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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푸틴 상대하고 젤렌스키 따라 했더니 지지율 '쑥'

중앙일보

입력

에마뉘엘 마크롱(45)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자주 소통하며 중재자로 나섰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처럼 초췌한 전시 체제 스타일로 꾸미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14일 프랑스채널 TF1 선거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14일 프랑스채널 TF1 선거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지지율 30%, 르펜 멀찍이 따돌려

15일(현지시간) FT는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30.4%로 1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에 무난하게 진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2위는 극우정당 마린 르펜(53) 국민연합(RN) 대표로 지지율은 16.8%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대표는 지난해 9월만 해도 지지율이 20% 초반대로 비슷했다. 그러나 르펜 대표 지지율이 지난해 말부터 떨어지면서 10% 후반대가 됐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말 갑자기 상승해 30%를 뚫었다. 로이터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한 이후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다음 달 10일 열린다. 여기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다음 달 24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지지율 상승 이유, 우크라 사태 중재자 역할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서방 지도자 중 푸틴 대통령을 가장 많이 상대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에 12번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24일 개전 이후에는 6번 대화했으며, 특히 지난 6일엔 푸틴 대통령과 무려 105분간이나 통화했다. 지난 10일과 12일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3국 정상이 통화했다.

지난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AFP=연합뉴스

지난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AFP=연합뉴스

그러나 실효는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폴리티코는 "수많은 전화 통화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폭격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대화 전략이 잘못됐다는 의문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 프랑스 채널 TF1 프로그램에서 "푸틴 대통령과 계속 인도주의적 통로, 원자력 발전소 보호 등에 대해 대화할 것"이라며 "대화하지 않으면 유럽은 안전하고 평화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포클랜드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1982년 영국 내 실업자가 300만명까지 늘면서 마거릿 대처 당시 영국 총리 지지율이 뚝 떨어졌는데, 영국이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극적으로 반등해 재선에 성공하면서 생긴 말이다.

'젤렌스키룩'처럼 후드티 입고 수염 기른 모습

프랑스 방송 BMFTV 라파엘 그래블리 기자가 14일 트위터에 올린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후드티 입은 사진. 라파엘 그래블리 트위터

프랑스 방송 BMFTV 라파엘 그래블리 기자가 14일 트위터에 올린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후드티 입은 사진. 라파엘 그래블리 트위터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외모에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 등이다.

프랑스 방송 BMFTV의 라파엘 그래블리 기자는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후드티를 입고 수염이 난 마크롱 대통령 사진과 함께 "젤렌스키 효과"라고 했다. 또 영국 더타임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공군 특수부대 'CPA10'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를 입고 있는 모습은 다른 전시 지도자와 묘하게 닮았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개전 이후 SNS를 통한 연설에서 '국방색(카키)' 티셔츠와 집업 셔츠 등을 주로 입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같은 지지율 향상은 어떤 정치인이라도 원하는 것인데, 마크롱 대통령은 4월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쳤던 백신 미접종자와 대립에서도 한발 물러났다. 프랑스는 14일부터 의료시설·요양원을 제외한 식당과 문화·여가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갈 때 필요한 코로나19 백신 패스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대중교통을 제외한 실내 공공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일각에선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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