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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팡테리블'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20년 "음악을 줄곧 사랑하는 나를 칭찬한다"

중앙일보

입력

슈베르트 음반을 새로 낸 피안이스트 임동혁. [사진 크레디아]

슈베르트 음반을 새로 낸 피안이스트 임동혁. [사진 크레디아]

“이전에도 훌륭한 피아니스트는 많았지만, 임동혁씨는 대중적 팬클럽을 만든 최초의 피아니스트로 꼽힙니다.” 15일 기자간담회의 사회자인 이상민 클래식 음악 큐레이터가 이렇게 말했다. 1984년생인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10대 시절부터 각종 국제 콩쿠르에 입상했고, 2005년엔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도 3위에 올랐다. 그의 말대로 클래식 팬덤을 만들어내다시피 하며 인기를 끌었다.

17세에 첫 앨범 냈던 피아니스트 임동혁 20주년 맞아 #"가장 잘 맞는 작곡가" 슈베르트 마지막 소나타 녹음ㆍ연주

그가 음반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첫 앨범은 만 17세이던 2002년 쇼팽ㆍ슈베르트ㆍ라벨로 냈다.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추천이었다. 20주년을 맞아 이달엔 슈베르트가 생의 마지막 해에 완성한 소나타 두 곡을 발매했고 전국 투어 독주회를 시작한다.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정신없이 달려왔다. 음악을 아직 사랑하고, 배우려는 열망이 넘친다는 점을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자의 말도 맞지만, 임동혁은 사실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에 가까웠다.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는 3위 입상에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했고, 직설적 발언과 태도로 구설에 올랐다. 또한 20년 동안사건·사고가 유독 많았던 피아니스트였다. 쇼팽 콩쿠르에서는 조율 기구가 피아노 안에 남아있던 사고로 연주를 중단했고, 부조니 콩쿠르에서는 예선 1위로 올랐던 그가 결선 진출에 실패하자 관객과 언론의 항의가 빗발쳤다.

임동혁의 2002년 데뷔 음반.

임동혁의 2002년 데뷔 음반.

20주년을 맞은 그는 “20대까지는 성과주의처럼 구체적 목표가 있었지만, 이제는여러 가지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음악, 또 음악가에 대한 그의 생각은 변화를 겪었다. “다소 추상적인 첫째 목표는 더 나은 뮤지션이 되는 일이다. 예전과는 달리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뇌를 포함해 신체가 퇴화하면서 의식하고 관리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엄청난 공부를 해서 칠 수 있는 작품을 늘리는 것이다.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

솔직하다 못해놀랄 만큼 직설적인 화법은 여전하다. “그동안 가장 아쉬웠던 점은 술ㆍ담배를 시작해 절대 끊지 못하게 된 점”이라거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벨기에 여왕이 주는 상을 거부하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식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하지만 그런 말들의 틈에서 고민하며 앞을 내다보는 음악가의 모습이 드러났다. “20대 때보다 연습을 더 꾸준히 한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성가신 일을  찾아내서 일부러 한다.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3번도 연주해보지 않은 곡이었는데 한 달 만에 익혀서 무대에 올랐다. 안주하지 않는 일이 이제 가장 중요하다.”

15일 기자간담회를 연 피아니스트 임동혁. [사진 크레디아]

15일 기자간담회를 연 피아니스트 임동혁. [사진 크레디아]

임동혁은 20주년을 기념하는 6번째 음반으로 슈베르트를 녹음하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소개했다. “베토벤 등 다른 고전주의 시대 작곡가와 달리 슈베르트는 고전적으로 연주하는 데에 불편함을 못 느낀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특유의 무심한 말투로 “이번 슈베르트 앨범이 최고의 연주와 녹음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30대 후반 임동혁의 해석을 포착해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자부한다. 많은 분이 듣고 질타와 비판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그 의견으로 내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동혁의 슈베르트 연주는 이달 18일 안산에서 시작해 5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6월 1일 아트센터 인천에서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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