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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국 양회(兩會) 뜨겁게 달군 ‘말말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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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지난 11일 폐막했다. 중국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들과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들은 분야별로 다양한 정책 제안을 쏟아냈다. 2022년 중국 양회를 뜨겁게 달군 제안들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자.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5차 회의가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막했다. [사진출처=신화통신]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5차 회의가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막했다. [사진출처=신화통신]

1. 혼인 및 출생/여성 권익 방면

중국은 저 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2016년부터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다. 지난해에는 '세 자녀 허용 정책'까지 도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신생아 수는 공산당 건국 이후 가장 낮은 1062만 명을 기록했다. 이에 이번 양회에서도 저 출생 해결과 관련된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좌) 장쥔팅(張俊廷) 정협 위원 [사진출처=大風號] / (우) 셰원민(謝文敏) 정협 위원 [사진출처=차이징망]

(좌) 장쥔팅(張俊廷) 정협 위원 [사진출처=大風號] / (우) 셰원민(謝文敏) 정협 위원 [사진출처=차이징망]

장쥔팅(張俊廷) 정협 위원은 셋째 아이의 유치원 무료 등원을 제안했다. 최근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며 아이 돌봄 수요가 증가했다. 그러나 비싼 민간 어린이집 비용은 가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그는 국가가 일정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해 셋째 아이가 무료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규모가 큰 회사들에는 자체적으로 무료 탁아 서비스를 제공해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덜어줄 것을 건의했다. 장쥔팅 정협 위원의 제안은 중국 대중들의 큰 지지를 얻어 6일 오전 웨이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셰원민(謝文敏) 정협 위원은 국가가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한 달간 강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출산한 여성의 배우자, 즉 남성도 한 달간 여성과 같이 출산휴가를 보내며 공동으로 양육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 시옹스둥(熊思東)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蘇州新聞] / (우) 쉬핑(徐萍)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텅쉰망]

(좌) 시옹스둥(熊思東)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蘇州新聞] / (우) 쉬핑(徐萍)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텅쉰망]

시옹스둥(熊思東) 전인대 대표는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공립 결혼 중개 조직'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90년 대생이 1억 7000만 명에 달하는데, 이 중 혼인신고를 한 커플은 1000만 쌍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시옹스둥 대표는 중국 청년들의 결혼 및 출산 의욕이 감소하고 시기가 늦춰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청단(共青團), 부녀연합회(婦聯), 노동조합(工會) 등의 단체가 나서서 공립 결혼 중개 조직을 만들고 결혼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쉬핑(徐萍) 전인대 대표는 국산 HPV 2가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 계획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중국도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과 사망률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으며, 발병연령 또한 낮아지는 추세다. 쉬핑 대표는 자궁경부암은 HPV 백신 접종을 통해 효과적으로 예방이 가능하나, 현재 중국 여성들의 백신 접종률이 전반적으로 낮다며 국산 HPV 2가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 민생 방면

민생 방면에서도 다양한 정책 제안이 쏟아져 나왔다.

(좌) 천징위(陳靜瑜)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無錫市人民醫院] / (우) 펑위안(馮遠) 정협 위원 [사진출처=왕이]

(좌) 천징위(陳靜瑜)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無錫市人民醫院] / (우) 펑위안(馮遠) 정협 위원 [사진출처=왕이]

천징위(陳靜瑜) 전인대 대표는 장기 이식 비용을 의료 보험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중국의 장기이식 수술 기술이 최근 몇 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여전히 많은 환자가 수술비 부담으로 제대로 혜택을 못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천징위 대표는 장기이식 수술비 전액을 의료 보험에 포함시켜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도시 평가 기준에 장기기증률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펑위안(馮遠) 정협 위원은 전국에 제3 화장실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공중 화장실 수가 대폭 증가하고 위생 문제가 크게 해소됐지만, 이용객 편의성 증진을 위해 상가와 관광지 등에 제3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3 화장실이란 장애인, 고령자, 유아 동반 가족 등 다양한 여건의 사용자가 모두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주로 아빠가 어린 딸을, 엄마가 어린 아들을, 딸이 노부를, 아들이 노모를 동반할 때 활용된다.

(좌) 야오진보(姚勁波)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바이두백과] / (우) 류구이팡(劉貴芳)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국청년보]

(좌) 야오진보(姚勁波)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바이두백과] / (우) 류구이팡(劉貴芳)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국청년보]

야오진보(姚勁波) 전인대 대표는 주택 임대료의 연간 상승 폭이 5%를 넘지 않도록 제한할 것을 주장했다. 중국 부동산·인력 거래 플랫폼 58퉁청(58同城)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전셋값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대도시에선 새로 정착한 시민 중 70%가 전세에 살고 있고, 이들의 소득에서 주택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30~5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야오진보 대표는 연간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유지해 시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구이팡(劉貴芳) 전인대 대표는 안락사 합법화를 제안했다. 그는 삶이 인간의 권리인 듯 죽음도 인간의 권리이며, 인간은 안락사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고통을 끝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락사 합법화는 지난 2016년 양회 때에도 리페이건(李培根) 전인대 대표가 제안한 바 있다.

