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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경율의 댓글 읽어드립니다

"미향아! 할머니 돈 돌리도" 댓글…윤미향 통장 지적한 그의 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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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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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첫회는 지난달 28일 '돈 문제 흐릿한 진보 호소인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김경율 회계사입니다. 칼럼에 달린 118개의 댓글 중 일부를 골라 김 회계사의 생각을 들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김경율이 고발한다] 칼럼에 붙은 댓글을 배경으로 김경율 회계사 얼굴을 합성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김경율이 고발한다] 칼럼에 붙은 댓글을 배경으로 김경율 회계사 얼굴을 합성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김경율 회계사는 몇 년 전부터 한 공익 법인 감사를 맡으며 ‘수상한 지출’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뼈아픈 사고와 연관된 그 법인의 차량 렌트 비용이 통상적 시세의 세 배가량인 것을 비롯해 문제가 적지 않았습니다. 김 회계사는 “과다 지출을 환수하고 해당 업무를 한 사람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이사회 대다수가 이를 덮으려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정의연 사태’를 떠올리게 했다고 합니다. 김 회계사는 “스스로를 개혁 진보 세력이라 칭하면서 금전 문제가 투명하지 않다”며 “패거리 이익과 자리 지키기가 우선이라는 고백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해도 되느냐”고 아쉬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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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제기한 칼럼에 달린 댓글은 대부분 김 회계사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무조건 김 회계사를 욕하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 악플은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 위트있는 답변을 비롯해 하나하나 친절한 답을 하는 김 회계사 모습을 동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그의 순수한 리액션에 웃음이 빵 터질 겁니다. 이 글 하단에 김 회계사가 직접 뽑은 베스트 댓글도 소개합니다. 어떤 댓글을 꼽았을지 독자 여러분이 댓글을 먼저 읽고 한번 맞춰보시면 어떨까요.

'정파적 온정주의'야 말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입니다. 정의연 사태가 일어났을 때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정의연을 비판하는 이용수 할머니마저 '토착 왜구'로 정의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더 큰 문제는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을 왜곡된 기억으로 치부하며 윤미향 의원을 지지한 여당 의원들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같은 당원이면 무작정 감싸고 보는 태도는 그들이 과연 '개혁 진보세력'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가져갈 자격이 있나 의문이 듭니다. (juse****)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 역시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이 있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 이른바 개혁 진보 세력의 지지 성명이 잇따른 걸 보고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주일이면 아직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도 아닌데 (정의연 지지가) 의아했고, 그럼 이 사람들은 할머니의 문제 제기를 덮어놓고 윤미향 씨를 지지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또, 인지도 있는 분들이 할머니를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것도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미향아! 할머니 돈 빨리 돌리도!(okgo****)
사실 요즘(지난 2월, 3월)도 윤미향 의원에 대한 각종 지지 성명이 나옵니다. 천주교 단체, 기독교 단체 등 종교 단체 중 진보적인 분들이 계속하고 있더라고요. 그분들의 주장은 '그렇게 언론에서 많이 기사를 냈는데도 기소를 못 했고, 기소된 내용도 다 지금 재판 과정에서 죄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입니다.
기소되지 않은 내용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할머니에게 매월 150만원씩 통장에 입금할 때마다 그걸 그날 즉시 내지는 다음날 현금으로 빼돌린 게 한 2년, 3년에 걸쳐서 수억 단위가 됐습니다. 제가 (이 사실을) SNS 통해서 처음 공개했는데 그 돈 다 어디 갔습니까? 할머니들한테는 어떻게 보면 빚 값이고 생명 값인데 그렇게 해서 빼돌린 돈을 돌려줘야 합니다. 이미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많고 한데 이렇게 할머니들의 핏 값을 본인의 어떤 사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써버린 건데, 이거 어떻게 할 건지, 돌려줄 방법이 있는지 상당히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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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회계, 당연한 지적입니다. 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한다면 오히려 호감이 갈 텐데 민주당이 친일, 민주주의를 끌고 오니 반감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지지율 하락도 여기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서 안타깝습니다. (prin****)
회계사가 부각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회계사가) 비리와 부정행위를 발견한 거잖아요. 이 사실을 발견하면 환수 조치하고 징계하면 끝나는 겁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시민 사회 개혁 진보 세력들은 이런 일들이 나오면 덮으려고 하는지, 없는 일로 하는지 별문제 아닌 거로 치부하는지 참 의문입니다.
사실 저도 집사람 모르게 계좌 하나 있거든요. 유용하게 쓰고 있는데 그게 드러나면 잘못했다고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면 투명해지고 좋거든요. 왜 안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의문입니다.
단체를 만든 것들은 돈을 빼먹는다고 보면 됩니다. 뭘 시민단체? 시민단체도 어용이고 진보라서 돈 빼먹는 겁니다. 그러니 저렇게 앞장서서 방패막이하지. 그걸 믿는 놈들이 바보 아닙니까?(phat****)
상당히 뼈 아픈 소리입니다. 귀담아들어야죠. 특히 윤미향 사태 이후로 이와 같은 지적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응을 보면 그들은 "우리는 괜찮다. 일부의 문제이다. 그걸로 왜 또 활동 자체를 부정하려고 하느냐"고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회계사 직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도 "야 회계사라고 하는 직업은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의견 준다며?"라는 말 듣습니다. 사실 문제 되는 건 일부이지만, 회계사라는 이유로 이런 지적을 듣는 것도 아프게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로부터 자유로워"라고 하는 건, 자신을 바꿔나갈 기회를 상실하는 거 아닌가 싶거든요. 그리고 자칫 그 말 속에는 나와 그 사람을 구분하지만, 얼마든지 암묵적인 연대 의식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상이나 도덕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정치인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탄핵 정국 이후 진보 세력들은 도덕성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정의연 사태, 광복회 사건에서 드러났듯 알고 보니 진보 정치인, 나아가 시민단체도 그들이 내세웠던 도덕성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luke****)
맞습니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 아쉬웠던 것 중의 하나가 '견제와 감시'입니다. 사람이라면 '의도된 부정'과 '의도치 않은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의도치 않은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견제와 감시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민 사회 일각과 제 주변의 활동가들은 견제와 감시를 본인들에게만큼은 극도로 적용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상대를 적대시합니다. 장애우분들에 대한 발언이나 여성들에 대한 혐오 발언들을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언론에는 '기레기'라며 모멸적인 발언을 일삼는 것처럼요.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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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공개가 안 되고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문화가 단체나 개인을 병들게 합니다.(sbpa****)
이번 정부 들어서 제가 수차례 말한 바입니다. 정보 공개가 훨씬 안 되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하나만 예를 들어볼까요. 공소장 공개가 과거에는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었었는데 지금은 첫 번째 재판이 열릴 때까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장동 사건만 하더라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국정감사 기간이 열리기 2,3일 전에야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상당히 비민주적인 그런 조처라고 생각합니다. 반대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문화는 우리 사회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