을 향해 환호를 내지르며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두바이박람회 기간 한국관에는 전통문화와 K팝을 결합한 무대 공연이 하루 8번씩 상시 열리고 있다.

오는 3월 31일까지 열리는 두바이박람회에서 한국관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 코리아, 한국이 선사하는 무한한 세상’이란 주제로 한국의 산업기술과 문화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관람 동선마다 증강현실을 비롯한 ICT 기술을 접목하면서 규모나 독창성 면에서 ‘톱(TOP) 5’ 안에 드는 전시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람회 개막 170일 만인 지난 20일에는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1일 개막한 두바이박람회가 ‘문화올림픽’처럼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IE(세계박람회기구)가 박람회의 지향점을 ‘미래에 인류가 직면하게 될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생각하고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의 장’에 두고 있어서다.

두바이박람회는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를 주제 아래 191개국이 참가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나 탄소 중립의 철학을 담아 전시관의 절반 이상이 태양열과 지열로 생산한 재생에너지로 작동한다. 또 폐플라스틱 등 버려지는 재료로 전시관이 만들어졌다.

가수 싸이가 지난 1월 16일 (현지시간) ‘한국의 날’ 부대행사로서 두바이엑스포장 내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한국의 날 K-POP 콘서트’에 '강남스타일'을 열창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가수 싸이가 지난 1월 16일 (현지시간) ‘한국의 날’ 부대행사로서 두바이엑스포장 내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한국의 날 K-POP 콘서트’에 '강남스타일'을 열창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세계 3대 축제’ 세계박람회, 5년마다 개최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산업기술과 문화 역량을 홍보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꾀할 수 있는 국제행사로 평가받는다. 두바이는 박람회 유치와 준비, 개최 과정에서 수도인 아부다비보다 훨씬 인지도가 높아졌다. 2010년 세계박람회를 연 중국 상하이는 푸둥지구 개발 가속화 등 대개조로 세계 최고 도시 반열에 오르는 등 경제적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우리나라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에 도전장을 냈다. 부산박람회를 유치하면 1893년 시카고박람회에 최초 참가한 이후 137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등록엑스포를 개최하게 된다. 앞서 우리나라가 개최한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는 등록엑스포에 비해 규모가 작고 개최 기간이 짧은 ‘인정박람회’였다. 부산박람회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은 12번째 등록엑스포 개최국이자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3대 축제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부산박람회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로 잡았다. 한국 경제발전의 전초기지였던 부산을 포용·개방·융합의 항만도시로 홍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기술격차나 기후변화 등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대전환의 모멘텀을 전 세계에 제시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또 풍부한 국제행사 개최 경험과 부산국제영화제 등 K 문화의 본고장이라는 점도 적극 홍보키로 했다. 앞서 부산에서는 2002년 아시안게임, 2005년 APEC 정상회의, 2014년·2019년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등이 열렸다. 한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주연배우 이정재를 1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월 16일 (현지시간) ‘한국의 날’ 부대행사로서 두바이엑스포장 내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한국의 날 K-POP 콘서트’에 참석해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 첫번째) 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월 16일 (현지시간) ‘한국의 날’ 부대행사로서 두바이엑스포장 내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한국의 날 K-POP 콘서트’에 참석해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 첫번째) 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5개 국가 도전…부산시 “국정과제 추진해야”

이번 유치전에는 부산을 비롯해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5곳이 도전장을 냈다. 3차례 유치에 실패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력한 유치 의지를 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고대문명의 도시를 품고 있는 로마의 강점을, 우크라이나는 고대 그리스 유적이 남아있는 오데사의 매력을 앞세워 유치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막강한 자금력을 토대로 유치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부산시는 “후보국 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부산박람회 유치를 국정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록 부산시 2030엑스포추진단장은 2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정과제에 들어가도 비중 있게 들어가야 유치 활동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부산박람회 유치를 주요 국정과제로 만들어서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30엑스포추진단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건의하거나 함께 협의할 현안을 5개 안팎으로 추리는 작업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부산을 찾아 “국운을 걸고 박람회를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후속 조치로 인수위 내 ‘외교·안보’ 분과에 ‘부산박람회 유치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2030 부산 월드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 [조감도 부산시]

2030 부산 월드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 [조감도 부산시]

BIE, 내년 하반기 개최지 선정

부산시는 지난해 6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유치신청서를 낸 데 이어 올해 9월쯤 유치계획서를 제출한다. 계획서에는 개최목적과 박람회장 조성·운영 및 각종 시설배치 계획 등 14개 항목이 담긴다. 개최국 선정은 내년 하반기에 BIE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개최 시기는 2030년 5월부터 10월까지며, 행사는 북항 일대(344만m²)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항만시설을 재개발하고 철도시설을 재배치하는 북항 재개발 사업과 행사 개최 시 교통망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가덕신공항 건설 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단장은 “부산의 강점을 BIE 회원국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부산박람회를 유치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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