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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익히면 소화 잘되는 무…1900년대 인기 요리책서 찾은 왁적이

중앙일보

입력

전통음식에는 우리 조상들이 쌓아 온 경험과 지혜가 담겨 있다. 이러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문헌이 『식료찬요』『수운잡방』『증보산림경제』『규합총서』등 고조리서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이 조상들의 조리법을 재현한 고조리서 8권을 책으로 엮은 것도 이때문이다.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음식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유튜브에 고조리에 나온 음식을 소개하는 채널 ‘윤숙자의 손맛’도 운영한다. 이 중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전통 음식과 이를 활용한 요리를 엄선해 쿠킹에 소개한다.

윤숙자의 고조리서에서 찾은 우리 맛 ② 왁적이와 무전

왁적이와 무전은 '무'를 이용하여 누구나 쉽고 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한국전통요리이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왁적이와 무전은 '무'를 이용하여 누구나 쉽고 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한국전통요리이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우리나라에서 요리책이 가장 잘 팔렸던 시기를 아시나요? 개화기인 1900년대랍니다. 이화여자전문학교 가사과 방신영 교수가 쓴 『조선요리제법』은 무려 45년간 34판을 찍어냈을 정도였죠. 우리 음식 조리법을 모아 소개했는데, 그중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요리는 ‘왁적이’예요. 이름이 낯설 뿐 누구나 만들기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한국전통 요리입니다. 이와 함께 먹으면 좋을 무전도 함께 소개할게요.

두 요리의 재료는 무예요. 둥글고 단단한 조선무는 단무지를 만드는 왜무와 비교해서 ‘조선’이란 이름을 달아서 부릅니다. 주로 깍두기와 김치를 담가 먹어요. 무는 아삭아삭하고 달달한 맛을 갖고 있는데, 영양도 풍부해요. 감기에도 탁월하고, 익혀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몸 안의 노폐물을 밖으로 빼주는 좋은 식재료예요.

왁적이는 양념간장의 풍미가 매력적인 무 요리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왁적이는 양념간장의 풍미가 매력적인 무 요리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우리 조상들은 무로 여러 요리를 했는데, 왁적이도 그중 하나에요. 충청도에서는 ‘왁저지’라고도 합니다. 뜨거운 밥에 왁적이를 국물과 함께 쓱쓱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답니다. 왁적이에 사용할 소고기는 우둔육처럼 기름기 없는 살코기를 준비해 깍둑 썰어주세요. 너무 크지 않게 얇게 써는 게 좋습니다. 양념간장을 먼저 끓인 다음 재료를 넣는데, 팔팔 끓이다 무를 넣어야 맛도 좋고 간장의 풍미가 더 돌기 때문이에요. 끝에 5분 정도는 약불에 놓고 양념을 끼얹으면서 끓여야 간이 고르게 배고 무에 윤기가 반질반질 돌아요.

아삭한 첫맛과 고소한 중간맛, 달달한 끝맛을 가진 무전은 두 가지 방법으로 지져낼 수 있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아삭한 첫맛과 고소한 중간맛, 달달한 끝맛을 가진 무전은 두 가지 방법으로 지져낼 수 있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아삭한 첫맛과 고소한 중간맛, 달달한 끝 맛을 가진 무전은, 배추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죠. 무전은 두 가지로 지져낼 수 있어요. 통무를 포 뜨듯 얇게 썰어 만드는 방식과 채를 쳐서 부쳐내는 방식이 있어요. 이때 꼭 찬물을 넣어 반죽물을 만드세요. 전이나 튀김을 바삭하게 튀기는 비법이죠. 또 방금 지져낸 뜨거운 무전은 접시에 놓으면 밀가루 겉옷이 벗겨질 수 있으니 반드시 채반에 놓아서 빨리 식히세요. 먹을 때는 초간장을 살짝 곁들이면 개운하게 입맛을 잡아줍니다.



Today’s Recipe 윤숙자의 왁적이와 무전

무전을 먹을 때 초간장을 살짝 곁들이면 개운하게 입맛을 잡아준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무전을 먹을 때 초간장을 살짝 곁들이면 개운하게 입맛을 잡아준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왁적이를 만들 때는 양념간장을 먼저 팔팔 끓이다가 무를 넣어주세요. 간장 특유의 쿰쿰한 냄새는 날아가고 좋은 풍미는 더 살아납니다. 불을 줄이고 나서 5분 정도는 양념을 무에 끼얹으면서 끓이면 간이 고르게 배어 맛이 좋고, 무에 윤기가 돌아 보기에도 좋아집니다.”

[왁적이]
재료 준비
무 280g, 소고기 100g, 청고추‧홍고추 각 1개씩, 대파‧실파 1대씩, 물 1컵, 간장 2큰술, 깨소금 1작은술

왁적이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왁적이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만드는 법
1. 무를 씻어 가로와 세로는 1.5cm씩, 두께는 1cm 크기로 썬다.
2. 소고기는 핏물을 빼고 가로와 세로는 1.5cm, 두께는 0.3cm 크기로 썬다.
3. 청고추와 홍고추는 씨를 제거한 후 0.7cm 크기로 굵게 다지고, 실파는 0.5cm 굵기로 송송 썬다.
4. 냄비에 간장 양념을 넣고 팔팔 끓으면, 무와 고기를 넣고 10분 정도 끓이다가 약불로 낮춰 5분 동안 더 끓인다.
5. 청‧홍고추와 파를 넣고 불을 끈 뒤 깨소금을 뿌려준다.

[무전]
재료 준비
무 200g, 밀가루 1컵, 소금 1/2작은술, 식용유 4큰술, 청고추‧홍고추 1/2개씩, 초간장(간장‧물‧식초 1작은술씩)

무전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무전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만드는 법
① 길이로 얇게 포 떠서 지질 때  
1. 깨끗이 씻은 무를 길이로 얇게 포 뜨듯이 자른다.
2. 밀가루에 물과 소금을 넣고 반죽한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무에 밀가루 반죽을 얇게 묻힌 뒤 지져낸다.

② 무를 채 썰어 반죽에 넣어 지질 때
1. 깨끗이 씻은 무를 길이 3cm 정도 채를 썬다.
2. 청‧홍고추를 길이 2cm, 두께 0.5cm 정도로 채 썬다.
3. 밀가루 반죽에 채 썬 무채를 넣고 잘 섞어준다.
4.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무채를 넣은 반죽을 동그랗게 지져낸다.
5. 지져낸 무전에 채 썬 청‧홍고추를 고명으로 얹는다.

윤숙자 소장, 정리=강미숙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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