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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박주민·최재성, 경기 안민석·조정식…지선 가속페달 밟은 윤호중

중앙일보

입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강원 동해시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산불피해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을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강원 동해시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산불피해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을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강원도 산불 피해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역 행보에 나섰다. 민생 현장을 방문해 대선 패배의 충격을 수습하고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 준비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선거 체제 전환에 앞서 대선 패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호중 위원장 등 민주당 비대위원들은 이날 오전 강원 강릉 옥계면의 피해 현장을 찾았다. 윤 위원장은 “중앙정부에 의견을 전달해 피해 상황만 지원할 게 아니라 예방시설을 갖추는 데도 지원이 이뤄지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강원 동해 소재 이재민 임시수용시설인 국가철도공단망상수련원도 방문해 피해자를 위로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16일엔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문재인 정부 일자리정책의 상징인 ‘광주형 일자리’ 현장을 방문한다.

‘윤호중 호’ 강원·광주 방문…민주, 지방선거 체제 전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화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진 위원, 윤호중 비대위원장, 이소영, 조응천 위원, 박성준 비서실장. 국회사진공동취재단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화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진 위원, 윤호중 비대위원장, 이소영, 조응천 위원, 박성준 비서실장. 국회사진공동취재단

전날 첫 회의를 연 민주당 비대위의 화두는 6·1 지방선거였다. 비대위원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성폭력, 성비위, 권력형 성범죄 무관용 원칙 도입”(박지현 공동위원장), “청년 대거 공천”(권지웅), “새로운 정치인 발굴”(김태진) 등 저마다 지방선거 구상을 공개했다. 비공개회의에선 지방선거 공천 기준을 정하는 지방선거기획단도 조만간 발족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지방선거 논의가 개시되자 당내에선 본격적인 물밑 경쟁도 시작됐다. 특히 지방선거 출마를 고민 중인 인사들이 당헌당규 상의 당직 사퇴 기한(3월 12일)에 맞춰 일제히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전날 민주당 비대위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에선 박주민 의원과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당직에서 물러났고 경기에선 조정식·안민석 의원이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전북에서는 김윤덕·안호영 의원이 지역위원장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송하진 현 전북지사와의 경쟁에 돌입했고, 충북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제주에선 이낙연 전 대표의 수석대변인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선 캠프 비서실장을 지낸 오영훈 의원이 당직을 그만두고 지사직 도전에 나섰다.

다만 서울시장 출마설이 돌던 우상호·박용진 의원,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불리던 김태년·이원욱 의원, 강원지사 물망에 올랐던 이광재 의원은 명단에 없었다. 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패배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져야할지 막막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려 마음 먹은지 오래되었고, 준비도 해왔지만 그 꿈부터 포기해야 했다”고 밝혔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대선 패배가 확정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 전 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뉴스1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대선 패배가 확정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 전 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뉴스1

‘속도전 전문가’ 윤호중의 속도전? “너무 빠르다” 우려도

단순 보고 사안이었던 ‘17개 시·도 당직 사퇴 현황’ 자료가 서면 브리핑 형태로 곧장 발표되자, 당내에선 “역시 일 처리 빠른 ‘속도전 전문가’ 윤호중 위원장답다”(민주당 당직자)는 평가가 나왔다. 비대위 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선거 준비’라는 비대위 핵심 과제를 향해 발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당직을 사퇴한 한 의원의 보좌진은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확정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명단이 공개돼 당황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패배에 대한 진지한 평가나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지방선거 레이스가 시작되면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평가로 퉁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상태에서 의회권력·지방권력을 다 쥐고도 무너진 것”이라며 “냉정한 반성과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민주당과 단일화를 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역시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 “‘윤호중 체제’는 눈앞에 닥친 지방선거 때문에 내용을 잘 아는 내부 사람으로 했다는 측면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저 ‘졌지만 잘 싸웠다’ 식으로 해서는 다시 또 실패의 길로 접어드는 첩경이다. (필요한 건) 선거 결과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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