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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고한 '北 괴물 미사일'은? "엔진 3개 묶어 사거리 증대" [Focus 인사이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ㆍ미 군 당국이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의 북한 미사일 발사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0인 화성-17형에 대한 성능시험이었다고 발표하며 추가 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은 16일 또다시 세 번째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북한의 신형 ICBM인 화성-17형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바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렸다. 노동신문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북한의 신형 ICBM인 화성-17형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바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렸다. 노동신문

화성-17형은 북한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처음 선보였던 초대형 ICBM이다. 미국의 강력한 대북 경고에도 불구하고 어떤 식으로든 조만간 다시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할지라도 위성 발사체가 화성-17형 ICBM 엔진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신형 ICBM 시험 목적은 분명하다.

화성-17형 미사일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1만 3000㎞급 화성-15형보다 길이와 직경이 모두 커진 2단형 초대형 ICBM이다. 북한은 이 미사일에 대해 2021년 1월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 보고에서 “더 위력한 핵탄두와 탄두조종능력이 향상된 전지구권타격로케트”로 표현했다. 또한 “1만 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해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하겠다”라고 했다.

백두산 엔진 3개를 묶어

2020년 10월 열병식과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 등장했던 화성-17형 미사일의 한정된 사진만으로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1단 엔진과 연결되는 로켓 끝단 부분에 보이는 붉은 색 포트(red ports)는 전체 엔진 홀(engine holes)이 4개가 아니라 6개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은 화성-17형 1단 엔진이 화성-15형 엔진(백두산-B) 3개를 클러스터링한(묶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독일의 노베르트 브릐게는 열병식 사진 분석을 통해 화성-17형이 노즐(분사구)이 6개일 것으로 추정했다. b14643.de

독일의 노베르트 브릐게는 열병식 사진 분석을 통해 화성-17형이 노즐(분사구)이 6개일 것으로 추정했다. b14643.de

백두산-B 엔진 3개를 클러스터링했다면 추력은 240tf(톤포스ㆍ240t의 중량을 밀어올리는 힘)로 추정할 수 있다. 화성-17형뿐만 아니라 북한이 발사할 새로운 대형 위성발사체(은하-X)의 1단 발사체 용으로 개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클러스터링은 사거리 증대뿐만 아니라 한 개의 대용량 엔진을 사용할 때보다 진동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구조적인 면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엔진 중 하나라도 결함이 발생하는 경우 추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비행이 쉽게 불안정해지고 실패할 수 있다. 즉, 화성-15형 ICBM에 사용된 백두산-B 엔진의 신뢰성을 90%로 가정하고 3개의 엔진을 클러스터링했을 때 화성-17형의 신뢰성은 73%로 떨어진다.

화성-17형의 크기에 대한 평가, 특히 직경은 2.4~3.0m까지 다양하다. 독일의 노베르트 브뤼게는 직경과 길이를 각각 3.0m와 27m로 보고 있다. 이는 화성-15 ICBM보다 각각 25% 및 17% 정도 커진 것이다.

반면 영국의 마이클 엘먼의 평가는 직경 2.4~2.5m, 길이 24~25m로 브뤼게와 큰 차이가 있다. 직경이 2.4~2.5m라면 이것은 백두산-B를 2개(160tf) 클러스터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핵탄두 4개까지 실을 수 있어

페이로드 무게는 2500~3000㎏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화성-15형 페이로드 보다 두 배 이상이다. 대형 단일 핵탄두 또는 4개 이상의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크기다.

국방발전전람회장에 마련된 스크린에는 지난해 당 창건 기념일에서 공개한 신형 ICBM을 ‘화성-17형’으로 부르는 장면이 나왔다. 전시된 주황색 뽀족한 모양의 미사일은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유튜브 캡쳐.

국방발전전람회장에 마련된 스크린에는 지난해 당 창건 기념일에서 공개한 신형 ICBM을 ‘화성-17형’으로 부르는 장면이 나왔다. 전시된 주황색 뽀족한 모양의 미사일은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유튜브 캡쳐.

탄두의 외형은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탄두와 디코이부터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까지 다양한 잠재적 능력을 가늠하게 한다.

그러나 MIRV 기술 개발은 쉽지 않다. 북한이 어느 정도 성숙한 수준의 탄두 소형화와 유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할지라도 다탄두 분리 기술을 획득하고, 또한 부스트 단계 이후 재진입체를 운반하고 분리시키는 PBV를 개발해야 한다.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ICBM을 위한 MIRV를 완성하는데 5년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성-17형은 개발 단계이지만 다른 ICBM(화성-14형, 화성-15형)은 초기 전력화 단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뢰성과 정확성을 늘리고, 새로운 페이로드 유형(MIRV·디코이·레이더 재머 등)을 개발해야 한다. 궁극적으론 고체연료 ICBM 개발 등과 같은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심각히 고민해야 할 때다. 맞대응식 군사 중심의 대응으로는 천문학적 국민 혈세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다. 국가 차원의 포괄적 안보관점에서 시스템적으로 구상하고 실행하는 전문가의 시스템적 접근과 단계별 적응형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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