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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尹 거침없는 '탈제왕'...이번엔 "靑수석비서관 절반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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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강원 동해시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 임시거주지를 방문해 한 피해 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강원 동해시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 임시거주지를 방문해 한 피해 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현재 8명인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절반 가량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특별감찰관 부활, 민정수석실 및 제2부속실 폐지에 이은 이른바 ‘대통령 권한 내려놓기’ 개혁 방안의 일환이다. 청와대 정원의 30%가량도 감축한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기존 수석비서관 중 절반가량을 없앨 계획이다. 이전 정부와 비교해 확실히 슬림화된 대통령 비서실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수석비서관 명칭은 미국 백악관식 모델인 ‘보좌관’ 형식으로 바뀌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 청와대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산하에 정무ㆍ국민소통ㆍ민정ㆍ시민사회ㆍ인사 등 5명, 이호승 정책실장 산하에 일자리ㆍ경제ㆍ사회 3명 등, 모두 8명의 수석비서관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정무와 홍보(국민소통) 수석비서관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안보실이 담당한 안보 보좌 기능도 대통령실에 남는 방안이 확정적이다. 현재 서훈 국가안보실장 산하엔 사실상 수석비서관급인 서주석 1차장(NSC 사무처장), 김형진 2차장이 있다.

수석비서관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할 때 대표적으로 꼽히는 문제점 중 하나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덕에 수석비서관은 차관급이지만 국무위원인 해당 부처 장관보다 실제 더 큰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장관과 달리 수석비서관은 검증 문턱을 보다 수월하게 넘을 수 있어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인사를 임명하는 통로로 활용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수석처럼 중복되는 업무를 정부와 청와대에서 각각 수행해 ‘옥상옥’이란 비판도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2019년 5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보좌진과 식사를 함께한 뒤 걸어서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현 정책실장, 문 대통령, 고민정 대변인, 조국 민정수석, 노영민 비서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2019년 5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보좌진과 식사를 함께한 뒤 걸어서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현 정책실장, 문 대통령, 고민정 대변인, 조국 민정수석, 노영민 비서실장. 연합뉴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총리와 장관이 참석하는 국무회의보다, 수석비서관이 참석하는 수보 회의가 더 주목받는 일은 윤석열 정부에선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정부부처가 맡은 업무의 최종 책임을 지고, 대통령실은 정부 전반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관리에 집중하면 자연스레 책임총리제가 정착될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대통령만이 감당할 수 있는 범국가적, 범부처적 사안에 집중할 수 있는 슬림한 전략조직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수석비서관 절반 감축 계획은 윤 당선인의 대선 당시 공약보단 다소 후퇴한 방안이다. “청와대 해체”를 주장해 온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 민정수석실과 함께 수석비서관 폐지 방안을 담았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라서 어떻게든 수석비서관 폐지를 관철하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정부부처와 대통령실을 연결하는 최소한의 기능은 남길 필요가 있었다”며 “윤 당선인에게 감축 계획을 보고했고, 당선인이 숙고 끝에 승인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전날 지시한 민정수석실 폐지와 관련해서도 필수 기능은 남길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이날 나왔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정권 보위부 역할을 하는 민정수석실은 폐지한다”며 “나머지 고유기능인 법률 보좌와 인사 검증, 여론 수집을 할 비서관실은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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