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PCR검사 아예 안본다, 지금 여행 가기 쉬운 나라 [여행의 기술]

중앙일보

입력 2022.03.24 05:00

업데이트 2022.03.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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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 21일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없애면서 해외여행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등 지중해권 국가가 인기다. 사진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중앙포토

정부가 이달 21일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없애면서 해외여행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등 지중해권 국가가 인기다. 사진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중앙포토

코로나로 막혔던 해외여행이 마침내 재개됐다. 정부가 이달 21일부터 백신 접종자에 한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면서다. 2년 동안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었던 여행사도 모처럼 분주해진 모습이다. 항공권, 여행상품 예약이 2배 이상 폭증했다는 여행사가 많다. 그렇다고 코로나 이전처럼 아무 데나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라와 지역에 따라 입국 규정과 격리 면제 조건이 제각각이다. 주요 여행지별 상황을 정리해봤다.

PCR 검사비 지원하는 사이판·괌

주요 해외여행지 격리 면제 조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요 해외여행지 격리 면제 조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코로나 시대 해외여행 일번지는 미국령 휴양지 사이판과 괌이다. 사이판은 지난해 7월 한국 정부와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협정을 맺은 후 약 1만3000명이 방문했다. 자가격리 면제뿐 아니라 PCR 검사비, 여행 경비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덕이었다. 지난해보다 혜택은 줄었지만 마리아나주 정부는 PCR 검사, 현지에서 확진 시 격리비 등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여행객뿐 아니라 개별여행객에게도 같은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괌 정부도 한국 정부가 귀국 시 PCR 검사 제출 의무를 없앨 때까지 검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령 사이판은 한국인 여행객에게 PCR 검사비를 지원한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미국령 사이판은 한국인 여행객에게 PCR 검사비를 지원한다.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정부의 격리 면제 발표와 함께 하와이와 몰디브도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해외여행 최대 잠재 고객인 신혼부부의 예약이 두 지역으로 몰리면서다. 하나투어 김은호 허니문팀장은 “예식 일이 임박한 4~6월 출발 허니문 문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내일투어도 3월 11~22일 사이 판매된 해외 항공권 중 하와이가 2위, 몰디브가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증명서도 안 보는 유럽

한국보다 먼저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든 유럽은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완연하다. 입국 규정이 간소하고 현지에서 제약도 적은 편이다. 프랑스·스페인·터키 같은 인기 여행지는 백신 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PCR이나 신속 항원 검사가 필요 없다. 노르웨이·영국·아이슬란드·헝가리 같은 나라는 일체의 방역 규제를 해제했다. 아무런 증명서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를 힘입어 여행사마다 패키지 단체가 속속 출발하고 있다. 여러 나라를 주마간산으로 둘러보는 상품보다 한 나라 여행이 대세다. 스페인·이탈리아·터키 같은 지중해권 국가가 특히 인기다. 롯데관광 김진석 홍보팀장은 "스위스, 북유럽 등 청정 이미지가 강한 나라도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발표 이후 터키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터키 카파도키아. 중앙포토

정부의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발표 이후 터키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터키 카파도키아. 중앙포토

장거리 지역 중에서는 유럽이 먼저 살아났지만 미국 본토와 캐나다·호주·뉴질랜드는 서서히 시장이 회복되길 기대한다. 뉴질랜드는 5월 1일 한국을 포함한 비자 면제 협정국가에 대한 격리 면제를 시행한다. 호주관광청은 여행사와 함께 워킹 홀리데이 캠페인을 진행 중이고, 코로나 확산 이후 한국사무소를 폐쇄했던 캐나다관광청은 올해 들어 사무소를 다시 열고 '친환경 여행'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여전히 까다로운 아시아 

하나투어는 정부가 격리 면제 소식을 발표한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해외여행 동향을 분석했다. 이 기간 팔린 여행상품은 유럽과 괌·사이판을 포함한 미주 지역의 비중이 80%에 달했지만 아시아는 부진했다. 코로나 이전엔 아시아의 비중이 80%였단다. 중국과 일본은 강력한 격리 방침 탓에 사실상 여행이 불가능한 상태인데다 동남아 국가는 상대적으로 입국 규정이 까다로워서다.

이를테면 태국은 입국 즉시 PCR 검사를 한 뒤 숙소에서 대기했다가 음성 결과가 나온 뒤에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입국 5일 차에 추가로 검사를 해야 하는 터라 검사비도 부담스럽다. 태국뿐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등은 코로나 확산 이전만큼 저비용항공사의 운항이 활발하지 않은 상태다. 18일 질병청이 베트남을 '방역강화국가'로 지정하면서 4월부터 베트남 입국자는 7일 자가격리가 의무화된다.

코로나 확산 전 한국인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동남아 여행지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입국 규정 탓에 아직까지 예약률이 낮은 편이다. 한산한 태국 방콕 카오산 로드의 모습. AFP=연합뉴스

코로나 확산 전 한국인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동남아 여행지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입국 규정 탓에 아직까지 예약률이 낮은 편이다. 한산한 태국 방콕 카오산 로드의 모습. AFP=연합뉴스

국내 코로나 확산세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고 일부 국가에서 오미크론이 재확산하는 것도 불안한 요인이다. 그런 탓에 여행 중 코로나 감염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외교부의 지침대로 여행자보험에 반드시 가입하고 확진 시 여행사의 보장 내용도 확인해봐야 한다. 일정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 격리비용을 지원하는 여행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격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귀국 항공편 날짜 변경 수수료만 면제해주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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