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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오겜 찾기 나선 디즈니+ "K드라마에 큰 투자"

중앙일보

입력

 제시카 캠-엔글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콘텐츠 및 개발 총괄의 뒤로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자사 브랜드의 최근 대표작 이미지가 보인다. 맨오른쪽이 한국 드라마 '설강화'로,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는 '타이타닉' '엑스맨' '나홀로 집에' '심슨 가족' 등과 함께 디즈니 산하 '스타' 브랜드로 묶여 서비스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시카 캠-엔글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콘텐츠 및 개발 총괄의 뒤로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자사 브랜드의 최근 대표작 이미지가 보인다. 맨오른쪽이 한국 드라마 '설강화'로,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는 '타이타닉' '엑스맨' '나홀로 집에' '심슨 가족' 등과 함께 디즈니 산하 '스타' 브랜드로 묶여 서비스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가 제2의 ‘오징어 게임’ 찾기에 나섰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트 및 개발 총괄 제시카 캠-엔글은 17일 한국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투자가 아시아 내 어떤 언어 드라마보다 훨씬 큰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아시아 국가가 자국 콘텐트를 가장 선호하지만, 전체적으론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지도와 인기가 동남아‧북아시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다.

디즈니 아태지역 콘텐츠·개발 총괄 #작심 디즈니+, 넷플릭스 제칠 무기는 #"올해 디즈니 콘텐트 총 투자 40조원… #아시아서 인기 한국 드라마에 큰 투자"

디즈니는 올 한 해 콘텐트에만 330억 달러(약 40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다. 스포츠 중계권 확보 비용을 포함해서다. 이는 올해 넷플릭스의 자체 콘텐트 투자금액인 170억 달러의 2배 규모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선두주자 넷플릭스를 바짝 따라붙은 디즈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캠-엔글 총괄은 “어느 정도가 아태 지역에 배분될지 공개할 수 없지만 한국 드라마에 큰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디즈니+가 넷플릭스를 견제할 무기로 한국 드라마를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콘텐트 강점? K팝·패션·스토리·제작역량"

캠-엔글 총괄은 디즈니 합류 전 베이징‧홍콩 기반의 독립영화 제작자로 출발해 HBO아시아 오리지널 프로덕션 총책임 등을 거친 베테랑이다. 그는 한국 콘텐트 산업의 장점으로 ▶K팝의 인기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산업 ▶스토리텔링의 힘 ▶성숙한 제작 역량 등을 꼽았다.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그리드'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그리드'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그는 “K팝 스타가 프로그램‧쇼에 출연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마케팅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 한국 스타의 헤어스타일‧메이크업‧패션은 전 세계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 “TV‧영화 제작 산업에 있어 한국만큼 탁월한 역량을 갖춘 곳은 거의 없다”고 했다. "시스템이 잘 구축돼있을 뿐 아니라 작가‧진행자‧감독‧제작자 등 뛰어난 전문가들이 많아 전체 산업이 활기 넘치고 성숙하면서도 수익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유재석·강풀·최민식…스타 품은 디즈니+

디즈니+는 올해 12편의 오리지널을 포함해 20개 이상의 한국 콘텐트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유재석의 서바이벌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부터 강풀 작가 웹툰 원작의 초능력 히어로물 ‘무빙’, 배우 최민식의 드라마 복귀작 ‘카지노’ 등이다. 캠-엔글 총괄은 “디즈니 브랜드가 가족용이란 인식이 해당 시청자층을 끌어당길 수 있는 강점이 있지만 그게 디즈니플러스의 전부란 것은 오해”라면서 “디즈니플러스에선 좀비물 ‘워킹데드’부터 ‘홈랜드’ ‘크리미널 마인드’ 같은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로 제작하는 ‘카지노’도 당연히 가족 시청자를 위한 작품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지난해 11월 한국 상륙한 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부터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등을 보유한 ‘콘텐트 공룡’ 디즈니의 자존심을 구겼다.

넷플릭스식 출시 방식…"유연성 갖고 전략 잡을 것"

디즈니+의 이런 예상 밖 부진이 일주일에 1~2회씩 공개하는 출시 방식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의 경우 한 시즌 에피소드들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시청 몰입감을 높이며 출시 초반 화제 몰이를 해왔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비밀의 숲’ 작가 이수연의 신작 ‘그리드’도 매주 수요일 1회씩 공개했다. 단번에 결말까지 볼 수 없어 답답하다는 시청자 불만도 들려온다. 캠-엔글 총괄은 향후 작품 공개 시기 및 방식에 대해 “소비자가 최우선 순위”라면서 “유연성을 갖고 데이터를 연구‧분석해 국가별로 전략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 글로벌 프랜차이즈 성장 기회"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 흥행으로 감독·배우들이 스타덤에 올랐지만 실질적인 흥행 수익과 권리를 넷플릭스가 독점한 계약 방식이 논란이 됐던 터다. 이에 디즈니플러스의 입장을 묻자 캠-엔글 총괄은 “디즈니는 상당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이고 창작자에게 인센티브‧제작비를 어떤 경쟁자보다 넉넉하게 제공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창작자들이 더 열망하는 것은 그들의 뛰어난 창작물을 세계 무대에 선보일 기회라고 본다”라며 기존 글로벌 OTT들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어 디즈니플러스만의 차별화한 경쟁력으론 “콘텐트 창작 주체로서 디즈니의 100년 역사”를 내세우며 “디즈니는 뛰어난 작품이 더 거대한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할 수 있다. 게임‧장편영화나 테마파크 놀이기구로도 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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