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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된 윤여정, 아들로 나온 배우 정체에 놀란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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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사진 애플TV+]

'파친코' [사진 애플TV+]

“이민자 얘기지만 ‘미나리’와 달라요. 이름은 비슷해도 이 여자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죠.”

영화 ‘미나리’의 외할머니 순자에 이어 드라마 ‘파친코’에서 재일교포 선자가 된 배우 윤여정(74)의 말이다. 애플TV+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홍보차 미국 LA에 간 그와 배우 이민호, 김민하, 진하가 18일 현지에서 한국 취재진과 화상 간담회를 가졌다. 일정상 이날 불참한 재미교포 저스틴 전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은 코고나다 감독, 각본을 겸한 수 휴 등 총괄 프로듀서들도 함께 참석했다.

25일 베일 벗는 애플 드라마 '파친코' 간담회

‘파친코’는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토대다.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에서 출발해 1989년 일본‧미국을 오가는 한국 이민자 가족 4대의 이야기를 선자를 중심으로 70년에 걸쳐 펼쳐냈다. 윤여정과 신인 김민하가 각각 노년기와 젊은 시절 선자를 연기했다. 일본에서 파칭코 하는 아들 집에 사는 나이든 선자는 뉴욕에서 일하는 손자 솔로몬(진하)이 찾아오며 자꾸만 과거를 추억한다. 그 시절 영도의 허름한 하숙집 딸 선자는 야심가인 중개상인 한수(이민호)와 불나방 같은 사랑에 빠져든다.

윤여정이 ‘미나리’에 이어 미국에서 활동하는 재미교포 감독들과 작업한 두 번째 작품이다. 그는 “역할을 받으면 리서치를 많이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원작 소설은 다 읽었다. (연기하는) 매 순간에 집중했다”고 했다. 코고나다 감독이 “윤여정의 얼굴은 한국 역사가 담긴 지도”라며 “카메라 앞에 계실 때마다 감동했다. 섬세한 표정과 연기력, 미스터리함을 더 많은 장면에 담고 싶었다”고 칭찬하자 그는 “나이 탓이다. 내가 오래 살았다”며 쑥스러운 듯 영어로 받아쳤다. “저같이 오래 연기한 사람은 개인적인 경험이 몸속에 다 녹아서 도움이 된다”면서다.
그는 또 억척스레 온 가족을 지탱해온 선자의 삶을 두고 “이번 드라마로 재일동포, 자이니치에 대해 알고 놀랐다”고 했다. “제가 자이니치를 잘 몰랐다. 아들로 나온 배우 이라이 소지가 자이니치인데, 그 사람들이 산 세월을 알고 나니 너무 미안했다”면서 “우리가 독립되자마자 한국전쟁이 있었고 정부가 잘 돌보지 못했다. 아무 데도 속한 사람이 아닌 채로 산 세월을 알고 나니까, 그 세월을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데 ‘큰일 났네’ 그랬다. 이 드라마에서 역사를 많이 배웠다. 우리 한국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가 몰랐던 게 많았더라”고 했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왼쪽부터)배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진하가 코고나다 감독 및 수 휴 총괄 프로듀서 등 제작진과18일 한국 취재진과 화상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애플TV+]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왼쪽부터)배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진하가 코고나다 감독 및 수 휴 총괄 프로듀서 등 제작진과18일 한국 취재진과 화상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애플TV+]

윤여정은 특히 방대한 원작 소설을 스크린에 압축해 낸 수 휴 총괄 프로듀서의 각본을 칭찬했다. 원작에 없던, 중요한 장면까지 새로 만들어냈다면서다. “내가 소설가 최인호, 박완서와도 친했는데 많은 소설가가 이야기를 팔면 (영상화된 작품을) 안 보더라. 다 달라져서.(웃음) 근데 ‘파친코’에선 소설에 선자가 고향 방문하는 장면이 없다. 근데 그 장면을 넣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자라면 한번 고향에 돌아오고팠을 것 같다. 아들하고 그 사랑했던 아버지 무덤을 찾아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아홉 살 선자가 해녀(처럼 물질) 할 때 아버지가 (뭍에서) 같이 숨 쉬어주는 장면에서 울었어요, 나. 한국인의 사랑이잖아요. 수가 넣은 그 신, 같이 자란 복희 언니 만나는 신, 정말 수 휴한테 감사했어요. 내가 (연기를)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에 회상 장면이 워낙 많아 시청자가 헷갈릴까 봐 걱정이라는 그는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넘으라” 했던 봉준호 감독의 말을 인용하며 “그것만 조금 넘어가면 우리 역사를 알 수 있다”며 드라마에 만족감을 표했다.
총 8부작으로 제작된 ‘파친코’ 시즌1은 오는 25일 1~3회를 한꺼번에 공개한다. 이후 4월 1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1편씩 새 에피소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파친코' [사진 애플TV+]

'파친코' [사진 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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