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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한국인은 소맥, 영국인은 맥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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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 킴의 〈만날 술이야〉 
우리나라 사람만큼 칵테일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요.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아시죠? 그게 바로 칵테일입니다.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고 소주와 사이다를 섞는 것도 칵테일이죠. 주종이 많지도 않은데 우리는 유난히 섞는 걸 좋아합니다. 칵테일 좋아하는 여러분을 위해, 바텐더 호야킴이 매달 맛있는 칵테일 이야기를 전합니다. 따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도 덧붙였답니다. 매일 같은 일상, 똑같은 방구석이라 해도 직접 만든 칵테일 한 잔만으로도 설레는 순간, 멋진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으니까요.

칵테일은 알코올음료를 베이스로 한 혼합 음료이다. 시리즈 첫 번째로 칵테일의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의 칵테일을 소개한다. 사진 pexels

칵테일은 알코올음료를 베이스로 한 혼합 음료이다. 시리즈 첫 번째로 칵테일의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의 칵테일을 소개한다. 사진 pexels

칵테일은 어렵고 복잡한 술이 아닙니다. 알코올음료를 베이스로 부재료를 섞거나, 두 가지 이상의 알코올음료를 섞은 혼합 음료이죠. 칵테일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고 흔히 알고들 있지만, 사실 그 어원이나 기원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칵테일 종주국으로 거론되는 나라들로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있죠.

제게 있어서는, ‘칵테일’하면 영국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영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술을 만드는 증류소가 지역마다 곳곳에 있습니다. 술의 종류도 많고, 오랜 역사와 검증된 맛을 가지고 있죠. 같은 이유로 많은 종류의 칵테일이 만들어지고 표현되어온 역사를 지니고 있죠.

영국에서 칵테일을 먹기 시작한 건 1800년대로 추정합니다. 또 영국인은 칵테일의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죠. 클래식 칵테일은 물론이고 지금 가장 트렌디한 칵테일 이야기를 할 때도 영국이 빠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칵테일 한 잔에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부여하는, 참된 술꾼들입니다. 역사적인 인물을 기리거나 셀럽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담아 칵테일을 개발하기도 하며, 특정 집단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한 칵테일로 건배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하니까요.

지난 2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즉위한 지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영국 정부는 6월 2~5일을 연휴로 지정하고 여왕의 ‘플래티넘 주빌리(Platinum Jubilee, 즉위 70주년 기념식)’를 열 예정입니다. 영국의 국가적인 행사를 즐길 겸 여행을 떠나면 좋겠지만, 어쩌겠습니까. 글로벌한 바이러스가 여행길을 막고 있으니 말이죠. 아쉬운 마음을 저와 함께 집콕 칵테일로 달래보시죠. 영국 왕실과 관계되고 또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칵테일을 모아봤습니다.

① 여왕님이 즐기는 우아한 낮술 ‘더 퀸즈 듀보넷 칵테일(The Queen’s Dubonnet Cocktail)
영국의 상징과도 같은 엘리자베스 여왕과 관련이 있는 칵테일입니다. 무려 이름에 ‘여왕’이 들어가는 이 칵테일의 원래 이름은 ‘진 앤 듀보넷’이었습니다. 여왕이 즐겨 마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더 퀸즈 듀보넷’으로 명칭이 바뀌었죠. 엘리자베스 여왕은 특히 점심 식전주로 즐겨 마신다고 합니다. 여왕님을 모시고 사는 독자분께 특히 추천합니다.

도수 23.2%, ‘더 퀸즈 듀보넷’은 쌉싸름한 허브와 달콤한 베리가 조화된 맛을 자랑한다. 사진 김형규

도수 23.2%, ‘더 퀸즈 듀보넷’은 쌉싸름한 허브와 달콤한 베리가 조화된 맛을 자랑한다. 사진 김형규

재료 준비
탱커레이(Tanqurey) 진 30mL, 듀보넷(Dubonnet) 60mL, *온더록 글라스(온더록은 글라스에 얼음을 넣고 그 위에 술을 따르는 것을 뜻한다. 온더록에 쓰이는 잔을 온더록 글라스라고 한다. 얼음을 받칠 수 있게 바닥이 두텁고 통이 넓은 잔이다), 레몬 슬라이스 또는 레몬 껍질.

