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 겸 코로나19비상대응특위 위원장은 22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경제적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 정부의 방역 정책은 정치 방역”이라고 평가했다. 안 위원장은 “여론에 따른 정책 결정이었고 그래서 실수가 나왔다”며 “새 정부는 과학방역, 즉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정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코로나특위 회의를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 보상방안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에 권고할 7가지 사항을 발표했다.
안 위원장은 첫 번째로 “확진자들이 재택 치료를 하기보다는 1차 의료기관, 동네 의원들에서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고령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확진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면 최우선적으로 검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위원장은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환자가 처음 병원에 오면 바로 분류가 가능하다”며 “50세 이상, 또는 50세 이하라도 기저질환이 있는 분은 (패스트트랙 환자로) 분류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최우선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안 위원장은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데이터, 백신 부작용 데이터 등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그래야 새롭게 다가올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다. 국민들이 갖고 있는 백신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도 완화시킬 수 있고, 백신 접종에 대한 선택권도 이에 근거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 위중증자, 사망자에 대한 데이터는 많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분석이 돼있지 않다”며 “해당 부처의 공무원을 파견받아 저희들이 분석해 투명하게 국민에 알리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네 번째로 안 위원장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샘플조사해 방역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확진자가 하루에 30만 명 나오지만 사실은 확진인데도 깨닫지 못하거나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는 거의 2배 정도로 추정한다”며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샘플조사하면 연령대별, 각 지역별로 정확한 방역 정책을 세울 수 있다. 과학적인 방역 대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로 5~11세 백신 접종과 관련해 안 위원장은 “지금도 강제는 아니고 본인과 부모의 선택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미 중단된 방역패스 제도에 대해선 “더이상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여섯 번째로 코로나19 경구 치료제 확보를 언급했다. 그는 “팍스로비드 등 경구치료제가 4월이 되면 완전히 동날 가능성이 있다”며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전례는 없지만 제약사에 요청해서 특허에 대한 로얄티를 내고 국내에서 복제약을 만들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은 손실보상 관련 사항이다. 안 위원장은 “소상공인ㆍ자영업자를 위해 금융위가 금융권과 협의를 완료해 만기연장 상환유예 조치를 시행할 것을 인수위 차원에서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빠르면 내일 정도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새로운 유행이 나올 때마다 땜질식으로 추경을 계속하면 국가 재정을 관리하는데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다”며 “아예 특별회계로 만들어 법으로 재원에 대해 규정하면 재정 건전성을 살리면서도 목적에 맞는 지원을 할 수 있게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시절부터 코로나19 특별회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안 위원장은 소상공인 피해 보상으로 한번에 많은 돈이 풀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는 나쁜데 물가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소상공인 보상 방법에는 현금 지급, 세금 감면, 대출 (완화) 등 여러가지가 있다”며 “적절히 믹스해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