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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은 25살…이탈리아가 '여성의 날'을 기념한 특별한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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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파일라 주한이탈리아 대사.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 환히 웃고 있다. 김성룡 기자/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이탈리아 대사.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 환히 웃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파스타ㆍ와인과 패션 명품 브랜드만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지난 7일 하루 동안 주한 이탈리아 대사 체험을 했던 김채원(25) 부산외국어대 4학년 학생에게 유럽의 이 나라는 과거의 문화유산을 자양분 삼아, 현재의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며, 미래의 지구를 위해 기후변화 및 우주항공 기술에 힘쓰는 국가다. 그는 페데리코 파일라(61) 주한 이탈리아 대사의 아이디어로 올해부터 진행된 일일 체험 행사의 첫 주인공이 됐다. 파일라 대사는 14일 중앙일보에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기념하면서, 양성 평등을 강조하는 유엔 2030 어젠다를 강조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라며 “한국의 여성 대학생들이 보여준 뜨거운 관심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일일 주한 이탈리아 대사 체험 중인 김채원(오른쪽) 학생과 파일라 대사.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제공]

일일 주한 이탈리아 대사 체험 중인 김채원(오른쪽) 학생과 파일라 대사.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제공]

채원 학생은 7일 오전 일찍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주한 이탈리아 상공회의소 임원 회의 참석을 필두로, 외교부 정의혜 아세안(ASEAN) 국장에 이어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프랭크 리즈버만 사무총장을 만났으며 화상으로는 엘레나 보네티 이탈리아 가족 및 양성평등부 장관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채원 학생은 “보네티 장관이 ‘채원 씨는 본인의 기대치보다 더 많은 일,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여성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꾸준히 노력하라’고 격려해준 순간이 기억에 특히 남는다”며 “외교부 방문에서도 각국을 대표해 국익을 위해 현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엘레나 보네티 이탈리아 가족 및 양성평등부 장관(초록색 마스크 착용)과 김채원 학생, 파일라 대사가 화상으로 환담 중이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제공]

엘레나 보네티 이탈리아 가족 및 양성평등부 장관(초록색 마스크 착용)과 김채원 학생, 파일라 대사가 화상으로 환담 중이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제공]

파일라 대사는 “(주한 대사로 2019년) 부임한 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 여성의 당당함과 경쟁력,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양성 평등을 위해서도 한국과 이탈리아가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에서 조사하는 성평등지수에서 지난 7년간 10단계 상승하는 성과를 냈다.

물론 양성 평등 이외 분야에서도 양국간 교류 여지는 크다. 파일라 대사는 “인적 교류는 모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근간”이라며 “뛰어난 언어능력과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력이 큰 양국 학생들에게 이런 공공외교의 행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특히 과학ㆍ기술 및 우주항공 등 이탈리아에 대해 덜 알려진 면모를 알리기 위해 ‘beIT’라는 국가 브랜딩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며 “서울이 뉴욕ㆍ런던ㆍ도쿄 등과 함께 7대 중점 홍보도시로 선정됐는데, 이점은 이탈리아가 한국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탈리아 대사관저 내부. 각 방마다 화려한 각자의 색상으로 디자인적 감각을 뽐낸다. 김성룡 기자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저 내부. 김성룡 기자
한국의 전통미 역시 두루 갖춘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저 내부.김성룡 기자

5월 출범하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도 컸다. 파일라 대사는 양국 관계가 정식 수교인 1984년 이전인 6ㆍ25 때도 끈끈했음을 강조했다. 6ㆍ25 당시 이탈리아는 의무부대를 파견해 현재 서울 영등포구 우신초등학교 자리에 68야전병원을 운영하며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 부상자들의 목숨을 살렸다. 파일라 대사는 “한국과 이탈리아는 교역도 활발하지만 민주주의의 공통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라며 “신임 대통령 취임 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기조가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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