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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23) 中 드론 기업 DJI, 이제는 자율주행까지 넘본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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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는 2006년 설립돼 민간 드론 분야의 거물로 성장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DJI.com]

[사진 DJI.com]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이미 8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 시장 점유율도 70% 이상으로 드론계의 애플로 불린다.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21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에는 301개의 중국 유니콘이 포함돼 있는데, DJI는 시가총액 기준 8위다.

DJI의 탄생

왕타오(王滔·Frank Wang)는 헬기 마니아였다. 1980년생인 그는 열 살 무렵 부모로부터 원격조종 헬기를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조종 난이도가 높아 추락하는 일이 빈번했다. 왕타오는 이때부터 자동제어 헬기에 대한 꿈을 가졌다.

[사진 视觉中国]

[사진 视觉中国]

이후 그는 홍콩과기대에 입학해 전자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2003년 비행 헬기 원격 제어 시스템으로 로봇대회에서 홍콩 대회 1위, 아시아 태평양대회 3위를 차지했다. 뛰어난 상업적 감각으로 졸업을 마친 왕타오는 연구성과를 가지고 에어쇼 차이나에 참가했고, 그곳에서 왕타오의 디자인은 많은 기업의 인정을 받았다.

2006년, 왕타오는 홍콩과기대학 세 명의 동기와 함께 선전에 DJI를 창립했다. 그러나 2008년, 설립 2년 만에 큰 위기를 맞는다. 왕타오는 세 명의 창업자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그들은 DJI를 떠났다. 우여곡절 끝에 왕타오는 2009년 다중 프로펠러 비행기(드론) 분야로 DJI 발전 방향을 본격적으로 이끌었다.

드론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드론 사업의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처음 창업을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왕타오는 자동제어 헬기에 매진해 모형헬기 회사를 키우려 했다. 왕타오를 드론 시장으로 이끈 것은 한 뉴질랜드 중개상이었다. 그는 자동제어 헬기 구매자의 90%가 카메라 고정 장치를 단 드론을 구매한다며 드론이 헬기보다 유망한 사업이라 조언했다.

 [사진 DJI.com]

[사진 DJI.com]

2010년, 카메라를 고정한 드론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기술 여건이 미숙했다. 당시 드론 시장에는 완제품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개인이 부품과 카메라를 따로 구매해 조립해야만 했다. 왕타오는 이를 간파해 비행기와 카메라를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드론을 출시해 시장 기회를 노렸다.

2012년 왕타오는 드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제품 ‘팬텀(Phantom)’을 출시했다. ‘팬텀’은 세계 최초로 복잡한 조립 없이 모든 설정이 완료된 완제품 드론이다. 카메라가 일체화된 드론은 팬텀이 유일무이했다. 팬텀은 당시 미국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팬텀의 출시로 2011년 420만 달러(약 46억 2000만 원)에 불과했던 DJI의 매출을 2013년 1억 9000만 달러(약 2천90억 원)로 30배 이상 급증했다.

 [사진 DJI.com]

[사진 DJI.com]

팬텀의 성공 이후, DJI는 2016년 9월 첫 번째 접이식 드론인 ‘매빅 프로(Mavic Pro)’를 발표했다. 매빅 프로의 출시는 드론 기술이 다시 한번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었다. 소비자는 점점 기종이 작고 가벼운 드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 후 DJI는 스웨덴의 카메라 및 사진 장비 제조 업체 핫셀블라드(Hasselblad)와 공동 개발, L1D-20c 항공 카메라가 탑재된 ‘매빅 프로2’를 출시했다. 2021년에는 ‘매빅3’까지 출시했다. DJI는 몇 년간의 끊임없는 신제품 출시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DJI의 민간 드론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며 업계 1위로 발돋음했다.

코로나 방역에도 활용된 드론

2015년, DJI는 공업 응용 부서를 설립했는데, 여기에는 농업, 인명구조, 석유, 전력, 통신, 건설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다. 첸잔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공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450억 위안(8조 5500억 원)에 육박하고, 평균 3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드론의 발전은 중국 농업 무인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전역의 농작물 경작 기계화율은 67%를 넘어섰다. 최근 수년간 드론은 중국 농촌지역에 확대 보급되고 있고, 이제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농업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사진 DJI.com]

[사진 DJI.com]

또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드론을 활용해 공중 순찰을 하면서 코로나19에 관한 각종 지식과 준수 사항을 외부에 방송했고, 소독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이렇듯 DJI는 공업 응용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산업에 끊임없이 활용되고 있다.

DJI 자율주행 사업 확대

2021년 4월 12일, DJI는 자회사 ‘DJI 오토모티브(DJI Automotive)’를 설립했다. 사실 DJI는 자율주행 사업을 2016년부터 준비했다. 과거 자율주행 관련 엔지니어를 비밀리에 섭외하고, 자동차를 테스트하는 사진이 노출되기도 했다.

 [사진 Sohu]

[사진 Sohu]

DJI 오토모티브는 자동차를 만들지는 않지만, 자율주행 시스템과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과 판매를 한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감지, 위치 확인, 기획, 제어 등 4가지 주요 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개발 인력은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상하이모터쇼에서는 DJI 오토모티브가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DJI 오토모티브는 L2급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엔 리복스(Livox)의 라이다(Lidar)를 적용한 하드웨어 센서 등이 적용됐다.

왜 하필 자율주행인가

DJI가 자율주행에 뛰어든 이유는 라이다(Lidar) 센서 때문이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여 물체까지 거리 등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DJI는 수년간 라이다 기술을 개발해왔고 해당 기술을 드론에 통합시킨 경험이 있다. 또 라이다 센서는 자율 주행 솔루션의 핵심 기술로 활용된다. 결국 드론에 담긴 기술과 자율 주행에 담긴 기술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사진 RoboSense]

[사진 RoboSense]

시장조사 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용 라이다 시장은 2020년 17억 달러(2조 468억 원)에서 2025년 38억 달러(4조 5752억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 IT 기업 화웨이와 자동화 기기 업체 로보센스는 향후 급성장할 중국 자유주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라이다 센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DJI는 이미 전 세계 하늘을 지배하고 있다. 과연 하늘에 이어 자율주행 시장까지 제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배세형 연구원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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