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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크닉]기업가치 3조 당근마켓의 꿈은 동네 사랑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당근하세요?

브랜드 소개팅 전문 정세희입니다. 이웃 간 중고 직거래의 일상화를 이끈 주역. 창립 이래 7년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가치 3조원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회사. 두근두근 당근마켓과의 소개팅 시작합니다.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

프로필

· 생년월일 : 2015년 7월 15일

· 가족관계 : 당근 페이, 영국·캐나다·미국·일본 등에 유학 중인 Karrot

· 꿈 : 글로벌 No. 1 지역생활 커뮤니티

· 이상형 : 따뜻한 동네 이웃 누구나

· 인맥: 2300만명 가입자 (2022년 2월 기준)

· 기타 스펙 : 국내 16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첫인상

오늘 소개팅에 나온 건 당근마켓 '동네생활' 담당자예요. 당근 하면서 덤을 슬쩍 챙겨주는 인심 좋은 동네 사람 같은 인상이었어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 꽤 진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궁금하시죠?

당근마켓 페북보다 더 자주 사용하는 이유

최근 당근마켓을 페이스북 보다 더 자주 사용한다는 통계가 최근 나왔어요. 한국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도 선정됐고요. 당근마켓은 “단순 중고 거래를 넘어 ‘지역생활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게 주효했다”고 말했어요.
처음엔 GPS 위치인증을 기반으로 진짜 이웃끼리 믿고 거래하는 서비스로 입지를 다졌다면, 이제는 소통의 장이자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겁니다. 당근은 이웃을 연결하는 21세기 사랑방이 되고 싶대요.

당근은 당근(Carrot)에서 유래된 게 아니다?

실은, 당근마켓이 처음부터 꿈꾸던 게 지역 기반 커뮤니티였대요.
“2015년 판교 지역 중고거래 서비스로 시작했어요. 회사 e-메일을 인증하면 이용할 수 있었는데요. 앱이 입소문을 타면서 회사원 아니어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이 쏟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번호와 GPS 인증을 도입했죠. 그해 10월 ‘당근마켓’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캐롯 아니고요, ‘당신의 근처’라는 뜻이에요.”

개인주의 시대, 왜 동네에 집착해요?

“인간의 삶은 결국 물리적 공간에 터전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동네라는 공간의 기본적인 역할이 희석된 건 맞아요. 하지만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게 생겨요. 식료품이나 생필품 말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려고 해도 구하기 어려운 정보들이 있어요. 갑자기 유리가 깨졌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토요일 오전에 문 여는 약국은 어디인지 등이요.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에선 포털에서 검색해도 안 나오는 얘기들이 공유돼요. 예전에는 사랑방이, 그전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했던 일인데 여전히 필요한 그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올라온 미담글 [당근마켓 캡처]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올라온 미담글 [당근마켓 캡처]

인터넷 지역 카페와 다른 점?

“복잡한 가입절차 없이 누구나 선의를 갖고 도와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어요. 어려운 가입기준을 통과하고 레벨을 올려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 보다 개방적인 곳이요.”

삶의 터전을 공유하는 동네 사람들끼리 느끼는 고유한 정서가 있는 것도 특징이래요.
“당근에선 사람들이 눈이 오면 눈사람, 눈 오리를 만들어 올리고 자체 콘테스트도 열어요. 동네 길고양이 사진도 자주 올라오고요. 인스타나 페이스북에선 볼 수 없는, 동네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죠.”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올라온 미담 글 [당근마켓 캡처]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올라온 미담 글 [당근마켓 캡처]

당근에서 벌어지는 일들

얼마 전 당근마켓에서 치매 노인을 찾아줬다는 뉴스를 본 게 생각났어요. 당근을 들여다보면 세상엔 우리가 놀랄 만큼 따뜻한 사람들이 많대요.
“어느 수험생이 ‘수능 망쳐서 우울해요. 노래 추천해주세요’라고 올렸는데 댓글이 순식간에 수십 개가 달렸어요. 노래 제목만 봐도 어떤 세대인지 알 수 있잖아요. 남녀노소 나서서 위로해주더라고요.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쓰면 빨리 찾으면 좋겠다는 댓글부터 비슷한 걸 무료 나눔 하겠다는 사람까지 줄을 잇죠. ‘사춘기 딸이 저와 말을 안 해요’라는 상담 글에 중학생부터 할머니까지 모여 해법을 논하는 진풍경이 펼쳐져요.”

익명인데 왜 베풀고 싶을까?

대선 때 온라인 공간은 둘로 나뉘어 정말 피곤했잖아요. 똑같이 익명의 디지털 공간인데, 당근에선 어떻게 타인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이 나타나는 걸까요.
“사실 그 이유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어요. 사용자들과 이야기해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누군가에게 받아보니 좋더라’였어요. 우연히 이곳에서 따뜻한 위로, 작지만 중요한 생활 팁을, 정성 가득한 댓글을 받아본 사람은 그 경험을 다시 꼭 나누려고 하는 것 같아요. 따뜻한 마음의 선순환이 당근마켓을 작동하는 큰 힘이죠.”

14일 전국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의 당근페이. [당근마켓 제공]

14일 전국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의 당근페이. [당근마켓 제공]

돈은 어떻게 벌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죠. 창립 이래 국내외 투자금만 2000억원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내리 적자거든요. 그런데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라 아직은 안 버는 것 같아요.
“수익이 발생하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원하는 지역에 광고를 게시하는 ‘지역 광고’가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기보다 연결을 통한 가치 실현, 이용자 경험 등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용자들에게 유익한 서비스 경험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따라오지 않을까요?”

마무리

당근마켓의 본래 꿈이 ‘지역 커뮤니티’였다는 게 새롭지 않으셨나요? 중고거래는 시작일 뿐 당근 안에서 그 지역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쉽게 해주겠다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던 거죠. 동네를 기반으로 전 세계인의 생활필수 앱이 될 준비를 하는 거죠. 귀여운 당근 캐릭터 뒤에 엄청난 야망이 숨겨진 듯하죠?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

소개팅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당근마켓 동네생활 김문주 팀장 인터뷰를 읽어보세요.

이번 소개팅 썰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떠셨어요? 당근마켓 더 만나볼까요, 말까요?

혹시 만나보고 싶은 브랜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비크닉이 대신 만나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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