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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인생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우리 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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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의〈전통주 테라피〉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의 ‘한국술 카운슬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답답함은 해소하고 취향에 맞는 한잔 술까지 추천받을 수 있답니다. 우리 술을 ‘힙’하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이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주에 얽힌 ‘썰’과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은 덤입니다.

전통주 테라피 첫 화에서는 대한민국 사회 초년생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우리술을 소개한다. 사진 pexels

전통주 테라피 첫 화에서는 대한민국 사회 초년생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우리술을 소개한다. 사진 pexels

졸업을 무기한 유예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지금 하는 공부가 저와 맞는 것 같지 않고, 다른 걸 찾자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무얼 잘하고 좋아하는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사회에 나갈 생각을 하니 두렵기만 합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건 친구들입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인 친구들과 속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술 한잔 마시면, 그 순간만큼은 웃을 수 있고 위로도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조언을 부탁드려요. 또, 저의 도전 정신을 일깨워줄 술은 뭐가 있을까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꿈이 뭐니?” 누구나 이런 질문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직 좋아하는 분야를 찾지 못했다면 이것만큼 답하기 곤란한 질문도 없죠. 정답이 있는 시험문제처럼 누군가 “너의 길은 이거란다”라고 속성으로 답을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나름의 답을 찾고자 친구들과, 그리고 술과 함께 많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었죠. 하지만 결국 답을 찾는 건 자기 자신의 몫이더군요.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답이죠. 그러니 움직여보세요. 평소 좋아하는 분야라든가 막연하게 눈길이 가는 일이 있다면, 그 일에 대한 확신 여부를 떠나 과감하게 그냥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건 어떨까요? 먼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의 목록을 만든 후, 하나씩 클리어해보세요. 취준생의 마음을 너무 몰라준다고요. 글쎄요, 이름난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에 몰두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번듯한 직업이어도 막상 시작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반면 뭐든 재미있어 보이는 일에 뛰어들다 보면, 우연한 기회에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인생이란 그런 거니까요.

실제로 제가 알고 있는 양조장 대표님들만 놓고 봐도, 독특한 커리어를 갖고 계신 분들이 꽤 있습니다. 사진가·변호사·복서·건축가·사진 기자·환경운동가 등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제2의 직업으로 양조의 길에 뛰어든 분들의 술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 맛있는 술을 맛보면서, 작은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① 시골로 떠난 실력파 건축가의 도전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

건축가 출신의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 대표. 사진 이지민

건축가 출신의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 대표. 사진 이지민

박준우 대표는 중국을 누비며 수천억 원짜리 건축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한, 그리고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 건축가입니다. 그런 그가 귀촌을 택하고 통영의 미륵도 야솟골에 자리 잡았죠. 이곳에서 그는 아내와 함께 제철 해산물을 요리로 선보이는 레스토랑 ‘야소주반’을 운영하며 술 빚기에 심취했습니다. 독특한 점은 독학으로 술을 빚었다는 점입니다. 독학이라고는 하지만 과정은 무척 치밀하고 체계적입니다. 각기 다른 주변 환경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누룩과 쌀, 물의 배합을 달리해 술을 빚고 얻은 결과를 표로 정리했다고 하죠. 계절별, 환경별로 콘크리트 배합비율이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한 방법이라고 하네요. 그렇게 7년간 쌓아온 130여 회의 술 빚기 공식 중에 천연 탄산이 잘 함유된 32번째 레시피를 적용해 2021년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를 완성했습니다. 지리산의 친환경 쌀과 야솟골의 청정 지하수, 해풍으로 법제한 누룩 그리고 직접 설계한 발효실을 통해 완성한 천연 탄산 스파클링 막걸리입니다.

도수 6.5%, 용량 930mL, 가격 2만7000원. 사진 이지민

도수 6.5%, 용량 930mL, 가격 2만7000원.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탄산이 가득 살아 있는 막걸리라 경쾌하고 담백한 맛을 지녔습니다. 통영 야솟골 청정 지하수의 미네랄리티가 술에 고스란히 담겨 뒷맛이 깔끔하죠. 인공 감미료도 일절 들어가지 않았답니다. 이 막걸리는 꼭 스파클링 와인잔에 따라,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즐겨보세요. 지금 시즌에는 가리비구이가 딱 좋겠습니다.

② 한국와인의 챔피언을 꿈꾸는 전직 프로복서의 ‘크라테 와인’

프로복서로 활동했던 '크라테 와인' 대표. 사진 이지민

프로복서로 활동했던 '크라테 와인' 대표. 사진 이지민

백승현 대표는 고교 시절 아마추어로 권투를 시작해 프로복서로 활동하다 보안회사 경호원으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도 구릿빛 피부에 군살 하나 없는 근육질 체구를 자랑합니다. 복서와 경호원을 잇는 다음 이력은 와이너리의 대표입니다. 와이너리가 있는 곳은 김천입니다. 경북 김천 수도산 500m 고지에 있는 ‘수도산 와이너리’입니다. 그는 1만 8000㎡ 규모의 밭을 직접 관리하며 산머루를 포함한 다양한 품종의 포도와 과실을 유기농으로 재배해 와인을 생산합니다. 그중 유명한 것이 포도과에 속하는 산머루로 만든 크라테 와인입니다. ‘한국의 아마로네 와인(독특한 제조방법으로 만들어 강한 맛을 내는 이탈리아 북쪽 발폴리첼라의 고급 와인)’으로 불리며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았죠. 이번에는 이미 이름을 알린 산머루 와인 대신 자두 와인을 소개할까 합니다. 김천 지역의 자두는 맛이 좋기로 유명한데, 특유의 상큼한 향과 새콤달콤한 감칠맛, 청량감과 산미의 여운이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에요. 홍로센 자두, 후무사 자두, 추희 자두의 세 가지 품종으로 만들며 씨를 빼고 착즙한 후, 스테인리스 통에 3개월 이상 저온 발효시켜 완성한 와인입니다.

도수 8.5%, 용량 375mL, 가격 2만원대. 사진 이지민

도수 8.5%, 용량 375mL, 가격 2만원대.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아름다운 오렌지색을 띠는 크라테 자두 와인은 자두 특유의 향이 잘 살아 있고, 비타민C 함량이 높은 자두의 성분도 그대로 함유돼 있죠. 와인의 묵직한 정도와 풍미를 나타내는 ‘바디’는 미디엄 바디(Medium bodied Wine)에 해당합니다. 자두 특유의 산미가 있어 한 모금 머금으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피니시(finish) 즉 뒷맛도 깔끔합니다. 입맛이 없을 때 냉이나 달래, 돌미나리 등의 봄나물로 전을 부쳐서 함께 곁들여 보세요.

DRINK TIP 전통주 맛있게 마시는 법
▪ 전통주별 잔 사용법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는 신선한 탄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잔’에 따라서 즐기면 좋습니다. ‘크라테 와인’은 예쁜 컬러와 자두의 새콤달콤한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화이트 와인잔’을 이용하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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