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朴 "실망 드렸음에도 찾아주셔서 감사…韓발전 기여하겠다"[전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은 24일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다”며 “힘들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서울병원을 퇴원해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오후12시17분쯤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했다.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박근혜’ ‘대통령’을 번갈아 외치며 환호를 보냈다.

지난해 특별사면 후 입원치료를 하다 퇴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특별사면 후 입원치료를 하다 퇴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 전 대통령은 한 아이가 건넨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으며 준비된 마이크 앞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저에 대한 사면이 결정된 후에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 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이라며 “그러한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입주를 앞두고 24일 오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지지자 등 환영 인파가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주변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입주를 앞두고 24일 오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지지자 등 환영 인파가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주변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뉴스1

박 전 대통령은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다. 그래서 이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달성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뵈니까 지난날의 이야기 한가지가 떠올랐다”며 “제가 달성에서 선거운동을 한참 벌이고있을 때 어떤 분이 ‘이곳 공기가 참 좋습니다’ 라고 했다. 저는 처음에 시골이니까 공기가 좋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 말은 이곳 선거 분위기가 좋다는 그런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갈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다”고 말했다. 잠시 회상에 젖은듯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며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나가겠다. 이곳에 여러분과 같이 좋은분들과 함께 지낼수있게되서 무척 기쁘고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코로나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은 이 시기에 여러분들 건강 각별히 잘 챙기시고 또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하겠다. 감사하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의 회견이 시작되자마자 한 참석자가 소주병을 던져 1분 정도 중단이 되기도 했다.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에게 미치지 못하고 바닥에 부딪혀 깨졌다.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현장을 수습하는 동안 지지자들은 “경호 똑바로 하라” “누군지 잡아라”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윽고 경호원들을 무른 후 회견을 재개했고 “이야기가 끊겼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6분간의 회견을 마치고 사저로 걸어 들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도중 한 남성이 소주병 던지며 소동을 일으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도중 한 남성이 소주병 던지며 소동을 일으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앞 회견 전문

존경하는 달성군민 여러분, 그리고 대구시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립니다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힘들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디어 냈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에 대한 사면이 결정된 후에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 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입니다.
그러한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습니다.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습니다.
그래서 이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달성군 명칭들을 보면 이곳 유가, 구지, 다사, 하빈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만큼 저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오늘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뵈니까 지난날의 이야기 한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달성에서 선거운동을 한참 벌이고있을 때 어떤 분이 '이곳 공기가 참 좋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시골이니까 공기가 좋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 말은 이곳 선거분위기가 좋다는 그런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갈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시민여러분,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습니다.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합니다.
앞으로 이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나가겠습니다.
이곳에 여러분과 같이 좋은분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되서 무척 기쁘고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코로나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은 이 시기에 여러분들 건강 각별히 잘 챙기시고 또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