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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입국 때 격리면제, 하와이 여행 상품만 90억원 팔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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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금이 기회다 싶어요. 걱정도 되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커요.”

결혼을 앞둔 홍모(33·여)씨는 5월 초 신혼여행을 위해 예약해 두었던 제주도 숙소와 항공 티켓 등을 취소하고 하와이행 일정을 다시 짜고 있다. 2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정부 방침이 시행되면서다. 홍씨는 “코로나 시국에서 신혼여행은 당연히 제주도로 생각하고 있었고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예식을 얼마 안 남기고 해외입국 격리가 해제된다고 해 부랴부랴 변경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해외 입국자는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해 사실상 해외여행을 막는 족쇄가 됐다. 직장인 김모(29)씨는 “5월 초에 해외여행을 생각 중이다. 그간 답답했는데 다행이고 기대가 된다”고 했다. 신모(28)씨는 “11월에 모아둔 돈으로 해외여행을 갈 예정이다. 격리가 풀려 좋지만, 그때 방침이 또 바뀔까 봐 불안하다. 현 방침이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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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예약·문의는 급증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격리해제 발표 이후 3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해외여행 상품 예약 건수가 그 전주에 비해 300%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가 큰 해외패키지 여행보다는 신혼부부들의 허니문 상품이나 골프 상품 등 소규모 상품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사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허니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해 2인 동시 예약 시 최대 20%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해외항공권 예약이 전월 대비 234%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한 홈쇼핑 채널에서 진행한 ‘하와이 패키지여행 상품’은 방송 편성 1시간 만에 약 1200건이 넘는 고객 주문과 90억원이 넘는 주문 금액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홈쇼핑 관계자는 “격리 면제로 여행심리가 풀렸고 오랫동안 해외여행을 못 가셨던 분들이 많다 보니 앞으로 매출이 더 오를 거라 본다”고 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세와 항공 운항 노선의 제한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원하는 이들의 심리와 자가격리 해제가 맞물리며 관심이 폭발했지만 오미크론 확진 추이가 계속되며 결정을 고민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항공 운항 노선이 아직 다 재개된 것이 아니라서, 이르면 5월부터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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