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코로나에 관한 한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중앙일보

입력 2022.03.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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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하루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규모인 62만1328명이나 발생한 17일 서울 송파구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숫자를 점검하고 있다. 하루 기준으로 사망자도 4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

하루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규모인 62만1328명이나 발생한 17일 서울 송파구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숫자를 점검하고 있다. 하루 기준으로 사망자도 4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

확진자 62만 명 나와도 사과도, 대책도 없어  

K방역 자랑하던 대통령과 질병청 뭐하나

안타깝고 부끄러운 코로나19 관련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어제 사상 최대인 62만1328명을 기록했다. 전날 누락분이 하루 늦게 반영되면서 하루 새 22만 명이 폭증했다. 누적 확진자는 8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면 바로 확진자로 분류하면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하루 사망자만 어제 429명이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는 1만1481명, 누적 치명률은 0.14%다.

문제는 아직도 코로나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정점을 16∼22일로 예상하고, 이 기간에 일평균 31만∼37만 명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정부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폭증세가 이어져 정점 시점이 더 늦어지고 정점 규모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8일 1000명 선을 넘더니 이후 10일 연속 네 자릿수다. 오는 23일에는 1800명을 웃돌 전망이다.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65.6%(2801개 중 1838개 사용)인데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재택치료자는 192만5759명으로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어 의료시스템 대응 능력도 한계 상황에 이르고 있다.

방역 당국자는 “오미크론 상황부터는 치명률이 낮아지면서 비정상적으로 강화했던 규제를 풀다 보니 서로 다른 메시지가 공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확진자를 억제하는 대응체계에서 위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하고 일상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설명은 충분치 않다. 코로나 치료제는 구경도 할 수 없고 병원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데, 정부는 “오미크론은 독감 수준”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독감이 하루에 60만 명이 감염되고, 사망자가 수백 명에 달하나.

K방역을 자화자찬하던 문재인 대통령은 언제부터인가 아예 뒤로 빠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사과는커녕 해명조차 없다.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다. 이러니 코로나에 관한 한 무정부 상태라는 자조가 나온다.

거리두기 완화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하루 60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지금 시점에 굳이 완화해야 하느냐도 의문이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원칙대로 거리두기 정책을 폈다면 2월 말∼3월 초에 정점을 찍고 확진자 수가 감소했을 텐데 정점은커녕 아직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 거리두기를 잇따라 완화해 발생한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런데도 정부는 거리두기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다. 확진은 알아서 셀프 검사하고, 증상이 심하면 약 사먹으라는 게 전부다. 질병청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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