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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우리집] 견과류·빵·아이스크림 같은 간식, 알고 보니 콜레스테롤 수치 높이는 주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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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고혈압·당뇨병과 함께 3대 만성질환 중 하나인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은 동맥경
화·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의 주범이다. 환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고지혈
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6년 175만4981명, 2018년 200만7318명, 2020년 226만8620명으로 4년 만에 29.3% 늘었다.
콜레스테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는 콜레스테롤에 대한 잘못된 지식도 한몫한다. 콜레스테롤과 관
련된 대표적인 오해를 짚어봤다.
글=류장훈 기자, 도움말=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기영 교수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을수록 좋다?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질단백질)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근데 기본적으로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따라서 너무 부족하면 세포에 문제가 생긴다. 문제가 혈관 쪽이라면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뇌혈관에 생기면 뇌출혈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면역력 저하와 암 위험이다. 정상 세포가 깨져서 이상세포가 되는 것이 암이다. 또 세포 문제의 대상이 면역세포인 경우에는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 따른 암 발생과 면역력 저하 가능성은 의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LDL 콜레스테롤은 130㎎/dL 미만을 정상으로 보고, 100㎎/dL 미만을 적정한 것으로 보지만 아주 낮았을 때의 문제는 연구된 바가 별로 없다.

생활습관 관리만 잘하면 걱정 없다?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과정은 이렇다. 먹은 음식에 있던 콜레스테롤은 지단백 분해 효소에 의해 유리지방산으로 된 뒤 체지방이나 근육으로 저장되고, 나머지는 간으로 이동해 간과 장에서 순환한다. 근데 이 순환 과정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들어갈 때 문지기 역할을 하는 수용체(저밀도지단백 수용체·LDLR)가 있다. 이 수용체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에 남아 혈중 농도가 높아진다. LDL 콜레스테롤 수용체의 유전자 결함으로 생기는 문제다. 선천적 질환인 ‘가족성 고지혈증’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고 기본적으로 많이 먹지도 않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다. 이들의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10배 높다. 생활습관 교정으로는 안 되고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 부모에게 이 질환이 있으면 혈액 검사를 통해 본인의 가족성 여부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고기, 기름진 음식 안 먹으면 괜찮다?

보통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식습관으로 생각하는 것이 고기와 기름진 음식이다. 하지만 의외의 음식이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일 수 있다. 탄수화물이나 과일에 포함된 당이 결과적으로 몸속에 쌓이면 지방으로 저장된다. 채식주의자라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비만이 생기는 이유다. 간식류로 많이 먹는 땅콩 같은 견과류, 빵, 아이스크림도 콜레스테롤을 높인다. 콜레스테롤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 모르고 먹게 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특히 흡연자라면 식습관의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흡연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강력한 요소다.

먹는 식품의 콜레스테롤, 함량으로 결정된다?

혈관에 쌓이는 콜레스테롤의 출처 중 하나가 음식 섭취이긴 하다. 하지만 이는 2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간으로 이동한 뒤 장으로 순환한다. 간과 장에서 순환하면서 콜레스테롤이 생성된다. 오히려 높은 콜레스테롤의 주원인은 이 같은 내부 순환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음식이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75%는 음식 섭취와 관계없이 간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의 양이 늘어나면 간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양이 줄어들고 반대로 섭취하는 양이 적어지면 간에서의 생성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 번 검사받았는데 정상이면 안심?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는 제대로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콜레스테롤만 확인하는 데에는 공복일 필요가 없지만 중성지방 측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12시간 이상 공복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또 반복적으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제대로 검사해 여러 번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믿을 만하다는 얘기다. 반복적인 검사에서 기준치를 벗어났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전적 요인 등 위험 요인이 없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 경우에는 콩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추가 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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