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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1800년대 환절기 면역력 챙기기 위해 먹은 음식은 '이것'

중앙일보

입력

전통음식에는 우리 조상들이 쌓아 온 경험과 지혜가 담겨 있다. 이러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문헌이 『식료찬요』『수운잡방』『증보산림경제』『규합총서』등 고조리서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이 조상들의 조리법을 재현한 고조리서 8권을 책으로 엮은 것도 이 때문이다.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음식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유튜브에 고조리에 나온 음식을 소개하는 채널 ‘윤숙자의 손맛’도 운영한다. 이 중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전통 음식과 이를 활용한 요리를 엄선해 쿠킹에 소개한다.

윤숙자의 고조리서에서 찾은 우리 맛 ③ 약포와 총백 떡갈비

약포와 총백떡갈비는 환절기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소고기를 활용한 한국전통음식이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약포와 총백떡갈비는 환절기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소고기를 활용한 한국전통음식이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1809년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는 당시의 서울 음식 조리법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도 환절기 면역력에 도움이 될만한 소고기 요리를 소개할게요. 단백질은 면역의 기본이죠, 특히 소고기는 단백질과 아연,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영양 만점이에요.

『규합총서』에는 육포의 일종인 ‘약포(藥脯)’란 음식이 나와요. 다진 소고기를 말려서 만드는데 익히 알고 있는 육포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게 특징이죠. 약과·약식처럼 ‘약(藥)’자가 들어간 음식은 꿀이나 참기름을 넣어서 만들어요. 꿀도 환절기에 먹으면 좋아요. 약포의 주재료는 기름기 없는 소고기를 다져서 사용합니다. 이때 힘줄이 없어야 식감이 부드러운 약포를 만들 수 있어요. 양념은 육류의 맛을 돋워주는 간장, 생강, 파, 후춧가루 등을 쓰는데, 특히 간장이 중요해요. 간장은 살짝 달여서 사용하세요.

약포는 육포의 일종으로 다진 소고기를 말려서 만든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약포는 육포의 일종으로 다진 소고기를 말려서 만든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양념을 넣어 반죽한 고기는 10g씩 떼어서 동글납작하게 빚어 주세요. 빙허각 이씨는 『규합총서』에 “나뭇잎처럼 만들어서 나뭇잎에 올려내라”라고 적고 있어요. 젓가락으로 나무 잎맥 모양대로 꾹꾹 눌러주면 모양도 예쁘지만, 반죽을 채반에 올려놓고 말릴 때 들러붙는 걸 나뭇잎이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잘 빚은 반죽은 반건조로 말려주세요. 상온에서 말릴 때는 참기름을 발라주거나 훈연을 하면 벌레가 생기지 않아요. 햇볕에서 건조한다면 2~3일 정도 말리고, 건조기를 이용한다면 50~60℃에서 3시간 정도 말리세요.

남은 다진 소고기에 대파를 곁들이면 총백 떡갈비가 됩니다. 총백 떡갈비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같이 사용해요. 소고기만 쓰면 퍽퍽한데 지방질이 있는 돼지고기를 섞으면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떡갈비를 만들 수 있거든요. 반죽도 매끈매끈해져 모양도 예쁘고요.

총백떡갈비는 달큰한 파의 풍미와 부드러운 고기가 어우러져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총백떡갈비는 달큰한 파의 풍미와 부드러운 고기가 어우러져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총백’은 대파의 뿌리부터 흰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동의보감』에서 대파는 따뜻한 성질이 있고, 양기를 올려준다고 기록하고 있어요. 감기를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죠. 총백 부분만 잘라서 사용하는데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 수 있어요. 먼저 파를 갈비뼈 삼아 다진 고기를 붙여서 만드는 방법이 있고, 파를 갈라 속을 빼낸 뒤 파 겉껍질을 여러 장 포개 그 안에 다진 고기를 넣어 만드는 방법이 있어요. 이렇게 만든 떡갈비는 기름을 두른 팬에 중약불에서 구우면 돼요. 고기가 있는 쪽을 먼저 팬에 닿게 해서 살짝 익히는 게 포인트예요. 총백 떡갈비는 달큰한 파의 풍미와 고기가 어우러져 깔끔하게 즐길 수 있어요.

Today’s Recipe 윤숙자의 약포와 총백떡갈비

“약포를 만들 때 고기에 양념을 넣고 오래 치댈수록 좋아요. 반죽에 끈기가 생겨 모양을 만들기도 쉽고 건조할 때 갈라지지 않거든요. 또 간이 고르게 잘 배고 윤기가 나요. 총백 떡갈비를 만들 땐 대파에 고기 반죽이 잘 붙지 않는다면 밀가루를 조금 묻혀주면 잘 붙습니다.”

[약포]
재료 준비
소고기(우둔) 600g, 진간장 3큰술, 생강‧잣가루 2큰술씩, 다진 파‧꿀 1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1/3작은술

약포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약포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나뭇잎은 약포를 채반에 올려놓고 말릴 때 들러붙는 걸 막아준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나뭇잎은 약포를 채반에 올려놓고 말릴 때 들러붙는 걸 막아준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만드는 법
1. 기름기 없는 연한 소고기를 곱게 다져서 굵은 체에 내려 힘줄이 없게 한다.
2. 다진 고기에 기름과 달인 간장, 후추, 꿀을 넣어 치대어 준다.
3. ②의 양념한 고기를 10g씩 떼어 동글 납작하게 빚은 뒤 채반에 널어 말려 완성한다.

[총백떡갈비]
재료 준비
다진 소고기 200g, 다진 돼지고기 100g, 스트링 치즈 2개, 대파 3줄, 양념(간장, 설탕‧다진 파‧참기름 1/2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 1작은술씩, 후춧가루 1/8작은술), 밀가루 1큰술, 식용유 3큰술

총백떡갈비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총백떡갈비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만드는 법
1. 다진 소고기와 다진 돼지고기, 짧게 다진 스트링 치즈에 고기 양념 재료를 넣고 오래 치댄다.
2. ②를 10g 정도씩 떼어 뭉쳐 놓는다.
3. 대파는 5cm 길이로 썰어둔다.
4. 대파에 밀가루를 묻히고 양념한 고기로 감싸준다.
5.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약불에서 앞뒤로 굴려 가며 구워낸다.

윤숙자 소장, 정리=강미숙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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