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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ARM 놓친 엔비디아 젠슨 황 “AI 팩토리 시대가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엔비디아 창립자 젠슨 황 CEO가 GTC 2022 온라인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엔비디아.

엔비디아 창립자 젠슨 황 CEO가 GTC 2022 온라인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가 ‘AI 팩토리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 대표(CEO)는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엔비디아의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2에서 “모든 기업이 데이터를 가공해 지능(Intelligence)을 생산하는 AI 팩토리가 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기술이 AI 팩토리 인프라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로 만든 가상 사옥에서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AI가 작곡한 음악과 함께 등장해 1시간 40분간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와 디지털트윈, 자율주행 등 미래 전략을 밝혔다.

왜 중요해?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 세기의 빅딜이라던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지난 2월 무산됐다. 영국 ARM은 독보적인 칩 설계 기술을 보유한 기술기업으로, 전세계 모바일 칩 설계 IP(지식재산)의 90%를 ARM이 보유했다. 그래픽 칩 최강자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600억 달러(약 73조원)에 ARM을 사들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영 등 각국 경쟁 당국의 독과점 우려에 이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이번 GTC 2022는 엔비디아의 비전에서 ARM이 빠진 이후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
● 지난해 11월 주당 326달러까지 치솟은 엔비디아 주가는 ARM 인수 무산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하락세를 달렸다. 최근 들어 서서히 회복 중이다. 3월 22일 기준 주당 265달러. 메타(옛 페이스북)를 앞질러 1조 달러를 향하던 시가총액은 6680억 달러(811조원, 나스닥 시총 7위)로 주춤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면서, 다시 새로운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GTC 2022,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 발표 영상.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AI 기술에서 지난 10년간 100만배 속도 향상을 가져왔고(Million-X)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AI 팩토리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시스템과 디지털 트윈 등의 급속한 발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GTC 2022,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 발표 영상.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AI 기술에서 지난 10년간 100만배 속도 향상을 가져왔고(Million-X)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AI 팩토리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시스템과 디지털 트윈 등의 급속한 발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전략, 핵심이 뭐야?

● AI 인프라 : 기업에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B2B, 기업간 거래) 시장을 노린다. 전 세계 모든 기업이 ‘AI 팩토리’를 만드는 걸 지원해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노리겠단 복안. 첫 단추로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한다. 이날 발표한 차세대 그래픽칩(GPU) ‘H100’(3분기 출시 예정)과 AI 특화 중앙처리장치(CPU) ‘그레이스 슈퍼칩'(내년 출시 예정)을 통해 인텔과 경쟁을 예고했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텔과 경쟁하겠다는 것. 젠슨 황 CEO는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유형의 AI 팩토리로 전환되고, 앞으로는 거의 모든 기업이 AI 팩토리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는 슈퍼칩을 통해 세계의 AI 인프라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AI와 메타버스의 연결 :  지난 2020년 발표한 엔비디아표 메타버스 옴니버스(Omniverse)를 로봇·AI를 발전시킬 시뮬레이터 플랫폼으로 키우겠단 계획도 밝혔다. 3D 설계 협업 등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옴니버스 클라우드를 발표했고, 대규모 디지털 트윈에 적합한 컴퓨팅시스템(OVX)도 신규 출시했다. 젠슨 황 CEO는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계와 연결된 가상세계로, 인터넷의 다음 모습”이라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등 모든 것이 옴니버스로 결합되어 현실 세계를 모델링하고, 로봇을 위한 시험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의 다양한 확장 활용 가능성을 설명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

디지털 트윈의 다양한 확장 활용 가능성을 설명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

또 다른 카드 자율주행

이날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시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2024년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의 주요 도로를 지도화하고 이를 옴니버스에 구축할 예정이다. 볼보, 벤츠, 재규어 랜드로버 등에 이어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도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을 채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데니 사피로 엔비디아 자동차 사업부 부사장은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을 통해 2028년까지 110억 달러(약 13조35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

더 알면 좋은 것

● 엔비디아의 ARM 인수 여부를 지켜보는 눈은 많았다. 삼성전자도 그중 하나. 삼성의 모바일칩 엑시노스가 ARM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인수는 무산으로 끝났지만,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는 경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젠슨 황 CEO는 이날 미디어Q&A에서 공급망 문제 해결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대만)와 삼성전자 모두 훌륭한 기업으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다양한 공급망을 모색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 젠슨 황 CEO는 'SKT의 사피온 등 AI반도체 개발 경쟁을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AI (반도체) 모델 시장을 지배하는 게 우리 목표는 아니다”라며 “결국 엔비디아가 얼마나 잘하는지에 따라 시장이 솔루션을 선택하기에, 우리는 어떻게 다음 제품을 위대하게 만들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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