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서 탄소 배출로 떼돈 번 기업, 미국 ‘테슬라’라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사진 AFP]

[사진 AFP]

‘탄소배출권’이 전 세계 신흥 부(富)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 유발 및 이를 가중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 중 가장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2005년 처음 탄소거래소를 설립해 줄곧 이어져 오고 있으며, 2030년까지 평균 탄소 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까지 줄이겠다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가 배출권 시장을 개설해 운영해 오고 있다.

[사진 녹색경제신문]

[사진 녹색경제신문]

중국은 유럽연합보다 늦은 2011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7개 시범 지역에서 거래 시장을 실시하다가 지난해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에서 전국 범위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운영을 본격화했다.

2021년 12월 기준, 약 100일 동안 2천 개의 발전업계 중점 탄소 배출 사업장이 거래 시장에 참여했다. 총거래량은 약 1억 4천만 톤, 거래액은 58억 200만 위안(약 1조 805억 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시장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거래소인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 [사진 소후]

중국의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거래소인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 [사진 소후]

탄소 배출과 관련해 가장 화두에 오른 산업은 자동차 업계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자동차 업계에 ‘탄소 크레딧’ 제도를 도입했다. 당국은 자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수입 업체들에 대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12%를 차지하도록 규정했다.

목표량을 초과 달성할 경우 크레딧 점수를 부여하고, 미달하면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미달한 업체의 경우 목표를 초과한 업체들로부터 크레딧을 구매해 그 양을 상쇄한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탄소배출권 거래 규모가 100억 위안(약 1조 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시장정보 회사인 LMC 오토모티브는 2020년 기준 크레딧 개당 가치는 평균 3천 위안(55만 원) 정도로 추정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탄소크레딧을 보유한 업체는 미국의 테슬라(Tesla)다. 중국 산업부에 따르면 2021년 제조업체에 할당된 크레딧 중 테슬라가 89만 점으로 중국 국내외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의 탄소배출권으로 3억 9천만 달러(약 4600억 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 businessinsider/게티이미지뱅크]

[사진 businessinsider/게티이미지뱅크]

2위는 신에너지차 핵심 부품 기술을 보유한 중국의 비야디(BYD)가 차지했다. 추정 크레딧 수익은 약 3억 5천만 달러(약 4336억 원)로 이는 2020년 비야디 순이익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니오(NIO), 샤오펑(Xpeng), 리오토(LI Auto) 등 신에너지 자동차만을 생산하는 신흥 브랜드들도 탄소크레딧 판매로 수익을 냈다.

시안의 BYD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시안의 BYD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마이너스 크레딧을 받은 업체도 상당하다.
독일 폭스바겐의 합작 파트너인 FAW-폭스바겐(一汽-大众汽车)은 마이너스 13만 점을 받았다. 목표치인 12%에 크게 미달했으며 이들이 구매해야 할 배출권은 최소 4억 위안(737억 원) 이상에 달한다.

폭스바겐은 1980년대부터 중국에 진출한 최초의 외국계 자동차 제조업체지만, 장기간 내연기관차에만 의존하다 보니 친환경차 투입이 늦어졌다.

이어 SAIC-폭스바겐 오토모티브가 두 번째로 많은 마이너스 크레딧을 받았다. 이 회사는 외부에서 필요한 탄소배출권을 구매한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의 3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둥펑자동차(東風汽車)가 마이너스 크레딧 3위에 올랐고, 일본 혼다자동차와 둥펑자동차(东风汽车)의 중국 합작사 둥펑혼다가 마이너스 크레딧 4위를 기록했다. 토요타와 현대차, 기아 등도 소폭의 마이너스 크레딧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존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던 기업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마이너스 크레딧을 상쇄하려면 신흥 전기차 업체들로부터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연기관 차를 빠르게 판매해 수익을 늘려야 하지만, 내연기관차의 판매 확대는 곧 마이너스 크레딧으로 되돌아온다. 내연기관차에서 나온 수익이 모조리 벌금을 치르는 데 쓰일 형국이다.

연료 소모가 많은 고연비 차량의 생산을 줄이고, 신에너지 차량의 연구 개발을 늘리는 등 신에너지차에 대한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신에너지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는 초기 단계에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설령 신에너지차 분야에 뛰어든다 해도, 신에너지 춘추전국시대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시간과 자본이 충분해야 한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 차량 할당량을 2023년 18%에 도달할 때까지 매년 2% 포인트씩 증가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해 자동차 업체들의 신에너지차량 판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은 206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2030년쯤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하는 탄소 피크(Caron Peak)에 도달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해당 목표 달성을 위해 2025년까지 저탄소 경제 기초를 다시기 위한 산업 및 에너지 구조조정을 하고 중점 업종에서 에너지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중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은 당국의 목표에 발맞추기 위해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나섰다.

텐센트는 2030년까지 운영 및 공급망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소비전력을 100% 친환경 전력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데이터 센터 및 건물의 전력 소비로 인한 탄소 배출량 감소·인프라 자재, 서버 등과 같은 공급망의 간접 탄소 배출량 감축·임대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 줄이기 등이 포함됐다.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안(貴安)신구에 있는 텐센트의 데이터센터. [사진 신화통신]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안(貴安)신구에 있는 텐센트의 데이터센터. [사진 신화통신]

텐센트는 또 아이슬란드의 산학협력기관 카브픽스(Carbfix)와 함께 중국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CCUS) 시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 최초의 프로젝트로 2년 이내로 이산화탄소를 지하 광물로 바꿈으로써 자연적이고 영구적인 저장 솔루션을 제공한다. CCUS 또는 탄소포집저장(CCS)은 산업의 폐가스 또는 대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는 데이터센터용 액체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성능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소비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 레노버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 있는 레노버 제조기지에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고 유휴 시간을 줄여 연간 2천696MWh(메가와트시) 이상의 전기를 절약해 준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2천 톤을 줄이고, 연간 11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에 맞먹는 효과다.

레노버 허페이 스마트 제조 기지. [사진 레노버]

레노버 허페이 스마트 제조 기지. [사진 레노버]

화웨이는 지난달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21'에서 탄소 제로 네트워크를 공개했다. 해당 네트워크는 통신업자들로 하여금 에너지 비용 절감, 친환경 전력 생산 증가, 일상 서비스에서의 탄소중립 등을 실현할 수 있게 한다.

중국 당국의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모든 산업이 긴장하고 있다. 100여 년 동안 유지돼 온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 산업은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2035년, 순수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신에너지차의 생산을 끌어올리겠다는 중국 당국의 목표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차이나랩

차이나랩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