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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위험 초중고생 2만명...“자살시도 청소년 15%만 치료 경험”

중앙일보

입력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뉴스1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뉴스1

자살 시도한 국내 청소년 중 15%만 병원 치료를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살시도자는 자살 최고 위험군으로 꼽히는데 이들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생명존중시민회의는 1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2년 자살대책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국내외 통계자료들을 분석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195명으로 하루 평균 36.2명, 인구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5.7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2019년 대비 4.4% 감소한 것이며, 정점을 찍은 2011년 대비 17.0% 감소한 것이다.

국내 자살자 수는 감소세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다. 생명존중시민회의는 특히 청소년 자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자살 위험군 초중고 학생은 2만682명에 달한다. 자살 위험군 학생은 2016년 9624명, 2017년 1만6940명, 2018년 2만3322명, 2019년 2만4575명에서 2020년 다소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0년 기준 청소년 자살 시도율은 2.0%로 중학생 2.0%, 고등학생 2.0%이며 남학생 1.4%, 여학생 2.7%로 조사됐다. 자살 시도율은 2018년 3.1%, 2019년 3.0%에 비해 감소했다. 하지만 청소년의 자살 시도후 병원 치료 경험율은 0.3%로 자살 시도자 가운데 15%만이 병원 치료를 경험했고, 85%의 자살 시도자는 병원 치료를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은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전략이 고위험군 관리 중심의 의료 모델로 치우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사회적 자본이 튼튼하게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어야 자살 예방이 가능해진다”라고 지적했다. 생명존중시민회의 이재혁 공동대표는 정부 차원의 자살 대책이 강화되어야 한다며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이 많은데, 이것은 정부가 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신호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생명존중시민회의 임삼진 상임이사는 “2022년 자살대책 팩트시트의 세부항목들은 새 정부가 세계 자살률 4위의 오명을 씻기 위해 국정과제 채택, 자살대책기본법 제정, 대통령 직속의 자살대책위원회 설치 등 범국가적인 생명 정책 변화가 필요함을 웅변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자가 강조한 국격의 회복을 위해 ‘자살예방에서 자살대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사회적 자본의 강화를 위한 범사회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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