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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인수위 점령군 아니다”…총리설엔 “맡은 일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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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점령군이 아닙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14일 인수위의 운영 원칙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인수위의 원칙은 첫째가 겸손이고, 둘째는 소통, 셋째는 책임”이라며 “불과 50일 정도의 기간에 새 정부의 국정 청사진의 밑그림을 그려내야 하므로 밤을 새우겠다는 각오와 열정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인선을 발표하면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지명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인선을 발표하면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지명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위원장은 그러면서 새 정부의 다섯 가지 시대적 과제를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첫째가 공정과 법치, 민주주의의 복원”이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입시와 취업 불공정을 반드시 바로잡고, 언론 장악 음모를 물리쳐 민주주의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선도해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안 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만든 중화학·철강·조선산업으로 20년간 먹고 살고, 김대중 대통령이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고 벤처 붐을 일으켜 20년을 먹고 살았다”며 전직 대통령 두 명을 모범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역 균형 발전과 탄소 중립 등 국가의 지속가능성, 국민통합을 시대적 과제로 꼽았다.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이나, 여가부 폐지 공약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생각이 다른 부분을 어떻게 좁혀나갈 것이냐는 물음에는 문재인 정부 사례를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정부 출범을) 하다보니 공약을 거의 다 국가 주요 정책으로 가져왔고, 여러 부작용이 있었다”며 “문 정부의 여러 실수가 거기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대 정부에서 공약이 국정과제로 이어진 게 약 50% 정도였다”며 “여러 공약 중 가능한 해법들을 찾아보고 몇 가지 선택지를 준비해 당선인의 의사에 따라 (추진)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우선순위를 따져 당선인에게 보고하겠다는 취지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14일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왼쪽부터)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14일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왼쪽부터)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의 선임 분과 격인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인선도 발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추 의원은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경제통이고, 이 의원은 단일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안 위원장의 측근이다. “저서『숫자로 경영하라』시리즈로 알려진 회계 전문가 최 교수를 두고는 정치권에서 ‘깜짝 발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안 위원장은 “의미 없는 숫자에서 무궁무진한 정보를 읽어내는 최 교수가 국가 재정을 들여다보고 윤석열 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묘수를 찾을 것을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국무총리 하마평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밖에는 머릿 속에 들어있지 않다”며 “한눈팔지 않고 국정 전반의 밑그림을 그릴 단계”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에 대해서는 “사무총장끼리 만나서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대선 이후 안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은 처음이다. 안 대표는 대선 뒤 공식 발언 등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지난 10일 개표 상황실에서 윤 당선인과 손을 맞잡고 11일 도시락 회동을 했지만, 말을 아꼈다. 전날 윤 당선인이 인수위원장 등 인선을 발표할 때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으로서 본인의 구상을 자세히 밝히기 위해 당선인과 동석하는 대신 따로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그만큼 인수위 운영에 대한 의욕이 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당선인 주재 인수위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당선인 주재 인수위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위원장은 앞으로 당선인 직속 청와대개혁TF를 제외한 7개 분과와 기획위원회 및 위원장 직속 1개 위원회, 2개 특별위원회를 총괄한다. 특히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위원장도 겸한다. 안 위원장은 “방역 등 의료 파트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 파트로 나눠서 기획재정부 공무원도 (특위에) 차출하는 등 전문가와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가동에 대해서는 “인수위 인선은 주말까지 마치는 게 목표”라며 “몇 분의 인선이 늦어질 수 있지만 빠지면 빠지는 대로 일을 시작할 만큼 하루가 급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수위의 규모는 총 200명 규모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위 측에 따르면 현재 각계의 인수위원 후보군에 대한 검증이 상당수 진행됐다고 한다. 윤 당선인 측은 “15일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분과의 인수위원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안보 분과에선 윤 당선인의 브레인 역할을 한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차관과 박진·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안 위원장의 외교 분야 멘토였던 주재우 경희대 교수가 거론된다. 정무·사법·행정 분과에서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인 홍성필 전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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