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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총서 KCGI 이사진 선임 제안 부결…조원태 승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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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주주들이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23일 오전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주주들이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이사진 선임 등을 둘러싸고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사모펀드 KCGI가 벌인 표 대결에서 회사쪽이 이겼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연합해 한진칼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KCGI 측이 주주제안으로 낸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찬성 25%, 반대 56%로 부결됐다. 반면 회사 쪽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아 낸 주인기 연세대 명예교수와 주순식 전 법무법인 율촌 고문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61%로 통과됐다.

류경표 한진칼 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80% 찬성을 받았다. KCGI는 이사 자격을 강화한 정관 변경 안건도 냈으나 투표 결과 부결됐다. KCGI는 2년 전에 회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한진칼과 다툼을 벌인적이 있다. 다만 올해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고 지분 10% 이상을 확보한 뒤 조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KCGI 영향력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한진그룹과 KCGI의 주주총회 악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CGI는 2018년 하반기부터 경영권 참여 등을 이유로 한진칼 주식을 취득하기 시작했다. 양측의 첫 주주총회 표 대결은 2019년 3월 열렸다. 당시 2대 주주로 한진칼 지분 12.68%를 보유하던 KCGI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했다. 표결에 들어간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찬성 65.46%, 반대 34.54%로 가결됐다.

첫 대결에서 쓴맛을 본 KCGI는 이듬해인 2020년 열린 주주총회엔 칼을 갈고 나왔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손잡고 3자 주주연합을 꾸렸다. 강성부 KCGI 대표는 “한진그룹은 총체적 경영실패로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조원태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선 국민연금 등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하면서 3자 주주연합은 표 대결에서 졌다.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요주주로 등판하면서 KCGI의 경영권 참여 요구는 동력원을 잃었다. KCGI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단 한건의 주주제안도 하지 않았다.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3자 연합도 와해했다. 한진칼이 산업은행이란 우군을 얻으며 KCGI와의 주주총회 표 대결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평가다. 올해 주주총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 회장은 이날 석태수 한진칼 대표를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그룹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 경영 방침을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과 유동성 확보로 정했다”며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성공적으로 재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 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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