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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난 尹 ‘쉐도우 캐비넷’… 최상목·김태효 등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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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티타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티타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김은혜 대변인은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3개 분과의 간사와 인수위원 9명의 명단을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발표한 추경호 기획조정분과 간사 등 3명을 더하면 전체 인수위원의 절반인 12명이 확정된 것으로, 국정 운영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전례대로라면 인수위원들 중 다수는 내각이나 대통령실에 합류한다. 인수위가 ‘쉐도우 캐비넷’(shadow cabinetㆍ예비내각)이라 불리는 이유다.

이날 선임된 인수위원의 면면을 보면 윤 당선인의 참모 그룹으로 꼽힌 전문가와 정치인, 또 캠프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학자와 전직 관료들이 망라돼있다.

경제1 분과는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현 농협 총장)이 간사를 맡고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가 인수위원으로 참여한다.

최 전 차관은 서울대 법과대학을 수석졸업한 후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한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30여년간 기획재정부에서 거시ㆍ금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기재부 1차관을 역임했다. 윤 당선인과는 법대 선후배로, 대학 시절부터 막역한 관계였다고 한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윤 당선인의 ‘경제 책사’로 활약한 김 교수는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경험한 거시경제ㆍ국제금융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한 학자 중 한 명으로, 대선 캠프에서 경제정책본부장을 맡아 공약의 골격을 짜왔다.

한국선물학회 이사와 한국연금학회장으로 활동 중인 신 교수는 재무관리와 국제 금융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로 과거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선거를 도운 경험이 있다고 한다. 향후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등 새 정부의 금융 경제 정책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주만 해도 전혀 (임명될 것이라고) 생각 못하고 강의를 펼쳐놨다가 갑자기 일을 맡게 됐다”면서 “경제분과나 기획조정분과 위원들과 상의해 윤 당선인의 금융 정책 전반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외교ㆍ안보 분과는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차관이 간사를 맡고 김태효 전 청와대 전략기획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합동 참모 차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윤 당선인과 50년 지기인 김 전 차관은 30여년간 외교 분야에서 활동한 국제정치 전문가다. 당선인의 정치 입문 초기부터 외교ㆍ안보 정책 공약을 조언하며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의 좌장 역할을 해왔다. 당선 직후인 지난 10일, 첫 일정으로 윤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성사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12일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윤 당선인 현안 보고 때도 배석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ㆍ안보 과외교사’로 불렸던 인물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대외전략비서관에 임명됐고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처리’ 논란으로 물러나기까지 4년 넘게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북한이 2011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남측의 제의로 했다고 폭로하면서 접촉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윤 당선인의 후보 캠프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당선인 지근 거리에서 관련 조언을 보탰다고 한다.

이 전 합참 차장은 국방 전략과 한·미 동맹에 정통한 국방 관료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호처장으로 유력한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과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정무사법행정 분과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간사를 맡고 같은 당 유상범 의원과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언론인 출신으로 전북 남원ㆍ임실ㆍ순창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과거 국민의당 출신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한동안 무소속 신분이던 이 의원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선대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검사 출신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검사 생활을 함께했다. 사석에서는 윤 당선인을 ‘형’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박 교수는 한국행정학회 65년 역사상 첫 여성 회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띈 인물이다. 현재 유엔 공공행정전문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 우주인 최종후보 2인에 선발됐던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에, 코로나 전문가인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에 각각 내정된 사실도 확인됐다. 두 사람은 안철수 위원장이 직접 선택한 인물이라고 한다.

이 밖에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에는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임명됐다. 법조인 출신인 박 전 의장은 호남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번 대선에서는 동서화합ㆍ미래 위원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도왔다.

인수위 구성은 이번 주 중 완료될 전망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늦어도 다음 주 초반에 현판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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