(좌) 후웨이(胡衛) 정협 위원 [사진출처=文匯報] / (우) 장성난(蔣勝男)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화망]

(좌) 후웨이(胡衛) 정협 위원 [사진출처=文匯報] / (우) 장성난(蔣勝男)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화망]

후웨이(胡衛) 정협 위원은 현재 중년층 고용이 위협받고 있다며 중국의 일자리 정책이 40대 이상 국민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직원의 나이를 채용·승진·퇴직의 기준으로 삼지 못하게 관련 노동법규를 개정하고, 기업별로 40세 이상 직원 비율을 일정 부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높은 사회적 경험이 요구되는 일부 일자리는 40대 이상에게만 개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장성난(蔣勝男) 전인대 대표는 중국 사회에 만연한 35세 취업 장벽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대부분의 중국 기업이 채용 시 35세의 연령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일부 인터넷 기업은 인력 구조조정 시 35세 이상을 가장 먼저 해고 대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35세가 넘으면 취업이 급속도로 어려워지며, 실직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요즘 중국 청년들의 사회진출 시기를 고려했을 때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중국 청년들은 통상 23~4세에 학부를 졸업하고 26~7세에 대학원을 졸업해 직장을 구한다. 입사 후 2~3년 정도 일하다 보면 결혼 적령기가 찾아오는데, 이때 결혼과 출산으로 잠시 일을 관두고 다시 취업하려고 보면 35세의 연령 제한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에 장성난 대표는 중국의 35세 취업 연령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시에 모든 기업이 이 제한을 없애는 것은 현실성이 없으니,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부터 완화하자고 건의했다. 그는 현재 35세 이하로 못 박힌 공무원 시험 응시 제한 규정을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3. 교육/인터넷 방면

청소년들의 교육과 온라인 게임 관련해서도 여러 정책 제안이 쏟아져 나왔다.

(좌) 간화톈(甘華田)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인민망] / (우) 쉬진(許進) 정협 위원 [사진출처=텅쉰망]

(좌) 간화톈(甘華田)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인민망] / (우) 쉬진(許進) 정협 위원 [사진출처=텅쉰망]

간화톈(甘華田) 전인대 대표는 현행 9년제 의무교육 체제 개편 및 중카오(中考∙고등학교 입학시험) 폐지를 제안했다. 그는 중국 가정의 교육 불안을 해소하려면 교육체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초등학교 6년제는 5년제로, 고등학교 3년제는 2년제로 줄이고, 대신에 고등학교를 의무교육에 포함하자는 내용이다. 중국은 고등학교가 의무교육에 해당하지 않으며, 학생들은 중카오를 봐서 대게는 성적순으로 진학을 결정한다. 그래서 현재 중국 대부분 지역의 일반계 고교 진학률은 5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간화톈 대표는 중카오를 폐지하고 고교 진학을 의무화하자고 주장했다.

쉬진(許進) 정협 위원은 영어를 필수과목에서 빼자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스마트폰의 통번역 앱이 충분히 발달해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영어교육을 폐지하고 그 시간에 음악·체육·미술 등 다른 과목을 가르쳐 학생들의 독립적인 사고와 창의력을 키울 것을 제안했다.

(좌) 천룽(陳勇)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신망] / (우) 리쥔(李君)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신망]

(좌) 천룽(陳勇)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신망] / (우) 리쥔(李君)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중신망]

천룽(陈勇) 전인대 대표는 홍콩 현지 교과서에 중국의 항전역사 내용을 포함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홍콩에 항전역사기념관을 건립하고, 홍콩 현지 교과서에 항전역사 내용을 포함해 다음 세대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평화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외부의 반중(反中)세력에 세뇌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쥔(李君) 전인대 대표는 중국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규제 강화를 제안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가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하루 1시간, 주말에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규제했으나 성인의 신분증을 도용해 회원가입을 하고 게임에 접속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전면 금지하고, 미성년자에게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들에 책임을 물을 것을 제안했다. 그는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을 막기 위해 안면 인식 인증제를 도입하고, 게임을 하는 도중에도 불시에 신분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 유괴/인신매매 방면 

최근 ‘쇠사슬녀’ 사건이 중국인들의 공분을 사며, 이번 양회에선 관련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인신매매 범죄 처벌 강화 요구도 빗발쳤다. 중국에선 최근 장쑤성 쉬저우의 농촌 마을에 팔려온 한 40대 여성이 쇠사슬에 목이 묶여 학대를 당하고, 자녀를 8명이나 낳은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좌) 천웨이(陳瑋)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펑파이] / (우) 장바오옌(張寶艶)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中國吉林網]

(좌) 천웨이(陳瑋)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펑파이] / (우) 장바오옌(張寶艶) 전인대 대표 [사진출처=中國吉林網]

천웨이(陳瑋) 전인대 대표는 유괴와 인신매매는 국가가 중점적으로 단속해야 할 중대 범죄이며 근절을 위해 솜방망이 처벌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장성난(蔣勝男) 전인대 대표는 유괴나 인신매매를 통한 강제 결혼이나 자녀 입양 사실이 드러나면, 그 즉시 혼인관계를 무효하고 유괴자의 친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바오옌(張寶艶) 전인대 대표는 인신매매는 공소시효를 없애고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자고 건의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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