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용산 대통령 시대…혼선 없게 철저 준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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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소통 위해 50일간 연쇄 이전하기로    

정권 초 안보 공백, 세금 낭비 없어야

용산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 짧게 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0여 년, 길게 보면 조선 이후 600여 년 만의 변화다. 새 대통령 집무실이 마련될 용산 국방부 청사 주변엔 낮은 담을 두른다고 한다. 미국 백악관 같은 공간으로의 변신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내려와 시민과 만나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일하는 대통령제 국가, 또 나중에 헌법이 바뀌어서 총리가 역할을 대신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국가의 최고의사 결정을 하는 그 정치인이 일하는 모습을 국민이 언제든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또 그렇게 노출돼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약으로 제시했던 광화문 이전에 대해선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시민들에겐 재앙”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소통을 위해 청와대를 나와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대통령들이 집무실 이전 의사를 피력했을 정도로 지금의 청와대는 비정상적으로 권위주의적 공간이다. 대통령이 국민과는 물론이고 참모들과도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임기 시작이 50일 남은 시점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인정했듯, 여전히 서두를 일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무정부 상태로까지 여겨지는 코로나19 위기와 불안정한 경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이 혼재한 상황에서 윤 당선인의 우선순위가 집무실 이전이어야 했느냐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국방부 청사 인력의 이동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그러나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집권 첫날 이전’을 결정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50여 일간 청와대의 국방부 청사 이전과 국방부의 인근 합동참모본부로의 이전이 이뤄져야 해 대단히 혼잡할 수 있다. 국방부에선 “24시간 20일 돌려야 이사가 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자칫 실수가 있으면 새 정부의 동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안보 대비 태세에도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민주당 일각에서 이전비가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윤 당선인은 예비비 496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한 푼의 세금도 허투루 써선 곤란하다.

무엇보다 소통을 위해 용산으로 간다지만, 용산으로 간다고 저절로 소통되는 건 아니란 걸 명심해야 한다. 윤 당선인은 어제 기자들 앞에서 직접 발표했고, 45분간 20여 개의 질문을 받았다. “풍수지리나 무속 논란도 있다”는 불편한 질문도 포함됐다. 어제처럼 늘 소통하겠다는 자세를 유지해야 국민도 용산 대통령 시대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