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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Z 내 떨어진 ICBM에 日 발칵...기시다 "용인할 수 없는 폭거"

중앙일보

입력

24일 오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낙하한 것으로 확인되자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용인할 수 없는 폭거로 단호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후 2시 33분쯤 북한으로부터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오후 3시 44분쯤 홋카이도(北海道)의 오시마(渡島) 반도 서쪽 약 150㎞ 동해상, 일본의 EEZ 내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11월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 당시 미사일은 일본 EEZ 내에 낙하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17년 11월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 당시 미사일은 일본 EEZ 내에 낙하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오니키 마코토(鬼木誠) 방위성 부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사일의 비행시간은 약 71분으로, 비행 거리 약 1100㎞, 최고 고도는 600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보다 성능이 향상된 신형 ICBM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무엇보다 이번 미사일이 일본의 EEZ 안쪽에 낙하한 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EEZ 안쪽에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15일 이후 6개월 만이다. 방위성에 따르면 이때는 두발의 미사일이 발사돼 변칙적인 궤도로 약 750㎞ 비행해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앞바다에 떨어졌다.

당시 미사일은 ICBM급은 아니었다. ICBM급 미사일이 일본 EEZ 내에 떨어진 건 2017년 1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사일로 인한 일본 항공기나 선박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기시다, "안보리 결의 위반, 북한에 항의" 

기시다 총리는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로 향하는 도중 전용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에게 조속히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벨기에에 도착해 가진 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북한이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우리나라(일본) 영해에 가까운 EEZ 내에 떨어졌다. 용납할 수 없는 폭거로 단호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미 북한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대한) 제재 등을 포함해 일·미(미·일), 일·미·한(한·미·일)이 연계해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24일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NSC를 마친 후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4일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NSC를 마친 후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도 NSC 참가 직후 참의원에 출석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어떤 사전 통보도 없이 일본 EEZ 내에 떨어지도록 한 것은 항공기와 선박 안전 확보 면에서도 문제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마쓰노 관방장관도 오후 회견에서 "관저 위기관리센터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공개해야 할 정보를 입수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일부러 일본 EEZ 내에 떨어뜨렸을 수도" 

NHK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대응에 쫓기는 가운데, 핵·미사일 개발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 윤석열 차기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5월 정권 이행을 앞두고 한국을 흔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미사일을 일본의 EEZ 내에 낙하시켰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다 요지(香田洋二) 전 해상자위대 사령관은 NHK에 "미사일의 비행 시간을 생각하면 아마 평소보다 각도를 높이 발사하는 로프티드 궤도로 발사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는 가능한 한 일본의 EEZ 바깥쪽에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EEZ 내에 낙하시켰을 가능성도 있어 보다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치적 해결" 강조  

한편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관련 질문을 받고 "관련 보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된 각 측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국면에 착안해 대화와 협상의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기 위해 공동으로 힘쓰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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