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전 승리에 앞장 선 손흥민(토트넘)과 김영권(울산)이 이번엔 아시아의 난적 이란 격파의 선봉에 섰다.
한국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전반 손흥민의 선제골과 후반 김영권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이겼다. 한국이 A매치에서 이란을 잡은 건 지난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이후 11년 만이다. 맞대결 7경기 무승(3무4패)의 고리를 드디어 끊어냈다.
두 선수의 득점포는 4년 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맞붙은 독일과의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한국은 ‘절대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후반에만 두 골을 몰아쳐 2-0 완승을 거뒀다. 한국에 일격을 맞은 독일은 월드컵 도전 역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당시 득점포를 터뜨리며 거함 독일을 무너뜨린 김영권-손흥민 콤비가 이란전 완승에도 앞장섰다. 4년 전과 견줘 득점 순서만 바뀌었다. 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이 벼락 같은 오른발 무회전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고, 후반 18분에 김영권이 상대 위험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한 골을 보탰다.
이란전에서 ‘카잔의 기적’ 향기를 느낀 축구팬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성원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을 찾은 축구팬은 6만4375명.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열린 경기 중 최다관중 기록을 세운 날, 11년 묵은 이란전 무승의 고리도 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