만드는 법
1. 글라스 안에 진과 듀보넷을 순서 상관없이 위의 용량대로 전부 붓는다.
2. 큐브 얼음 2개를 글라스 안에 넣는다.
3. 잘 저은 후, 레몬 슬라이스나 레몬 껍질로 마무리한다.

②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의 취향 저격 ‘크랙 베이비(Crack Baby)’
오랜 역사를 가진 칵테일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 칵테일을 추천하는 이유는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빈이 좋아하는 칵테일이기 때문이죠. ‘보우지스(Boujis)’라는 런던 클럽에서 탄생한 크랙 베이비는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펀치 칵테일입니다. 캐서린이 이 클럽의 단골이었고, 클럽의 시그니처 칵테일 중 하나였던 크랙 베이비를 무척 좋아해 윌리엄 왕자와의 결혼식에서도 이 칵테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여러 사람이 즐기는 대용량 칵테일이지만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레시피를 살짝 변형해봤습니다.

도수 20.11%, 달콤한 블랙베리의 향, 새콤달콤한 패션 푸르트의 맛, 시원한 탄산이 조화를 이루는 ‘크랙 베이비’. 사진 김형규

도수 20.11%, 달콤한 블랙베리의 향, 새콤달콤한 패션 푸르트의 맛, 시원한 탄산이 조화를 이루는 ‘크랙 베이비’. 사진 김형규

재료 준비    

패션프루트 플레이버 보드카 45mL, 샴보드(Chambord) 30mL, 샴페인 90mL, 샴페인 잔 또는 칵테일 잔, 딸기 2알.

만드는 법
1. 칵테일 쉐이커 안에 딸기를 넣고 으깬다.
2. 샴페인을 제외한 재료들을 쉐이커 안에 부은 다음 얼음과 함께 힘차게 흔들어(쉐이킹) 섞어준다.
3. 글라스에 조심스럽게 내용물들을 붓는다.
4. 그 위에 샴페인을 살포시 붓는다.
5. 딸기 가니쉬로 마무리한다.

③ 한국은 소맥, 영국은 맥맥 ‘블랙 앤 탠(Black & Tan)’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맥을 참 좋아합니다. 대한민국에 소맥이 있다면 펍(Pub)의 나라 영국에는 맥맥이 있습니다. 맥주와 맥주를 섞은 술입니다. 블랙 앤 탠이 대표적입니다. 영국 왕실에서도 즐겨 마신다는, 쌉싸름한 스타우트 맥주와 과일향이 나는 에일 맥주를 섞어 만들죠. 런던 여행의 추억을 한 잔 칵테일로 떠올리고 싶다면, 구하기도 쉽고 만들기도 쉬운 블랙 앤 탠이 그야말로 딱입니다.

도수 4.9%, 첫맛은 쌉싸름한 스타우트 맥주 맛이 반겨주고, 뒷맛은 과일향이 풍부한 에일 맥주가 목넘김을 부드럽게 해주는 ‘블랙 앤 탠’. 사진 김형규

도수 4.9%, 첫맛은 쌉싸름한 스타우트 맥주 맛이 반겨주고, 뒷맛은 과일향이 풍부한 에일 맥주가 목넘김을 부드럽게 해주는 ‘블랙 앤 탠’. 사진 김형규

재료 준비

스타우트 맥주 250mL, 에일 맥주 250mL, 하이볼 글라스 또는 맥주잔.

만드는 법
1. 에일 맥주를 잔 안쪽 벽을 따라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반 정도 부어준다.
2. 글라스를 살짝 기울여서 ‘스타우트 맥주를 조심스럽게 에일맥주 위에 얹는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부어준다.

DRINK TIP 칵테일 맛있게 마시는 법
▪ 음악 페어링
All about that bass - Postmodern jukebox European tour version
▪ 보관 방법
냉동실에 글라스를 보관해두면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어요.
진(Gin)은 실온에 보관할 수 있으나 냉동실에 보관 후 마시면 훨씬 더 부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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