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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극단적 추락은 불가능"…中여객기 8㎞ '수직 낙하'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광시(廣西)성 장족자치구 우저우(梧州) 텅(藤)현에서 추락한 동방항공 소속 보잉737-800NG 여객기는 고도 2만9000피트(8800m)에서 순항하던 중 1분여 만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 만에 2만1000피트, 1분 35초 만에 2만6000피트 추락했다. 순간 속도는 분당 3만피트를 넘겼다.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에 따르면 사고기는 추락하던 중 약 8000피트 상공에서 잠시 고도를 회복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무섭게 떨어지다 10초가량 추락을 멈추고 하늘로 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고기는 다시 땅으로 고꾸라져 산과 충돌하며 폭발해 산불을 일으켰다. 당시 사고기에는 132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아직까지 생존자나 사고기의 블랙박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플라이트레이더24'가 추적한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737-800 사고기(MU6735편)의 21일 기록. 중국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20분 경 사고기는 2만9000ft 상공에서 수직 낙하하기 시작해 8000ft 상공에서 잠시 추락을 멈췄다가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 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

'플라이트레이더24'가 추적한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737-800 사고기(MU6735편)의 21일 기록. 중국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20분 경 사고기는 2만9000ft 상공에서 수직 낙하하기 시작해 8000ft 상공에서 잠시 추락을 멈췄다가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 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

사고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수직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약 3초간 포착한 현장 영상도 공개됐다. 중국 매체 더페이퍼는 해당 영상 속 추락하는 비행체가 동방항공 소속 여객기인지 식별할 수는 없지만, 영상이 사고 현장 1㎞ 인근 광산에서 촬영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우저우시 당국 관리는 “땅으로 추락하는 비행기로 보이는 이미지가 포착된 것을 봤다”면서도 해당 영상의 진위에 대한 추가 언급은 피했다.

일반적인 비행기 추락 사고의 경우 기체가 활강하며 최대한 지면 또는 수면과 평행한 각도로 떨어진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극단적인 형태의 추락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제프 구제티 미국 연방항공청(FAA) 사고 조사 국장은 플라이트레이더24의 데이터는 예비적 성격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매우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사고기가 추락 중에도 여객기 응답 기능이 여전히 작동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폭탄 테러 등으로 인한 ‘공중 분해’ 케이스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21일 오후 중국 남부 광시 (廣西)성 사고 현장 1㎞ 인근 광산에서 촬영된 영상 이미지. 사고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땅으로 수직 낙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중국 매체 더페이퍼]

21일 오후 중국 남부 광시 (廣西)성 사고 현장 1㎞ 인근 광산에서 촬영된 영상 이미지. 사고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땅으로 수직 낙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중국 매체 더페이퍼]

벤자민 버만 전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은 “추락 원인이 무엇인지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면서도 “보잉 737-800은 가파른 각도로 추락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어 이번 사고의 경우 조종사의 실수나 매우 이례적인 기계 오작동이 있었어야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중국 여객기만큼 추락 속도가 빨랐던 사례는 1997년 승객 104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 강에 떨어진 실크에어 737-700이다. 해당 여객기는 이번 사고기와 비슷한 분당 3만8000피트 속도로 추락했는데 미 NTSB는 조종사가 고의로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다만 여객기 조종석과 비행 데이터 기록 장치 시스템이 사고 당시 잠시 중단돼 있어서 정확한 정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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